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안 뺏긴다” 저력 보인 은행...퇴직연금 지키기 사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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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년간 시범 운영되던 퇴직연금 디폴트옵션이 7월 본격 도입된 가운데 은행들이 높은 수익률을 내며 시장 점유율을 늘려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 관계자는 "디폴트옵션이 시행됨에 따라 위험 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며 증권사로 이탈하는 고객이 많을 것으로 우려했으나, 은행들이 증권사에 뒤지지 않는 수익률을 내며 자신감이 붙었다"며 "결국 장기 수익률이 성패를 가를 텐데, 이를 위해 퇴직연금 운용 규모를 키우고 시스템을 체계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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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 말 은행 퇴직연금 시장점유율 88%
국민銀, 고위험 상품 수익률 14% 금융권 1위
홍보전 펼치며 고객 적극 유치
지난 1년간 시범 운영되던 퇴직연금 디폴트옵션이 7월 본격 도입된 가운데 은행들이 높은 수익률을 내며 시장 점유율을 늘려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초 증권사로의 ‘머니 무브(대규모 자금 이동)’가 우려된다는 관측이 지배적이었으나, 은행들이 예상 밖의 선전을 이어가고 있는 모습이다. 이 기세에 힘입어 은행들은 ‘1위 경쟁’을 펼치며 고객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3일 금융감독원과 고용노동부의 ‘사전운용지정 방법 비교 공시’에 따르면 지난 2분기 말 기준 KB국민·신한·하나·NH농협·우리은행 등 5대 시중은행 디폴트옵션 적립액은 9766억원으로, 금융권 전체 적립액(1조1019억원)의 88.63%를 차지했다. 지난해 은행권의 퇴직연금 시장 점유율이 50.6%인 것과 비교해 비중을 크게 늘렸다.
퇴직연금 디폴트옵션은 가입자가 별도로 운용 지시를 하지 않을 때 미리 선택한 상품으로 적립금이 자동 투자되도록 하는 제도다. 퇴직연금을 쌓아만 두고 운용하지 않는 가입자들이 많았던 터라, 수익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도입됐다. 금융시장에서는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추구하는 증권사로의 머니 무브가 거셀 것으로 예측했으나, 정작 은행 쏠림 현상이 심화됐다. 디폴트옵션 시행 초기인 만큼 상대적으로 안전한 투자 방식을 고르는 가입자들이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
은행들은 1위 홍보전을 펼치며 고객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 신한은행은 ‘적립금 1위’라는 강점을 내세우고 있다. 2분기 말 기준 신한은행의 디폴트옵션 적립액은 3333억원으로 5대 은행 중 가장 많았다. 국민은행(3118억원), 하나은행(1476억원), 농협은행(1203억원) 우리은행(636억원)이 뒤를 이었다.
적립금 규모에서 근소한 차이로 밀린 국민은행은 ‘수익률 1위’를 강조하고 있다. 2분기 말 기준 국민은행 ‘고위험 포트폴리오 1′의 6개월 상품 수익률은 14.16%로 전체 금융권 중 1위를 기록했다. 고위험 포트폴리오 상품의 6개월 수익률은 하나은행 9.56%, 신한은행 9.29%, 농협은행 8.31%, 우리은행 7.90% 순이었다. 디폴트옵션을 지정해 놓은 가입자 수는 하나은행이 43만9018명으로 가장 많았다. 신한은행이 41만6147명, 농협은행 33만7059명, 국민은행 26만3293명, 우리은행 13만3082명이었다.
은행들은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고 수익률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현재 운영 중인 7종에 더해 하반기 3종의 추가 상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신한은행은 작년 3월 신설한 퇴직연금 고객관리센터를 통해 고객 관리 서비스를 체계화하는 데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하나 연금닥터’라는 퇴직연금 플랫폼을 운영 중인 하나은행은 라이프 사이클에 맞춘 고객 유형을 세분화하고, 개인별 진단을 고도화할 계획이다. 하나은행은 퇴직연금 전문 상담 센터인 ‘연금 더 드림 라운지’를 지난 31일 열었다.
은행 관계자는 “디폴트옵션이 시행됨에 따라 위험 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며 증권사로 이탈하는 고객이 많을 것으로 우려했으나, 은행들이 증권사에 뒤지지 않는 수익률을 내며 자신감이 붙었다”며 “결국 장기 수익률이 성패를 가를 텐데, 이를 위해 퇴직연금 운용 규모를 키우고 시스템을 체계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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