‘반도체 겨울’ 길어지나…퀄컴-TSMC-AMD 줄줄이 어두운 실적 전망

뉴욕=김현수 특파원 2023. 8. 3. 17:39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퀄컴의 실적은) 스마트폰 수요와 중국 경제 회복에 크게 좌우될 겁니다."

2일(현지 시간) 아카시 팔키왈라 퀄컴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시장 예상보다 어두운 하반기 실적 전망을 내놓으며 이같이 발언하자 퀄컴 주가의 하락폭이 커지기 시작했다.

세계 최대 반도체 소비국으로 꼽히는 중국 경제 회복이 예상보다 느리다.

리사 수 AMD CEO는 "중국은 우리에게 매우 중요한 시장"이라며 AI 반도체 수출 규제 규정을 준수하면서도 "중국 고객 유치에 힘 쓰겠다"고 말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퀄컴의 실적은) 스마트폰 수요와 중국 경제 회복에 크게 좌우될 겁니다.”

2일(현지 시간) 아카시 팔키왈라 퀄컴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시장 예상보다 어두운 하반기 실적 전망을 내놓으며 이같이 발언하자 퀄컴 주가의 하락폭이 커지기 시작했다.

반도체 기업 퀄컴은 스마트폰 통신 칩 시장의 강자다. 그런 퀄컴의 어두운 전망은 곧 스마트폰 수요 저하가 예상보다 장기화될 수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퀄컴의 2분기(4~6월·자체 회계연도 3분기) 실적 발표 후 주가는 시간외 거래에서 6.94% 폭락했다.

이날 그래픽처리장치(GPU) 기업 AMD(-7.02%)와 엔비디아(4.81%) 등 글로벌 반도체 기업 주가도 줄줄이 하락했다. 글로벌 3대 신용평가사 피치의 미국 신용등급 강등 여파로 나스닥 지수가 2.2% 하락하는 등 전반적 약세를 감안하더라도 눈에 띄는 낙폭이다.

하반기가 시작됐지만 여전히 정보기술(IT) 기기에 대한 수요 회복이 더딘 데다 인공지능(AI) 효과가 과장됐을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실제 반도체 침체가 장기화된다면 ‘반도체의 봄’에 회복 기대를 걸어 온 한국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

● 반도체 겨울 길어지나

시장 회복에 대한 기대가 흔들리기 시작한 시점은 지난달 말 TSMC 2분기 실적발표 이후다. TSMC는 세계 최대 파운드리(위탁생산) 기업으로 종합적인 반도체 경기를 대표하기 때문이다. TSMC는 분기 순이익이 1818억 대만 달러(7조4000억 원)로 전년 동기 대비 23% 급감했다. TSMC 분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하락한 것은 2019년 이후 4년 만에 처음이다. 매출도 10% 하락했다.

2분기 실적 하락은 예견돼 왔기에 시장은 전망에 관심을 쏟았다. TSMC는 스마트폰, PC, 서버 등 거의 모든 기기 수요가 예상보다 악화됐다며 올해 매출이 기존 한 자릿수 감소에서 10%로 감소폭을 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2분기 순이익이 반토막 난 퀄컴은 3분기 매출 전망치 중간값이 85억 달러로, 시장 예상치 87억 달러에 크게 못 미쳤다. 퀄컴은 “(스마트폰) 회복 시기를 예측하기 어렵다”며 인력 감축을 비롯한 비용 절감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반도체 회복의 희망으로 꼽히는 AI는 시장 자체가 아직 작다. 퀄컴도 “(회사 매출에서) AI 비중은 약 6%밖에 안 된다”며 IT 기기 수요 하락을 상쇄할 만큼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GPU 기업 AMD는 AI 수요에 대한 기대를 반영해 낙관적 전망치를 내놨지만 미 투자사 번스타인은 “AMD 실적이 실질적으로 개선되지 않는 한 전망치가 너무 높다”고 밝혔다.

● ‘中 리스크’ 현실화

반도체 시장의 중국 리스크가 커지는 점도 침체 장기화 우려를 키우고 있다. 세계 최대 반도체 소비국으로 꼽히는 중국 경제 회복이 예상보다 느리다. 중국은 전체 반도체 시장의 약 30%가량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분기 중국 스마트폰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약 5% 줄었다.

미중 갈등으로 미국의 반도체 수출 규제가 확산되며 중국 판로 자체도 좁아지고 있다. 퀄컴은 “(미국이 제재 중인 중국 IT 기업) 화웨이에 4G(4세대) 칩은 수출 할 수 있지만 더 이상 5G 칩은 판매할 수 없다”고 밝혔다. 리사 수 AMD CEO는 “중국은 우리에게 매우 중요한 시장”이라며 AI 반도체 수출 규제 규정을 준수하면서도 “중국 고객 유치에 힘 쓰겠다”고 말했다.

중국 경제 회복 지연과 반도체 경기 침체의 악순환은 한국 경제에 대한 우려를 키운다. 지난달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4%로 5연속 내리며 반도체 경기 침체와 중국 회복 약세를 하향 조정 원인으로 꼽았다. 다니엘 레이 IMF 연구본부 세계전망 담당 수석은 동아일보에 “하반기 반도체 경기가 회복하면 2024년 2.4%로 반등할 수있다“고 밝힌 바 있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Copyright © 동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