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시청사 산소정원 ‘나무 무덤’ 전락
식물 고사 “부실 설계” 목소리
부천시가 청사에 조성한 산소정원이 빛 부족으로 나무가 고사하자 추가로 조명 보수를 진행하고 있어 빈축을 사고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애초 설계부터 생장조명 설치에 대한 계획이 미흡해 부실하게 설계된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3일 부천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 2021년 산림청이 주관한 ‘생활밀착형 숲조성사업’ 공모에 경기도 최초로 선정됐다.
이에 시는 청사 1층 로비에 국비 5억원과 시비 5억원 등 총사업비 10억원을 들여 2천㎡ 규모의 녹지공간인 산소정원을 지난 2021년 12월 착공해 지난해 4월 개원했다.
산소정원에는 주제별로 이끼와 고사리존과 선인장존, 사막존, 수직정원, 산소정원 등이 조성됐고 이들 식물에 빛을 공급할 생장조명도 곳곳에 설치됐다.
하지만 시는 산소정원이 개원하고 채 1년도 안 돼 유지·관리에 적잖은 문제가 발생해 임시방편으로 수차례 주먹구구식 보수공사를 진행해 왔으나 빛 부족으로 식물 고사를 막지 못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시는 24일까지 빛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생장조명 추가 설치 등 8천만원 상당의 예산을 들여 보수공사를 진행 중이다.
이런 가운데 애초 충분한 생장조명 설치를 설계했다면 추가 예산이 들지 않았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시민 A씨(58)는 “애초 당연히 실내에 정원을 조성하려면 부족한 빛에 대한 대책이 최우선이었을 텐데 10억원을 들인 공사에서 이를 알지 못하고 수천만원을 들여 조명설치 공사를 하는 건 처음부터 설계가 부실했다는 방증”이라고 지적했다.
시 관계자는 “대부분 조경공사에서 하자 이행 기간은 평균 2년이지만 이번 건은 자연광 부족으로 발생한 문제여서 하자를 묻기에 곤란하다”며 “실내정원을 처음 공사를 하다 보니 생장조명 설치를 충분히 해야 했는데 미흡했다. 보수공사를 통해 추가 조명을 설치하면 빛 부족 문제는 해결될 것”이라고 해명했다.
김종구 기자 kjg70@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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