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7월 아마존 벌채량 60% 감소”…기후위기 시대 구원투수 될까
룰라 “삼림보호 위한 첫 공동정책 마련”
국제 사회 재정·투자 지원 절실
기후재앙 시대 남미 좌파 정권이 아마존 숲 보존의 구원투수가 될 수 있을까. 다음 주 열리는 아마존 국가정상회의에 국제사회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브라질과 콜롬비아에서 올해 들어 삼림 벌채량이 급격히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이들 국가가 주도하는 삼림 보존 노력에 기대감이 실리고 있다.
아마존협력조약기구(ACTO) 회원국은 오는 7~8일 브라질 벨렘에서 정상회의를 열고 아마존 열대우림 보존방안을 논의한다. ACTO는 1978년 아마존 보존을 목적으로 결성됐으며 회원국은 볼리비아, 브라질, 콜롬비아, 에콰도르, 가이아나, 페루, 수리남, 베네수엘라 8개국이다.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국제 언론사들과 조찬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번 정상회의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며 “우리는 처음으로 보존과 안보, 국경을 위한 공동 정책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로이터·AFP통신 등이 보도했다. 룰라 대통령은 “이번 정상회의에서는 가구산업용 목재 조달을 위한 벌채로 그간 황폐해진 3000만㏊를 재조림하는 방법을 두고 기업들과 논의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룰라 대통령 취임 이후 아마존 숲의 60%를 차지하는 브라질의 삼림 벌채량이 급격하게 감소했다는 점은 이번 정상회의의 청신호로 여겨진다.
디터 위성경보시스템에 따르면 올 1~6월 브라질 삼림 벌채량은 전년보다 34% 감소해 4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가디언은 마리나 시우바 브라질 환경부 장관이 “올 7월 삼림 벌채량은 최소 60% 감소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7월 데이터는 여전히 집계 중이며 조만간 공식 발표된다. 가디언은 민간분석가들을 인용해 지난달 삼림 벌채량 감소폭이 최대 70%에 이를 수 있으며 2005년 이후 18년 만에 최대치가 될 수도 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올 1월부터 임기를 시작한 룰라 브라질 대통령의 아마존 열대우림 보호정책이 효과를 발휘하기 시작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앞서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 재임(2019년~2022년) 동안 아마존 열대우림 파괴 면적은 이전 정부 재임 기간 대비 약 60% 증가했다. 보우소나루 전 정부가 농업 및 공업 구역을 확대하기 위해 열대우림 보호 기관의 자금과 인력을 줄이면서 열대우림 보호 체계가 크게 약화했기 때문이다.
룰라 대통령은 대선 후보자 시절 보우소나루 정부의 삼림파괴를 비판하며, 2030년까지 브라질에서 삼림파괴를 완전히 종식하겠다고 공약했다. 실제 그는 취임 후 경찰력을 증강해 아마존 내 불법 광산업 등에 대한 단속을 강화했다. 아마존을 포함해 원주민 거주지 6곳을 보호구역으로 지정해 해당 지역 내 모든 벌채를 금지하고 상업활동을 제한했다.
룰라 대통령은 동시에 국제 사회가 브라질의 아마존 숲 보존을 돕도록 만든 기금인 ‘아마존 펀드’에 기부하기를 독려하고 있다. 룰라 대통령 취임 이후 독일은 3800만달러를 이 기금에 기부하겠다고 약속했고, 5월에는 영국이 1억100만달러 기부를 약속했다. 브라질은 인도네시아, 콩고민주공화국과도 숲 보호를 위한 공동협약을 체결했다.
https://m.khan.co.kr/world/world-general/article/202211151231001#c2b
역사상 첫 좌파 정권이 출범한 콜롬비아에서도 올해 들어 삼림 벌채가 급격히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발표된 정부 통계에 따르면 콜롬비아의 올 상반기 삼림 벌채량은 전년 동기 대비 29% 감소했다. 10년 만에 최저수준이다. 구스타보 페트로 대통령 역시 지난해 8월 취임 이후 기업들의 불법 벌채를 엄정히 단속했다. 정부군과 게릴라 간 분쟁 종식도 벌채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남미 국가들의 삼림 보호 공동 노력이 성공하려면 국제사회의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가디언은 “시우바 장관이 삼림 보호 정책을 추진하면서 브라질의 농기업 및 석유 로비로부터 맹렬한 공격을 받았다”며 아마존 파괴의 주된 원인인 목장과 사료용 콩 농장 운영을 대신할 경제적 대안을 국제 사회의 무역, 투자, 재정지원 등으로 마련해야 한다고 짚었다.
https://www.khan.co.kr/world/america/article/202308031040011
박은하 기자 eunha999@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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