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노조 “철근 빠진 아파트, 다단계 하도급·속도전이 원인”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엘에이치)가 발주한 15개 아파트 단지도 필요한 철근을 빠뜨리고 지어진 사실이 확인된 가운데, 민주노총 건설노조가 '불법 도급과 무리한 속도전'을 근본 원인으로 지목했다.
함경식 노동안전연구원 원장은 기자회견에서 "법을 지키지 않아 가면서 공기(공사 기간)를 최대한 줄여서 현장 유지 관리비를 줄이는 것이 건설회사가 이익을 남기는 구조"라며 "그러다 보니 불법 다단계 하도급이 성행하고, 여러 작업팀 간 경쟁을 부추겨 작업을 빨리 마무리하도록 유도한다"고 말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철근 빠진 아파트]
한국토지주택공사(LH·엘에이치)가 발주한 15개 아파트 단지도 필요한 철근을 빠뜨리고 지어진 사실이 확인된 가운데, 민주노총 건설노조가 ‘불법 도급과 무리한 속도전’을 근본 원인으로 지목했다. 비용 절감을 위해 주어진 일을 빠르게 해치우는 방식이 만연한 건설 현장을 숙련노동을 바탕으로 한 품질 경쟁 구조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건설노조는 3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부실시공 엘에이치(LH) 책임자 처벌, 국토교통부 규탄 기자회견’을 열어 “무조건적 물량 죽이기(비용만 고려해 대충 일을 해치우는 것)가 나타나는 불법 도급과 무리한 속도전이 (철근누락 아파트의) 구조적 원인”이라고 짚었다. 건설현장에서 공사 발주자는 종합건설업체(원청)에 일을 맡기고, 원청은 다시 분야별로 세분화된 전문건설업체에 하도급을 준다. 여기서 다시 다른 업체에 도급을 맡기는 다단계 불법 하도급이 비일비재한 상황이다. 하도급이 반복될수록 공사비는 줄고, 업체들은 수익을 남기기 위해 인건비와 공사 기간을 쥐어짠다.
함경식 노동안전연구원 원장은 기자회견에서 “법을 지키지 않아 가면서 공기(공사 기간)를 최대한 줄여서 현장 유지 관리비를 줄이는 것이 건설회사가 이익을 남기는 구조”라며 “그러다 보니 불법 다단계 하도급이 성행하고, 여러 작업팀 간 경쟁을 부추겨 작업을 빨리 마무리하도록 유도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환경 탓에 고용신분이 불안정한 이주노동자들은 강도 높은 장시간 노동에 내몰리고, 작업 공정도 부실해진다는 게 건설노조 쪽 주장이다. 건설노조는 기자회견문에서 “무리한 속도전은 미등록 이주노동자들의 신변상 불안정성을 악용하게 하고, 초착취에 내몰아 장시간 중노동으로 ‘무조건적 물량 죽이기’를 낳는다”고 했다.
건설노조는 문제 해결 대안으로 “건설 발주자가 적정 공사비와 적정 공사기한을 보장하도록 하고, 숙련공 양성을 위한 건설 기능인 등급제(숙련도에 따라 적정 처우를 하자는 취지의 제도)를 본격적으로 제도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불법 하도급을 막고 숙련 노동자에게 적정 임금을 보장하기 위한 이런 대책은 ‘제4차 건설근로자 고용개선 기본계획(2020~2024년)’ 등 앞서 정부도 수차례 언급한 대안이지만, 현재 시범 사업 단계에 머물거나 구체적인 실현 방안이 나오지 않고 있다.
장현은 기자 mix@hani.co.kr
Copyright © 한겨레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 ‘노인’과 ‘어르신’의 차이…뇌 기준 25살부터 성인이라면
- 이동관 부부 주식투자 대기 17억 ‘실탄’…3년 배당만 5억
- 사과하는 김은경 사진에 뺨 때린 노인회장…“정신 차려라”
- 폭염 탓만 하기에는…미숙한 잼버리 운영에 “나라 망신”
- 무려 45m 펼친 나뭇잎…홀로 숲이 된 나무 한그루
- 검찰 “백현동 의혹 이재명 소환 필요”…수사 2라운드 돌입
- 전기장판에 담요 덮은 격…다음 주에도 35도 안팎 푹푹 폭염
- 양평고속도로와 돈다발 쇼핑백
- 원희룡 반박한 김동연 “노선변경 14건? 2건은 아예 예타 면제”
- 여자축구 1년 수입 ‘톱’ 15명 합쳐도…호날두 3분의 1도 안 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