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잼버리 환자는 K팝 때문?"...외국서 여가부에 우려 표명도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개영식에서 온열환자가 100명 이상 발생한 데 대해 정계 일각에서 여성가족부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는 3일 SNS를 통해 “잼버리 개최를 세게 홍보했으면 책임도 확실해야 한다”며 “계속 지적했지만 여성가족부의 가장 큰 문제는 뭘 해야 할지 스스로 잘 모른다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이번 잼버리 사태의 주원인이 여성가족부만은 아니겠지만 일 처리 제대로 못 하면서 업무 영역만 억지로 늘려갈 것 없이 폐지하고 여성을 포함한 보편적 인권에 관한 내용은 노동부와 합쳐서 인권부로 개편하고 나머지 기능은 다른 부처로 넘기자”라고 덧붙였다.
신인규 국민의힘 바로 세우기 대표는 개영식에서 많은 온열질환자가 발생한 이유를 묻자 ‘K팝’을 언급한 최창행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조직위원회 사무총장을 비판했다.
신 대표는 이날 SNS에 “최 사무총장은 여성가족부 정통관료 출신”이라며 “잼버리 행사 강행으로 온열환자가 속출하고 전 세계 망신으로 비치는 지금, 또 남 탓인가? 피해자들이 잘못했다는 뜻인가?”라면서 최 사무총장에 사과를 요구했다.
그는 “행사에 대한 준비 부족과 관리 부실을 반성해야지, K팝 행사에 참여한 참가자들이 에너지를 분출한 탓이라고? 피해자를 양산한 여가부의 잘못은 돌아보지 않고 오히려 참가자를 탓하나?”라고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이번 행사를 이렇게 소홀하게 준비해서 막 치르는 것은 국제 망신”이라며 “책임자 문책은 반드시 필요하겠으나 정부의 전반적 역량을 돌아볼 시점이라는 생각을 지우긴 어렵다”고 했다.
또 “어느 나라에서 치르는 잼버리에서든 있을 수 있는 상황”이라며 “(온열질환자 수는) 예상을 크게 벗어나는 수준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AP통신 등 외신은 최 사무총장의 이 같은 발언을 전하면서도 “이번 주 한국은 전국 기온이 33~38도 사이를 오가면서 4년 만에 처음으로 폭염 위기 경보를 가장 높은 ‘심각’ 단계로 올렸다. 행정안전부는 지난 1일 2명을 포함해 5월 20일 이후 최소 16명이 온열질환으로 사망했다고 밝혔다”고 덧붙였다.
이기순 여가부 차관은 이날 잼버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참가 청소년 안전과 관련해 외국 영사들의 문의가 있었느냐고 묻자 “문의가 있어 답변해줬다”고 답했다.
이 차관은 “(우려를 표명한 국가가) 여러 나라는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우려 표명 국가에 관해서는 우리가 설명할 수 없다”고 밝혔다.
또 일부 참가국 대원들이 철수했다는 소식과 관련해선 “철수한 국가는 없다”고 말했다.
이 차관은 폭염 대책에 대해 “모든 진행과정을 논의해서 청소년의 안전에 부합하는지 확인하며 진행 중”이라며 “폭염 상황에 따라 영내 과정활동을 줄이고 영외 과정활동을 확대하는 등 프로그램 운영을 탄력적으로 수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의료 인력은 군의관 30명, 간호사 60명을 추가 투입하고, 글로벌 청소년 리더센터 내 새만금홀 대강당에 최대 150병상을 추가로 설치해 환자 수용력을 높일 것”이라며 “응급환자는 닥터헬기 6대를 이용해 전북대, 원광대 권역응급의료센터로 즉시 이송할 계획”이라고 부연했다.
이 차관은 화장실 등 청결 강화를 위해 청소 인력 240명을 추가 투입하고, 청소 횟수를 매일 3회에서 매시간 진행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날 세계잼버리대회 공동조직위원장인 김현숙 여가부 장관에게 “대회가 끝날 때까지 현장을 지키며 159개국 참가자 4만 3000명의 안전을 확보하라”고 지시했다.
박지혜 (nonam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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