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흘 만에 사과' 김은경, 사퇴설 일축했지만... 혁신은 좌초 위기

우태경 2023. 8. 3.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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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경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이 3일 노인 폄하 논란과 관련해 "제 발언에 대한 여러 비판과 논란에 대해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공식 사과했다.

하지만 당 안팎에서는 김 위원장 사퇴와 혁신위 해체 요구가 커지면서 혁신위가 좌초할 위기에 처했다.

박광온 원내대표 등 민주당 지도부도 김 위원장에 이어 노인회를 방문해 간담회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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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BS 여론조사 70대 이상 지지율 6%P 하락
박광온 등 민주 지도부 노인 복지 입법 약속
당에선 "국민 신뢰 더 잃는 계기... 해체해야"
김은경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이 3일 서울 여의도 민주당 중앙당사 앞에서 사과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30일 청년좌담회에서 "왜 미래가 짧은 분들과 (청년들이) 1대 1로 표결해야 하느냐"라고 말해 노인 폄하 논란이 일었다. 고영권 기자

김은경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이 3일 노인 폄하 논란과 관련해 "제 발언에 대한 여러 비판과 논란에 대해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공식 사과했다. "왜 미래가 짧은 분들과 (청년들이) 1대 1로 표결해야 하느냐"는 발언으로 논란을 자초한 지 나흘 만이다. 하지만 당 안팎에서는 김 위원장 사퇴와 혁신위 해체 요구가 커지면서 혁신위가 좌초할 위기에 처했다.


김은경, 사과 방문한 노인회서 '사진 따귀'

김 위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민주당 중앙당사 앞에서 약식 회견을 통해 "어르신들의 마음을 상하게 한 점에 대해선 더욱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앞으로 이런 상황이 없도록 더욱 신중하게 발언할 것"이라고 사과했다. 이후 대한노인회를 찾아 "어설프게 말씀드린 것, 마음 상하게 한 것 너무 죄송스럽게 생각하고 마음을 푸셨으면 좋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김호일 대한노인회장은 "천만 노인을 대표해서 볼때기라도 때려야 분이 풀릴 것 같다"며 김 위원장의 사진을 면전에서 손바닥으로 여러 차례 내려쳤다.

김호일 대한노인회장이 3일 서울 용산구 대한노인회에서 '노인 비하' 발언을 사과하기 위해 방문한 김은경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 앞에서 김 위원장 사진을 손으로 때리고 있다. 고영권 기자

박광온 원내대표 등 민주당 지도부도 김 위원장에 이어 노인회를 방문해 간담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김 회장은 "여야 정치권이 노인을 등한시하고 어려운 지경에 방치해놓고 있다가 투표권을 왈가왈부하니 노인들이 난리도 아니다. (민주)당을 때려 부숴야 한다고 한다"며 "노인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진정성을 가지고 사과를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박 원내대표는 "가끔 막말로 뜻하지 않게 상처를 주는 발언이 나와서 저희로서도 당황스럽고 안타깝다"며 노인 복지 관련 입법을 약속했다.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3일 서울 용산구 대한노인회 중앙회를 찾아 김호일 회장과 면담을 하고 있다. 이날 박 원내대표는 노인 비하 발언 논란에 휩싸인 김은경 혁신위원장의 발언에 대해 사과했다. 고영권 기자

노년층 지지율 급락... 당내서도 "혁신위 해체해야"

김 위원장의 사과로 논란이 가라앉을지는 미지수다. 내년 총선에 앞서 노년층 표심 이탈을 부르는 설화로 당내에서도 김 위원장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여론 추이도 좋지 않다. 이날 발표된 전국지표조사(NBS)에서도 민주당의 70세 이상 지지율은 11%로 전주보다 6%포인트 하락했다. 민주당 지지율 23%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 수치다. 민주당 의원들이 속한 텔레그램 단체대화방에서도 여러 의원들이 김 위원장 사퇴를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김 위원장은 일각의 사퇴 요구에 대해 "혁신 의지는 그대로"라고 일축했다.

혁신위 리스크에 따른 불신이 커지면서 혁신 동력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한 재선 의원은 "혁신을 하려면 적어도 민주당 의원들의 지지와 신뢰를 받아야 가능할 텐데, 김 위원장이 앞으로 무엇을 할 수 있겠나"라고 말했다. 또 다른 의원은 "혁신위 출범 목적이 국민 신뢰를 회복해서 선거를 승리하자는 것이었는데, 오히려 신뢰를 더 잃는 계기가 됐다"며 "혁신위 해체와 함께 혁신위를 만든 이재명 대표가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당 원로인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도 CBS 라디오에서 "저렇게 설화가 생겼으니 빨리 해체하는 게 (좋겠다)"라고 말했다.

우태경 기자 taek0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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