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칼텍스배 프로기전] 닮고 싶은 바둑
2023. 8. 3. 17:39
본선 8강 ○ 백홍석 9단 ● 박진솔 9단 초점6(62~74)
열다섯 살 초단 백홍석은 바둑을 잘 두고 싶었다. 어떤 센 사람과 겨뤄도 지는 걸 싫어했다. 지면 밥맛이 사라졌고 왜 졌는지 알아내려고 악착같이 파고들었다. 강자를 이기면 '누구와 두든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이 차오른다. 닮고 싶은 바둑이 있었다. 조훈현은 15년 가까이 한국 바둑 1인자를 누렸다. 이창호에게 가장 높은 자리를 내준 뒤에는 세계 무대에서 호랑이 소리를 들었다. 9회 세계대회 우승은 역대 3위 기록. 부드러운 바람이라 할 정도로 행마가 빨랐다. 이창호는 언제나 판세를 차가운 눈으로 봤다. 뒤졌으면 조용히 쫓아가고 앞서 있을 땐 혹시 모를 위험에 대비했다. 한 수 둘 때마다 형세가 어떻게 바뀌는지 숫자로 아는 힘을 지녔다. 조훈현 행마와 이창호 끝내기를 더한다면 언제나 이길 것 같았다. 백홍석이 그런 바둑을 좇았다. 조훈현과는 아홉 판 겨뤄 4승을 했고 이창호와는 세계대회 4강에서도 겨루었다.
백62에 젖혔다. 이때를 놓치면 거꾸로 흑에 64 자리를 빼앗긴다. 흑67을 둘러싸고 머리싸움을 했다. 흑은 <그림1> 백1, 3을 기다렸다. 흑4로 두어도 왼쪽 돌이 잡힐 일이 없어 좋다. 백이 68로 물러났다. 흑은 69에 두어 살아야 했다. <그림2>처럼 백이 공격할 때 흑이 꼭 산다는 법이 없다.
[김영환 9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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