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친 있는 동기 여경에 “한번만”…입 맞추려던 경찰관 결국

[사진 출처 = 연합뉴스]

동기이자 함께 근무하던 동료 여경에게 회식을 마친 이후 강제로 입을 맞추려던 경찰관이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창원지법 통영지원 형사1단독 류준구 부장판사는 강제추행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직 경찰관 A씨에게 벌금 700만원을 선고했다. 또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40시간 이수를 명령했다.

통영의 한 지구대 경찰관으로 근무했던 A씨는 지난해 4월 당시 같은 팀 동료 경찰관 B씨 등과 함께 회식을 했다. 그는 회식을 마치고 만취한 B씨를 집으로 데려다 주게 됐다.

A씨는 집 안으로 함께 들어가 침대에 앉아 있는 B씨에게 입을 맞추려 했다. 이 과정에서 B씨의 양 팔 부위를 붙잡고 밀쳐 침대에 눕혔다. B씨는 얼굴을 돌리면서 거부 의사를 표시했다.

그런데도 A씨는 B씨에게 “한번만”이라고 말하며 다시 입을 맞추려 시도했다.

그는 재판 과정에서 “공동출입문 앞에서 신체접촉을 지속해서 하다 주거지 안에 들어가게 해줘 입맞춤 등 신체접촉에 대해 묵시적인 허락이 존재하는 것으로 생각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B씨는 “A씨가 양 팔 부위를 꽉 잡고 침대에 눕힌 후 입을 맞추려 했고 이를 회피하면서 거부했는데도 다시 입을 맞추려고 했다”고 진술했다.

법원은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류 판사는 “A씨는 피해자와 매우 친하게 지내던 경찰관 동기·동료 사이로 피해자가 갑자기 형사처벌 위험을 감수하고 굳이 A씨를 무고하고 위증할 합리적 이유가 없다”며 “사건 직후 피해자와 통화하고 주거지를 방문해 사건 관련 이야기를 들었던 동료 여경의 증언을 종합할 때 믿을 만하다”고 봤다.

이어 “피해자는 자신의 주거지 공동현관문을 열지 못하고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해 누가 봐도 술에 만취한 상태였고 A씨도 이를 잘 인식하고 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A씨도 거듭 인정했듯 피해자가 만취해 출입문 앞에서 A씨와 일부 신체접촉을 한 것을 기화로 피해자 집에 들어가 피해자의 거부 의사를 인식하고도 입맞춤을 시도했다”며 “A씨는 같은 날 출근한 피해자가 강제로 입을 맞추려 했다면서 항의하는 취지로 말하자 이후 거듭 사과하고 용서를 빌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류 판사는 “범행을 부인하고 반성하지 않고 있지만 강제력·유형력의 정도가 매우 강했다고 보이지 않고 추행의 정도도 매우 중하다고 보이지 않는다”며 “A씨도 술에 많이 취해 판단력이 상당히 흐려진 상태에서 범행에 이른 측면이 있고 이미 해임돼 경찰 지위를 상실한 점 등을 고려해 벌금형을 선택한다”고 양형이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