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경 앞에서 '김은경 사진' 퍽퍽퍽퍽…노인회장 호통에 눈물 '글썽'

박상곤 기자 2023. 8. 3. 16:0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the300]
(서울=뉴스1) 국회사진취재단 = 김호일 대한노인회장이 3일 서울 용산구 대한노인회 중앙회에서 노인 비하 발언 논란으로 사과 방문한 김은경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에게 사과를 받고 면담을 하는 중 김 위원장의 사진을 손으로 때리며 분노를 표현하고 있다. 2023.8.3/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정신 채려! (퍽) 정신 채리라고! (퍽) 정신 채려! (퍽) 진정성을 갖고 (퍽) 사과도 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하고."

김호일 대한노인회장이 3일 오전 '어르신 폄하 발언'에 대해 사과하러 온 김은경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을 앞에 두고 김 위원장의 사진을 손으로 4차례 때리며 이같이 말했다.

김 회장은 김 위원장을 향해 "볼때기라도 내가 하나 때리고 이래야 우리 노인들이 분이 풀릴 것 같으니까 (하지만) 손찌검을 하면 안 되니까"라며 사진을 내려친 뒤 "이 나라를 위해 고생한 노인들에게 대우하고 대접하는 발언을 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 회장은 "이미지 개선을 위해서 (민주당이) 혁신위원장을 모시지 않았나"라며 "내년 4월이 선거면 혁신위원장이 도움이 돼야지, 노인이 1000만 유권자인데 폄하 발언하면 그게 당에 도움이 되나"라고 지적했다. 이어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 이후 민주당은 노인 폄하 발언을 계속해서 역대(지난 18대) 대통령 선거 때 500만표 이상 차이 났다"며 "이번 사건 수습 안 되면 내년 민주당은 국회의원 하나도 당선 안 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회장의 발언이 끝나자 착잡한 표정을 짓고 있던 김 위원장은 고개를 숙이며 사과했다.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노인 비하 발언 논란에 휩싸인 김은경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이 3일 서울 용산구 대한노인회 중앙회를 방문해 김호일 대한노인회장에게 사과 후 면담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3.08.03.


김 위원장이 3일 오전 10시40분쯤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대한노인회를 찾아 '어르신 폄하 발언' 논란에 휩싸인 데 대해 공식으로 사과했다. 논란이 불거진 지 나흘 만이다.

앞서 김 위원장은 지난 7월30일 서울 성동구에서 열린 청년 좌담회 도중 "왜 미래가 짧은 분들이 (젊은 사람들과) 1대1 표 대결을 하느냐"는 아들의 중학생 시절 질문을 소개하며 "되게 합리적"이라고 해 어르신 비하 논란이 일었다. 김 위원장은 당시 "평균 연령을 얼마라고 봤을 때 '자기 나이로부터 여명', '엄마 나이부터 여명'에 따라 비례적으로 투표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해당 질문은) 합리적이지만 민주주의 국가에서 1인 1표 선거권이 있어 (그렇게) 할 수 없다고 (아들에게)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이날 대한노인회를 찾은 김 위원장의 얼굴엔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 김 회장의 발언을 듣는 동안 김 위원장의 양손은 깍지를 낀 채 떨렸고 시선은 아래를 향하고 있었다.

김 위원장은 "제가 많이 서툴러서 (잘못)했던 것이라 말씀드렸다. 사과를 드린다"며 "오늘 정례회의가 오전 10시부터인데 멈추고 서둘러 왔다. 마음 상하게 해드린 것 죄송스럽게 생각하고 마음 푸셨으면 좋겠다는 말씀드린다"고 했다.

이어 김 위원장은 속마음을 이야기하고 싶다며 비공개를 요청했지만 김 회장과 함께 자리에 있던 이형술 대한노인회 부회장, 최창환 대한노인회 부회장, 김종진 대한노인회 상임이사 등이 "국민들이 다 들어야 한다. 기자들이 있을 때 말하라"며 비공개를 거부했다.

그러자 김 위원장은 "(질책에 대해) 뼈아프게 생각한다"며 "2006년 1월 남편과 사별하고 13살, 3살 난 아들을 키웠다. 아이들이 기 안 죽게 하려고 이야기하면 '그래, 그 말도 맞겠구나' 하는 식으로 대화를 유도했다. 그렇게 키워서 말을 열어놓고 대화하는 편이었다"고 발언의 배경을 설명했다.

또 "어머니,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셨다. 어머니께서 48세에, 아버지는 68세에 돌아가시고 시댁 어른들은 남편 사후 18년을 모셨고 지금까지 살아왔다"며 "(발언의) 마음은 순수했는데, 설명의 과정에서 제 딴에는 설명을 잘했다고 한 건데, 이렇게 퍼져나가서 부족한 점이 있었다. 어르신에 대해 공경하지 않는 마음으로 살아본 적이 없다"고 밝혔다.

(서울=뉴스1) 국회사진취재단 = 김호일 대한노인회장이 3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한노인회 중앙회에서 '노인 폄훼' 발언 사과를 위해 방문한 김은경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23.8.3/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 위원장의 해명에도 대한노인회 관계자들 분노는 멈추지 않았다. 최 부회장은 "나이 든 사람들이 뭐를 아느냐는 발상을 했다는 게 잘못됐다는 것"이라면서 "그런 망언과 막말을 하는 게 민주당에 무슨 도움이 되느냐. 그날 (혁신위원장 자리를) 내려놓으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또 기분이 나쁜 건 (대통령이라는 호칭을 붙이지 않고) '윤석열 밑에서'라는 말을 했다는 것"이라며 "위원장은 개인이 아닌 민주당의 혁신을 위해 오신 분이다. 윤 대통령 밑에서 설움을 봤다는 건 이해하지만 '윤석열 밑에서'라는 발언은 적절치 않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위원장은 지난 1일 인천 남동구에서 열린 '인천시민과의 대화'에서 "저는 문재인 대통령 때 금융감독원 부원장으로 임명받았는데 윤석열 밑에서 임기를 마치는 게 엄청 치욕스러웠다"며 대통령 호칭을 뺀 채로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수위 높은 발언을 쏟아낸 바 있다.

최 부회장의 언성이 높아지자 중재에 나선 건 황희 민주당 의원이었다. 황 의원은 "대화를 하다 보면 본인은 그런 뜻이 아닌데 상대방이 잘못 듣는 경우도 있다"며 "백번 잘못하고 죄송하다 하려 찾아왔다. 민주당이 또 이번이 계기가 돼서 어르신과 선배들에 대해 고민하고 신경 쓰는 계기가 되지 않겠냐"고 했다.

이어 "민주당도 이번에 많이 깨우치고 배웠다. 어르신 정책과 예산을 더 촘촘히 할 수 있는 큰 계기가 된 것 같다"며 "오해로 생긴 일이지만 너무나 반성하고 실버 정책, 어르신 정책을 만들 때 더 조심스럽고 정성 들이겠다"고 했다.

(서울=뉴스1) 국회사진취재단 = 김은경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이 3일 서울 용산구 대한노인회 중앙회에서 김호일 대한노인회장과 면담을 마친 뒤 취재진 앞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3.8.3/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대한노인회와 면담을 마치고 나온 김 위원장은 눈물을 글썽였다. 김 위원장은 "전국 노인분들 마음을 아프게 해드린 것에 대해 너무 죄송스럽고 사죄드린다"며 "다시는 앞으로 이렇게 가벼운 언사를 하지 않도록 조심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연거푸 허리를 숙였다.

김 위원장의 발언이 계속해서 구설에 오르는 것에 대해 어떻게 신경 쓸 것이냐는 질문에 김 위원장은 "말을 삼가겠다"며 다시 한번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인 뒤 대한노인회를 빠져나갔다.

박상곤 기자 gonee@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