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Q '쉼표 찍은' 에코프로…에이치엔 존재감 키운다
에코프로에이치엔도 이차전지 사업 참여
에코프로그룹이 올 2분기 다소 아쉬운 성적표를 받았다. 다만 주요 계열사 에코프로비엠의 선방으로 수익성 하락 폭을 줄였다.
이와함께 에코프로는 주목받고 있는 양극재 사업 외에도 전통 사업군인 '친환경 사업'을 확장, 양대 축으로 키우겠다는 계획을 구체화했다.
에코프로비엠 선방하며 낙폭 방어
에코프로는 2분기 연결기준 매출이 2조172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2.3% 감소했다고 3일 밝혔다. 전 분기에 비해 소폭 하락했지만 2조원대 분기 매출은 지켰다. 에코프로는 지난해 4분기부터 분기 매출 2조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6.6% 줄어든 1703억원을 기록했다. 이에 대해 사측은 "주요 메탈 가격 및 환율 변동이 주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영업이익 감소로 수익률도 다소 낮아졌다. 에코프로의 2분기 영업이익률은 전 분기 대비 0.4%P(포인트), 전년 동기 대비 5.4%p 낮아졌다.
지주사 에코프로의 수익성 저하는 그룹계열사의 전반적인 이익률 하락이 주요했다.
에코프로그룹 내에서 리튬 가공을 담당하는 에코프로이노베이션의 2분기 매출은 1248억원을 기록하며 전 분기 대비 24.1% 감소했다. 영업이익률도 29%에서 26%로 3%P 떨어졌다. 양극재와 전구체 생산에 필요한 고순도 산소·질소를 생산하는 에코프로에이피도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감소하며 영업이익률이 3%P 줄었다.
전구체 생산업체인 에코프로머티리얼즈도 2분기 영업이익률이 1.1%P 떨어지며 수익성이 하락했다. 이에 대해 에코프로는 실적 발표 컨퍼런스 콜(전화회의)을 통해 "메탈 가격 하락과 시운전 영향으로 수익성이 훼손됐지만, 하반기부터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친환경 토털 솔루션 기업 에코프로에이치엔은 전 분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줄었다. 2분기 에코프로에이치엔의 매출은 565억원, 영업이익 112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각각 5%, 6.7% 감소했다. 반도체용 클린룸 케미칼 필터의 판매량이 감소한 탓이다.
하지만 매출 비중이 94%에 달하는 양극재 제조사 에코프로비엠이 선방하며 큰 하락을 방어했다.
에코프로비엠의 2분기 매출은 전 분기 대비 5.2% 감소한 1조9062억원이었지만, 영업이익은 6.9% 늘어난 1147억원을 시현했다. 이에 따른 영업이익률은 1분기 5.3%에서 2분기 6%까지 올랐다.
다품종 소량생산의 전동공구용보다 소품종 대량생산의 전기차용 양극재 매출이 늘면서 생산 효율이 높아졌다는 게 사측 분석이다. 현재 에코프로비엠의 양극재 매출 구성은 전기차용이 80% 이상을 차지한다.
폐배터리 재활용을 담당하는 에코프로씨엔지도 매출이 감소했지만, 수익성은 3%p 개선됐다. 사측은 메탈 가격 상승에 따라 하반기 추가 개선까지도 기대하고 있다.
에코프로에이치엔, 생태계 합류한다
이날 에코프로는 에코프로에이치엔의 신사업 추진 계획을 공개하며, 사세 확장을 예고했다.
현재 에코프로가 이차전지 관련 사업을 주로 영위하고 있지만, 전신은 1998년 설립한 '코리아제우륨'이라는 환경 전문 기업이다. 대기 오염 방지용 화학 흡착제, 악취 및 특정 유해가스를 없애는 기능성 흡착제를 개발하던 회사다.
코리아제우륨은 2001년 에코프로로 사명을 바뀐 뒤 이차전지 사업에 집중하기 시작했고, 에코프로에이치엔이 전통 사업의 명맥을 이어갔다. 이후 2021년 5월 에코프로에이치엔은 에코프로에서 인적 분할해 친환경 토탈 솔루션을 제공하는 친환경 기업으로 자리 잡고 있다.
현재는 △유해가스를 제거하는 '케미컬 필터 사업' △미세먼지의 원인인 VOC(휘발성 유기화합물)를 제거하는 '대기오염물질 저감 사업' △반도체 공정에서 발생하는 PFC(과불화화합물) 등을 처리하는 '온실가스 저감사업' △폐수 및 순수를 처리하는 '수처리 시스템 사업' 등을 영위한다.
에코프로에이치엔은 한발 더 나아가 전지재료 사업 참여를 통해 가족사 간 시너지를 극대화하고 새로운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에코프로그룹사의 이차전지 생태계인 '클로즈드 루프 에코 시스템'에서 제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다. 클로즈드 루프 에코 시스템은 폐배터리 재활용, 리튬 가공, 전구체 생산 등 이차전지 양극재에 필요한 모든 공정을 집적한 배터리 밸류체인이다.
이를 위해 에코프로에이치엔은 리튬염, P첨가제 등을 활용해 전해액 첨가제를 생산할 예정이다. 그룹 내 리튬 사업과의 시너지를 활용해 안정적인 사업망을 구축할 수 있다는 게 사측 설명이다.
또 공정 중 양극재가 담기는 용기인 '도가니(Sagger)'와 양극재 에너지 밀도 향상을 위한 첨가물 '도펀트(Dopant)'도 생산한다. 도가니의 경우 사용 수명을 기존 제품 대비 50~100% 이상 사용 횟수를 늘려 제품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생산물량은 에코프로그룹 계열사에 공급하기 때문에 안정적인 거래선을 구축할 수 있다.
양극재 도판트는 양극재의 품질 및 안정성을 향상시키는 첨가물이다. 에코프로 관계자는 "양극재 생산에 약 4~5종의 도판트가 사용되는데, 에코프로에이치엔은 차별화 가능한 품목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에코프로에이치엔은 신사업 추진을 위해 진천 초평산업단지 1만5000평 부지에 에코프로에이치엔 제2캠퍼스 시설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추가 설비 투자도 계획 중이다. 에코프로 관계자는 "에코프로에이치엔에 3년 동안 2500억원의 설비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며 "차입을 통해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백유진 (byj@bizwatch.co.kr)
ⓒ비즈니스워치의 소중한 저작물입니다. 무단전재와 재배포를 금합니다.
Copyright © 비즈워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