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폄훼’ 김은경 나흘만에 등 떠밀린 사과... ‘해체론’ 나오는 혁신위

위지혜 기자(wee.jihae@mk.co.kr) 2023. 8. 3.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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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더P]
3호 혁신안 발표 앞둔 혁신위, 동력 상실해
혁신위와 현역의원 갈등도 더욱 커질 전망
안민석 “김은경 사퇴설 나오기 시작해”
유인태 “설화도 생겼으니 빨리 해체해”
김운경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이 3일 용산 대한노인회 중앙회에서 김호일 회장 면담 후 노인폄하 발언을 사과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노인 폄훼’ 발언 논란 나흘만에 김은경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이 4일 공식적으로 사과했지만 혁신위를 ‘해체해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오며 위기에 몰린 상황이다.

발언이 논란이 된 후 공식적인 사과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컸지만 김 위원장은 직접적인 사과보다는 두차례에 걸쳐 유감표명을 했다. 하지만 거센 여론의 비판과 당지도부의 설득에 결국 몸을 낮추고 이날 서울 여의도 민주당 중앙당사 앞에서 “지난 일요일 청년좌담회에서의 제 발언에 대한 여러 비판과 논란에 대해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 고 입장을 표명한 후 용산구에 위치한 대한노인회로 이동해 김호일 대한노인회장을 만났다. 김 위원장은 “그동안 일정이 있어 시간을 만들기가 쉽지 않았다”라며 사과가 늦은 이유를 설명한 후 “마음 상하게 해드린 것에 너무 죄송스럽게 생각하고 마음 푸셨으면 좋겠다”고 사과했다.

앞서 김은경 위원장의 사과 시기를 두고 민주당 의원들과의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민주당 현역의원들은 지난 2일 김은경 위원장에게 ‘노인 폄훼’ 발언을 사과하기 위해 대한노인회를 찾아가자고 설득했으나 김 위원장은 춘천 간담회를 이유로 거부의 의사를 밝혔다. 박광온 원내대표가 최고위원회의를 통해 “민주당의 모든 구성원들은 세대 갈등을 조장하거나 특정 세대에 상처 주는 언행을 삼가라”고 지시한 날이었다.

이에 민주당에서는 한병도 전략기획위원장과 혁신위원을 겸하고 있는 이해식 조직사무부총장이 김 위원장을 대신해 대한노인회를 찾아 사과를 전했다. 양이원영 의원도 오후 늦게 대한노인회를 찾아 “몇번이라도 오겠다”라며 “너무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전혀 그럴 의도가 아니었는데 맘 상하게 해드렸다”고 사과했다. 하지만 김 위원장은 3일 아침까지도 대한노인회를 찾을 의사가 없었다.

잇따른 구설수에 이 대표가 ‘전권을 부여한다’고 약속했던 혁신위의 동력도 앞으로는 더욱 떨어질 전망이다. 혁신위는 당초 이르면 3일 중으로 3호 혁신안을 정리하여 발표할 계획이었다. 혁신위는 3호 혁신안으로 대의원제 축소, 현역 국회의원 3선 연임 제한룰, 청년 비례대표 공천 확대 등을 검토해왔다.

특히 혁신위가 유력하게 검토해왔던 ‘대의원제 축소’는 현역 국회의원들 사이에서 많은 갈등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의제였다. 김은경 위원장은 앞서 혁신위가 홈페이지를 통해 받은 혁신안 1700건 중 대의원제 폐지가 56.8%였다고 밝히며 ‘대의원제 손질’에 대한 의지를 보여왔다. ‘대의원제 폐지’는 민주당 강성 친명당원들이 꾸준히 제기해온 의제이다.

혁신위 내부에서 존재해 온 국회의원들과 원외 혁신위원들간의 갈등도 더욱 커질 전망이다. 앞서 민주당 초선 의원들을 학력저하가 심한 코로나19 세대 학생들에 비유해 논란을 샀던 혁신위는 ‘노인 발언’이 있었던 직후인 지난 1일 민주당 재선의원들을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간담회에는 혁신위 황의 의원을 포함한 안호영, 김한정, 김성환, 백혜련 의원이 참석했다. 혁신위는 예상보다 적은 참석 인원에 “휴가 기간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당 내부에서는 혁신위에 대해 ‘위원장 사퇴론’을 넘어 ‘해체론’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안민석 의원은 YTN라디오에 출연해 “의원들 단체채팅방에서 김은경 위원장에 대해 사퇴하라는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한다”며 “앞으로 실수하시면 저부터 나서서 혁신위원장 사퇴하라고 이야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원로인 유인태 전 국회사무총장은 이날 CBS라디오에 출연해 혁신위에 대해 “원래 태생이 그랬고 설화가 생겼으니 빨리 해체하는 게 낫다”며 “사퇴하고 더 할 일도 없다”도 말했다. 이어 “개딸들 홍위병 노릇 할 거 아닐 바에야 그냥 지금 깨끗이 ‘여기서 죄송하다’ 그러고 혁신위원장 내려놓는 게 민주당을 돕는 길이다”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에서 70세 이상 노인 연령층의 지지율이 급격히 하락했다. 3일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2일까지 만 18세 이상 남녀 100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전국지표조사(NBS)에 따르면 70세 이상 연령층의 지지도는 17%에서 6% 포인트 하락한 11%를 기록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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