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접목한 사격·양궁…스포츠과학이 메달 색깔 바꾼다
체육공단 스포츠정책과학원
AI로 자세·총구 움직임 분석
일관성 있게 사격할지 예측해
초저온 사우나·공기압 슈트 등
첨단 회복처치장비로 고통완화
뇌혈류량·호흡 분석 심리상담
항저우 아시안게임 개막(9월 23일)이 50일 앞으로 다가왔다. 코로나19 대유행 여파로 1년 연기돼 열리는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국가대표 선수들은 어느 때보다 굵은 땀방울을 흘리고 있다. 그러나 과거 투지와 정신력에만 의존하며 준비하던 시절은 지났다. 최신식 정보기술(IT), 인공지능(AI) 등이 접목된 스포츠 과학이 국가대표의 아시안게임 준비를 적극 돕고 있다.
국민체육진흥공단 산하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KISS)이 운영 중인 국가대표 스포츠과학지원센터는 선수들의 훈련을 돕는 첨병 역할을 하고 있다. 국가대표 선수들이 훈련 중인 충북 진천 국가대표선수촌 곳곳에서 다양한 첨단기술을 활용해 아시안게임 준비에 든든한 배후 지원을 하고 있다. 3차원(3D) 시스템,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실시간 영상 및 데이터 분석 기법 등 기술은 이미 국가대표 훈련의 한 축으로 자리 잡았다.
최근에는 AI 기술을 접목한 훈련을 시도 중이다. 사격에서는 사대에 선 선수의 자세와 총구 움직임을 AI가 분석한다. AI가 얼마나 일관성 있게 사격할 수 있는지 예측하고 불필요한 동작은 없는지 데이터를 통해 알려준다. 사격에서 지난해 7월부터 시행해 어느 정도 효과를 본 AI 분석은 올해 양궁대표팀 훈련에도 적용하고 있다.
다이내믹한 동작이 필수인 브레이킹도 AI 분석이 접목된 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선수가 동작을 수행하면 점과 선으로 구성된 인체 모형인 'AI 스틱 피규어'가 실시간으로 분석한다. 육안으로 파악할 수 없는 복잡한 동작까지 체크해 선수가 보완할 점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알 수 있다.
역도는 패턴인식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 바벨의 궤적을 추적하는 알고리즘 기술로 동작의 성공·실패 여부를 예측하고, 실패를 줄이는 방법을 찾는다.
경기력 분석도 더 첨단화됐다. 측정 장비를 착용해야만 분석이 가능했던 과거와 달리 최근엔 장비 착용 없이 비디오 영상 하나로 다양한 분석과 피드백이 가능해졌다. 박상헌 KISS 연구위원은 "기존에는 녹화한 영상을 받아서 후처리 과정을 거쳐 분석해 시간이 오래 걸렸다. 그러나 이제는 AI, 머신러닝 기반 기술이 발전해 영상 속 특정 위치를 추적하면 위치, 거리, 속도, 각도 등을 실시간으로 측정·분석할 수 있게 됐다. 정밀도와 속도 모두 향상돼 선수들의 만족도가 높다"고 말했다.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을 위해서는 평소 부상 예방, 회복 처치가 필수다. 컨디션 회복을 돕기 위해 국가대표선수촌 내 집중회복지원실에는 초저온 사우나(크라이오테라피), 고산소 체임버, 공기압 슈트 같은 첨단 회복 처치 장비가 마련됐다. 미국프로농구(NBA) 스타 르브론 제임스, 수영 황제 마이클 펠프스 등 세계적인 스포츠 스타들이 컨디션 회복을 위해 쓰는 장비들이다. 크라이오테라피는 영하 100~200도의 냉각 공기로 근육통 완화 등 효과를 준다. 고산소 체임버는 고농도 산소를 공급해 신체 회복에 도움을 준다.
크라이오테라피의 가격은 대당 4000만~5000만원, 고산소 체임버는 대당 1500만~3000만원이다. 그래도 KISS는 국가대표들의 회복을 위해 아낌없이 투자했다. 2020년 도쿄올림픽을 준비하기 위해 크라이오테라피 1대, 고산소 체임버 2대를 운영하던 집중회복지원실은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크라이오테라피와 고산소 체임버를 각각 4대로 늘렸다. 또 상·하체 부위별 회복을 도울 공기압 슈트 5세트도 추가 구비했다. 집중회복지원실은 국가대표 선수들에게 인기가 높은 '명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메달 경쟁을 위해서는 멘탈 관리도 중요하다. 심리 지원 역시 스포츠 과학이 함께한다. 안구 움직임, 뇌 혈류량, 호흡 등 첨단장비를 통해 측정된 데이터로 불안이나 긴장을 느끼는 특정 상황을 파악하고 세심한 심리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KISS의 국가대표 스포츠과학지원센터는 양궁, 사격, 펜싱 등 한국 스포츠 주력 종목은 물론 e-스포츠, 브레이킹 등 신규 정식 종목 선수들까지도 지원한다. 종목별 담당 연구위원은 물론 체력·심리·기술·영상·데이터 등 전문 분야별로 분석연구원을 구성해 국가대표를 돕고 있다.
박상헌 연구위원은 "실제 경기 성적은 90% 이상 선수와 지도자가 노력으로 이뤄낸 결과물이며, 스포츠 과학 지원은 그들의 노고를 뒷받침할 뿐이다. 하지만 정상급 실력을 겨루는 국가대표에게 10%의 가능성은 메달 색깔도 바꿀 수 있다"면서 "수준 높은 스포츠 과학 지원으로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도전할 모든 대한민국 국가대표 선수들의 황금빛 도전을 응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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