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적금 금리 오른다"…은행에 묵혀둔 23조 움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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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의 저원가성 예금인 요구불예금이 지난 7월 23조원 넘게 감소했다.
요구불예금은 연 0.1% 수준의 금리를 제공해 은행 입장에서는 핵심 저원가성 예금이기 때문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주식이 더 오를거라는 투자자들이 많아지고 있어 대기성 자금이 주식이나 채권 시장으로 유입되고 있다"며 "은행은 요구불예금이 줄면 그만큼 더 높은 비용으로 자금을 조달해야 해서 일부 대출금리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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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의 저원가성 예금인 요구불예금이 지난 7월 23조원 넘게 감소했다. 예적금 금리가 오르고 증시도 활황을 보이면서 묵혀둔 자금이 투자처를 찾아 대거 이동했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요구불예금(MMDA 포함) 잔액은 600조4492억원으로 전월(623조8731억원) 대비 23조4239억원(3.8%) 감소했다. 올해 들어 가장 큰 감소폭이다.
요구불예금은 예금주가 언제든지 입출금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예금상품이다. 급여통장이나 파킹통장 등 입출금 통장이 여기에 속한다. 요구불예금은 투자처를 갖기 전에 돈을 임시로 보관하는 용도로 많이 쓰인다. 따라서 요구불예금이 급감한 것은 대기성 자금이 각각의 투자처로 이동한 영향으로 볼 수 있다.
대기성 자금은 최근 은행의 수신금리 인상에 따라 예적금으로 이동했다. 지난달 말 5대 은행의 예적금 잔액은 전월과 비교해 11조8749억원 늘어난 874조2332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부터 올 3월까지 감소하던 예적금 잔액은 4월 이후 석 달 연속 늘어나 연중 최고치를 찍었다.
실제 지난해 11월 연 4.332%로 정점을 찍은 5대 은행 평균 저축성 수신금리는 올 4월 연 3.408%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5월 들어 연 3.583%, 6월에는 연 3.676%로 반등했다. 5대 은행의 주요 정기예금(12개월) 상품 최고금리도 지난 4월 초 연 3.40~3.54%에서 이날 기준으로 연3.65~3.85%까지 올라왔다.
일부 대기성 자금은 지난 4월말 발생한 SG증권발 주가폭락 사태 이후 투자 불안심리가 완화되며 주식시장 등에 유입된 것으로 분석됐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일평균 투자자예탁금은 53조680억원으로 6월(51조5165억원)과 5월(50조7762억원) 두 달째 증가세다. 특히 2차 전지 관련주 등이 폭등하면서 FOMO(Fear of missing out·투자를 통한 이익에서 자신만 소외된다는 두려움) 심리가 커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한편 일각에서는 요구불예금이 빠지고 예금금리가 오르면 은행의 조달비용을 증가시켜 대출금리 상승으로 이어질 거란 우려도 나온다. 요구불예금은 연 0.1% 수준의 금리를 제공해 은행 입장에서는 핵심 저원가성 예금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예금금리가 오르면 변동형 주택담보대출의 준거금리인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도 오른다. 6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3.70%로 전월 대비 0.14%포인트(p) 올랐다.
은행권 관계자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주식이 더 오를거라는 투자자들이 많아지고 있어 대기성 자금이 주식이나 채권 시장으로 유입되고 있다"며 "은행은 요구불예금이 줄면 그만큼 더 높은 비용으로 자금을 조달해야 해서 일부 대출금리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은행권 관계자는 "전체 수신 대비 요구불예금의 비중이 작아 큰 영향은 미치지 않는 것으로 파악한다"며 "다만 예금금리가 경쟁적으로 오르는 것은 은행의 수익성 악화나 대출금리에 직접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말했다.
김도엽 기자 uson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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