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만에 수익률 100% 넘었다…‘묻지마 투자 주의보’ 뜬 초전도체주

백지연 매경닷컴 기자(gobaek@mk.co.kr) 2023. 8. 3.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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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성 주가 추이. [사진 출처 = 구글 파이낸스 갈무리]
이차전지 투자 열풍이 국내 증시를 휩쓴 여파가 가시기도 전에 초전도체 관련주들이 들썩이고 있다. 과학계 꿈의 물질이라고도 불리는 상온 초전도체에 대해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서는 아직 학계의 검증이 끝나지 않은 만큼 투자에 신중할 것을 조언하고 있다.

3일 증권가에 따르면 덕성은 전일 대비 2230원(29.89%) 오른 9690원에 거래를 마치며 상한가를 찍었다. 덕성은 지난 1일부터 이날까지 3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 중이다.

불과 3거래일 만에 이 회사 주가는 4420원에서 9690원으로 119.23% 급등했다.

이 기간 코스피 수익률 1위는 서남(119.60%)이다. 덕성의 주가는 119.23% 뛰면서 2위를 기록했는데 두 회사 모두 초전도체 관련주라는 공통점을 가진다. 덕성은 과거 초전도체 연구 프로젝트를 추진한 적이 있기 때문이다. 서남은 구리 전선을 대체하는 초전도 선재, 의료기기 등에 사용하는 초전도 자석, 초전도 선재 제조 장비를 만들어 판매한다.

이날 서남(29.94%), 서원(29.98%), 대창(29.99%) 등도 일제히 상한가로 거래를 마쳤다. 휴비스(12.81%), 효성중공업(12.06%) 등도 크게 올랐다.

최근 국내증시가 이차전지 급등락,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으로 출렁이고 있지만 초전도체 관련주들은 시황과 무관한 급등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일보다 11.08포인트(0.42%) 내린 2605.39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가 오전 장중 2600선이 무너지면서 약세를 보였다. 전일에도 코스피는 전장 대비 50.60포인트(1.90%) 내린 2616.47에 거래를 마친 바 있다. 종가 기준 코스피 하락 폭 규모는 올해 들어 두 번째다.

이런 가운데에서도 되려 초전도체를 향한 투자자들의 투자 열기가 몰리고 있는 것이다.

한국 연구진이 개발했다고 주장하는 상온 초전도체. [사진 출처 = 유튜브 화면 갈무리]
이들 종목은 초전도체 관련주로 분류된다. 국내 연구진이 상온 초전도체를 개발했다는 소식이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퀀텀에너지연구소 연구진 등은 지난달 22일 논문 사전공개 사이트 ‘아카이브’를 통해 상온과 대기압 조건에서 초전도 현상을 보이는 초전도체 물질 ‘LK-99’에 관한 논문을 공개하면서 관련주도 출렁이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거래소는 일부 종목에 대한 과열을 경고했다. 덕성과 모비스를 4일부터 투자경고 종목으로 지정한 것이다.

전일부터 투자경고 종목으로 지정된 서남은 이날도 상한가까지 올라 4일 하루 동안 매매거래가 정지될 예정이다.

상온 초전도체는 과학계의 오랜 꿈 중 하나다. 초전도 현상은 금속 등에서 전기저항이 어느 온도 아래에서 0이 되는 현상을 의미한다. 초전도체는 전기를 전달할 때 거의 에너지가 손실되지 않는 상태에서 전류를 계속 흐르게 한다. 사실상 에너지 손실이 거의 없는 상태에서 전류 공급이 가능해진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아직 신중한 상황이다. 해당 논문에 대해서도 신뢰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데다 상용화까지는 아직도 넘어야 할 산이 많기 때문이다.

2019~2020년 그래핀 테마주 열풍이 불 때처럼 일회성 재료로 주가가 급등했다가 다시 급락하는 패턴이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황세운 자본시장 연구원은 “초전도체 개발이 가능하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는데 이것을 비즈니스 모델로 연결시키기 위해서는 시간과 자원이 상당히 투입돼야 한다”며 “시장이 지나치게 초전도체에 대한 기대감을 가격에 반영하면서 시장이 과열 국면으로 접어든 것 같다”고 말했다.

나승두 SK증권 연구원도 “초전도체를 두고 완전히 허무맹랑한 이야기라고 폄하할 수는 없지만 상용화 정도의 수준까지 도래한 것은 아니다”며 “아직 기술 개발 단계에 머물러있는 상황인 만큼 우리 주변에 도달하기까지는 시간이 한참 남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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