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양평고속道 국정조사 추진...국회의장과 상의할 것"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처가 고속도로게이트 진상규명 특별위원회'(이하 특별위)가 국토교통부가 서울-양평 고속도로 사업 종점 변경을 통해 대통령 처가 일가에 특혜를 주려 했다는 의혹에 대해 국정조사를 실시해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여당인 국민의힘이 국정조사에 반대하고 있는 만큼 다음 주 중 김진표 국회의장을 만나 협의한다는 방침이다.
특별위 공동위원장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국토위) 야당 간사를 맡은 최인호 민주당 의원도 "국토부는 지난번 상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납득할만한 해명을 내놓지 못했다"며 "납득되지 않는 해명, 계속되는 말 바꾸기, 이런 부분에 대해 국정조사를 통해 진실규명을 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 의원은 '여당과의 국정조사 추진에 대한 협의 상황'을 묻는 기자들의 말에 "원내대표 지도부 간의 협의가 잘 진행되지 않고 있고, 국토위 간사 협의에서도 국민의힘 쪽에서는 국정조사를 절대로 못 받아들인다는 입장"이라며 "다음 주에 저희가 국정조사와 관련한 구체적인 추진을 국회의장과 상의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달 27일 국정조사 요구서를 국회에 제출했고, 요구서는 같은 날 국회 본회의에 보고됐다. 요구서 내에는 △대통령 처가 토지 인근으로 종점을 변경한 경위 △예비타당성조사 통과 후 노선변경 과정에서 제기된 제반 절차에 대한 의혹 △대통령 처가를 포함한 특혜 의혹 관련 인물들에 대한 토지 전수조사 등이 주요 조사 대상으로 적시됐다.
국회법상 국정조사 요구서가 본회의에 보고되면 국회의장은 교섭단체 대표 의원과 협의해 조사를 실시할 특별위원회를 구성해야 한다. 조사 참여를 거부하는 교섭단체의 의원을 특위에서 제외할 수 있지만, 민주당은 현재 단독으로 국정조사를 추진하는 방안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 정부·여당의 협조 없이 조사가 순조롭게 진행되기가 어렵고, 국정조사를 강행해 사업이 지체되면 정치적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의원은 이날 "이번 주에 양평군 강상면 병산리 일대를 둘러보고 왔다"며 이같이 밝혔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주 병산리에 위치한 대통령 처가 일가의 땅에 대해 '산비탈 지대'라며 사실상 개발이 불가하다고 주장한 데 대해 반박한 것이다.
이 의원은 해당 지역에 대해 "중부내륙 고속도로를 중심으로 왼쪽에 17개 필지가 있고, 오른쪽으로 남한강에 가깝게 3개 필지가 있다"며 "(원 장관이) 산비탈 땅이라 한 17개 필지를 가보니 산비탈 땅이긴 하지만 일부가 추측건대 도로개설을 위해 필요한 토지매입이나 용도변경을 완료한 상태였다"고 했다.
이어 "이 산비탈 땅에서 남한강 쪽을 바라보면 시야가 탁 트인 채 남한강이 조망됐고, 바로 옆에 고속도로가 지나가지만 소음도 크지 않았다"며 "이미 양평에서 가파른 (지형의) 부지가 이미 전원주택 단지나 여러 시설로 개발되고 있었고, 이 산비탈 땅도 여러 용도로 충분히 개발 가치가 있겠다는 전문가 의견도 들었다"고 말했다.
중부내륙 고속도로를 기준으로 오른쪽에 있는 3개 필지에 대해서도 "전부 (상속받은 것이 아닌) 매입한 토지인데 주변에 높은 건물이 없고, 논밭이 펼쳐져 있고, 야트막한 야산 지형이 중간에 있었다"며 "주변의 차명 보유한 게 아니냔 의혹이 제기되는 토지를 합하면 총면적이 1만6000㎡(제곱미터) 정도 돼 능히 도시개발사업이 가능하게 된다"고 했다.
이 의원은 또 "(해당 지역에서) 제가 직접 중부내륙 고속도로에 올라타는 남양평IC(나들목)까지 가봤는데, 신호가 한 번 걸렸는데도 2분40초 만에 톨게이트에 도달했다"며 "서울-양평 고속도로 종점이 강상면으로 나면 서울로 30분 안에 주파가 가능한 서울-양평 고속도로까지 3분 내지 4분 안에 도달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해당 지역이 수변구역에 있어서 개발이 어렵다는 원 장관 주장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이 의원은 "남한강과 더욱 가까운 수변구역에서도 개발이 이미 많이 이뤄지고 있었다"며 "그리고 이미 대통령 처가 일가는 공흥지구 개발 통해 수질보전 특별대책지구 1권역의 땅임에도 개발 인허가를 받아 아파트 개발을 추진했던 사례가 있고 이 과정에서 공무원과 결탁했다는 게 경찰과 검찰 수사에서 밝혀지고 있다"고 했다.
오문영 기자 omy072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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