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지구촌보물! 잠자는 ‘경주’를 깨워라

홍대순 광운대 경영대학원 교수·‘한국인에너지’ 저자 2023. 8. 3.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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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전세계는 K-POP, K-드라마 등으로 코리아열풍이 불고 있다. 이러한 ‘대중한류’의 인기속에서 안주하지 않고 우리가 결코 놓쳐서는 안되는 것이 바로 ‘정신한류’이다. 왜냐하면 ‘정신한류’ 야말로 우리의 정신과 문화를 지구촌사람들에게 선사함으로써, 대한민국의 품격을 한층 드높이며, 진정한 ‘문화대국’으로 가는 골든키이기 때문이다. 5000년의 찬란하고도 유구한 역사와 문화를 지닌 우리나라에 대하여 외국사람들에게 물어보면 100년정도의 신생국가 정도로 인지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한 측면에서 우리는 천년고도인 ‘경주’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한국인에게 경주는 어떤 곳일까? 신라의 수도, 고등학교 수학여행 또는 불국사, 석굴암 정도가 떠오를 것이다. 그러나 놀라지 마시라. 8세기경 신라의 중심도시였던 ‘경주’는 당시 세계를 주름잡던 비잔티움제국의 콘스탄티노플, 중국 당나라 장안, 이술람제국의 바그다드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세계적인 국제도시였다.

‘일라아드 오딧세이’는 대부분 들어보았을텐데 혹 ‘쿠쉬나메’를 들어본 적이 있는가? ‘일라아드 오딧세이’에 우리나라 이야기가 하나도 없는 반면에, 페르시아의 대서사시인 ‘쿠쉬나메’에는 무려 2/3가 우리나라(신라) 이야기가 등장하고 있을 만큼 당시 국제사회에서의 신라의 위상을 엿볼 수 있다. 또한 신라는 ‘황금의 나라’로 불리었으며, 경주 천마총, 계림 14호분에서 발견된 신라양식이 아닌 ‘유리잔’, ‘황금보검’, 신라왕릉 옆에 서있는 ‘서역무인상’, 그리고 신라의 왕성한 해상무역 및 오늘날의 ‘해수부’와 같은 조직설치 등에서 신라의 드높은 문화의 힘, 활발한 국제교류와 국가적개방성을 가히 짐작할 수 있다. 아울러 경주는 세계문화유산이 무려 4건이며, 국보도 36건을 보유하고 있어 도시전체가 박물관이라고 하여도 과언이 아니다. 대한민국의 자랑스런 국보도시(國寶都市))이자 80억 지구촌시민들과 향유해야 할 ‘지구촌보물’이 바로 이곳 경주이다.

이뿐만이 아니라 ‘경주’는 국수주의, 포퓰리즘, 갈라진 지구촌 등 급변하는 국제정세속에서 지구촌 공동체번영을 위한 인류의 시대정신(Zeitgeist)에 화두를 던져주는 곳이기에 더욱 각별하다. 대표적인 것으로 신라의 ‘화백’과 ‘화쟁’사상에 담겨있는 ‘화(和)’ 정신이야말로 21세기 인류의 등불로서, ‘우리의 오래된 전통이 인류의 미래’ 인 셈이다. 국가의 중대사를 논의하기 위해 만장일치제를 도입한 신라의 ‘화백(和白)제도’가 화합과 포용, 통합의 상징이라면 원효의 화쟁(和諍) 사상은 화합과 상생의 아이콘이 아닌가? 여기에 경주는 ‘삼국통일위업’의 위대한 유산을 지니고 있는 특별한 곳이기에, 경주는 대한민국을 뛰어넘어, 지구촌 공존과 평화에 기여할 ‘정신문화’가 살아 숨쉬는 도시이다.

이제 대한민국은 문화대국, 경제부국을 위해 잠자는 거인 ‘경주’ 를 흔들어 깨워야한다. 마침 2025년에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한국에서 개최된다. APEC은 세계인구의 40%, 전세계 GDP의 약 60%를 차지하는 세계 최대의 지역협력체로서 21개국 정상들이 한자리에 모이며, 전세계 방송을 타고 지구촌 200개 국가에 전파되니 그 파급효과는 이루 말할 수 없다.

APEC정상들이 지구촌 이슈이자 APEC비전인 ‘공동번영’,’협력’, ’포용’에 대해서 천년왕국의 수도인 경주에서 ‘화’ 정신과 어우러지고, 그 어느곳에서도 느낄 수 없는 천년의 유산을 향유하며, 함께 다짐하고 선언하고 나아가는 ‘명장면’을 떠올려보라! 이것이야말로 APEC이 지향하는 정신이지 않은가? 이를 계기로 각 국가정상들과 참석한 6000여명은 한국의 ‘대중한류’를 뛰어넘어 ‘정신한류’를 만끽하며 ‘경주’를 향해 감탄과 환호, 그리고 연신 ‘엄지척’을 할 것이다. 전세계 사람들은 경주를 관광하며, 대한민국의 찬란한 역사와 문화에 대해 깜짝 놀랄 것이며, 대한민국의 국격과 브랜드는 한층 드높아질 것이다. 지구촌에 ‘경주’를 선사하며, 경주 르네상스시대를 활짝 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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