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경 앞에서 '김은경 사진' 퍽퍽퍽퍽…노인회장 호통에 눈물 '글썽'
"정신 채려! (퍽) 정신 채리라고! (퍽) 정신 채려! (퍽) 진정성을 갖고 (퍽) 사과도 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하고."
김호일 대한노인회장이 3일 오전 '어르신 폄하 발언'에 대해 사과하러 온 김은경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을 앞에 두고 김 위원장의 사진을 손으로 4차례 때리며 이같이 말했다.
김 회장은 김 위원장을 향해 "볼때기라도 내가 하나 때리고 이래야 우리 노인들이 분이 풀릴 것 같으니까 (하지만) 손찌검을 하면 안 되니까"라며 사진을 내려친 뒤 "이 나라를 위해 고생한 노인들에게 대우하고 대접하는 발언을 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 회장은 "이미지 개선을 위해서 (민주당이) 혁신위원장을 모시지 않았나"라며 "내년 4월이 선거면 혁신위원장이 도움이 돼야지, 노인이 1000만 유권자인데 폄하 발언하면 그게 당에 도움이 되나"라고 지적했다. 이어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 이후 민주당은 노인 폄하 발언을 계속해서 역대(지난 18대) 대통령 선거 때 500만표 이상 차이 났다"며 "이번 사건 수습 안 되면 내년 민주당은 국회의원 하나도 당선 안 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회장의 발언이 끝나자 착잡한 표정을 짓고 있던 김 위원장은 고개를 숙이며 사과했다.
김 위원장이 3일 오전 10시40분쯤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대한노인회를 찾아 '어르신 폄하 발언' 논란에 휩싸인 데 대해 공식으로 사과했다. 논란이 불거진 지 나흘 만이다.
앞서 김 위원장은 지난 7월30일 서울 성동구에서 열린 청년 좌담회 도중 "왜 미래가 짧은 분들이 (젊은 사람들과) 1대1 표 대결을 하느냐"는 아들의 중학생 시절 질문을 소개하며 "되게 합리적"이라고 해 어르신 비하 논란이 일었다. 김 위원장은 당시 "평균 연령을 얼마라고 봤을 때 '자기 나이로부터 여명', '엄마 나이부터 여명'에 따라 비례적으로 투표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해당 질문은) 합리적이지만 민주주의 국가에서 1인 1표 선거권이 있어 (그렇게) 할 수 없다고 (아들에게)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이날 대한노인회를 찾은 김 위원장의 얼굴엔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 김 회장의 발언을 듣는 동안 김 위원장의 양손은 깍지를 낀 채 떨렸고 시선은 아래를 향하고 있었다.
김 위원장은 "제가 많이 서툴러서 (잘못)했던 것이라 말씀드렸다. 사과를 드린다"며 "오늘 정례회의가 오전 10시부터인데 멈추고 서둘러 왔다. 마음 상하게 해드린 것 죄송스럽게 생각하고 마음 푸셨으면 좋겠다는 말씀드린다"고 했다.
이어 김 위원장은 속마음을 이야기하고 싶다며 비공개를 요청했지만 김 회장과 함께 자리에 있던 이형술 대한노인회 부회장, 최창환 대한노인회 부회장, 김종진 대한노인회 상임이사 등이 "국민들이 다 들어야 한다. 기자들이 있을 때 말하라"며 비공개를 거부했다.
그러자 김 위원장은 "(질책에 대해) 뼈아프게 생각한다"며 "2006년 1월 남편과 사별하고 13살, 3살 난 아들을 키웠다. 아이들이 기 안 죽게 하려고 이야기하면 '그래, 그 말도 맞겠구나' 하는 식으로 대화를 유도했다. 그렇게 키워서 말을 열어놓고 대화하는 편이었다"고 발언의 배경을 설명했다.
또 "어머니,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셨다. 어머니께서 48세에, 아버지는 68세에 돌아가시고 시댁 어른들은 남편 사후 18년을 모셨고 지금까지 살아왔다"며 "(발언의) 마음은 순수했는데, 설명의 과정에서 제 딴에는 설명을 잘했다고 한 건데, 이렇게 퍼져나가서 부족한 점이 있었다. 어르신에 대해 공경하지 않는 마음으로 살아본 적이 없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의 해명에도 대한노인회 관계자들 분노는 멈추지 않았다. 최 부회장은 "나이 든 사람들이 뭐를 아느냐는 발상을 했다는 게 잘못됐다는 것"이라면서 "그런 망언과 막말을 하는 게 민주당에 무슨 도움이 되느냐. 그날 (혁신위원장 자리를) 내려놓으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또 기분이 나쁜 건 (대통령이라는 호칭을 붙이지 않고) '윤석열 밑에서'라는 말을 했다는 것"이라며 "위원장은 개인이 아닌 민주당의 혁신을 위해 오신 분이다. 윤 대통령 밑에서 설움을 봤다는 건 이해하지만 '윤석열 밑에서'라는 발언은 적절치 않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위원장은 지난 1일 인천 남동구에서 열린 '인천시민과의 대화'에서 "저는 문재인 대통령 때 금융감독원 부원장으로 임명받았는데 윤석열 밑에서 임기를 마치는 게 엄청 치욕스러웠다"며 대통령 호칭을 뺀 채로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수위 높은 발언을 쏟아낸 바 있다.
최 부회장의 언성이 높아지자 중재에 나선 건 황희 민주당 의원이었다. 황 의원은 "대화를 하다 보면 본인은 그런 뜻이 아닌데 상대방이 잘못 듣는 경우도 있다"며 "백번 잘못하고 죄송하다 하려 찾아왔다. 민주당이 또 이번이 계기가 돼서 어르신과 선배들에 대해 고민하고 신경 쓰는 계기가 되지 않겠냐"고 했다.
이어 "민주당도 이번에 많이 깨우치고 배웠다. 어르신 정책과 예산을 더 촘촘히 할 수 있는 큰 계기가 된 것 같다"며 "오해로 생긴 일이지만 너무나 반성하고 실버 정책, 어르신 정책을 만들 때 더 조심스럽고 정성 들이겠다"고 했다.
대한노인회와 면담을 마치고 나온 김 위원장은 눈물을 글썽였다. 김 위원장은 "전국 노인분들 마음을 아프게 해드린 것에 대해 너무 죄송스럽고 사죄드린다"며 "다시는 앞으로 이렇게 가벼운 언사를 하지 않도록 조심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연거푸 허리를 숙였다.
김 위원장의 발언이 계속해서 구설에 오르는 것에 대해 어떻게 신경 쓸 것이냐는 질문에 김 위원장은 "말을 삼가겠다"며 다시 한번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인 뒤 대한노인회를 빠져나갔다.
박상곤 기자 gone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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