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이닝 평균 투구 수 14.9개, 한 경기 볼넷 하나 구경하기도 힘들다··· 클래스가 다른 KT 선발의 힘

심진용 기자 2023. 8. 3.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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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교한 제구력으로 팀 상승세를 이끌고 있는 KT 선발투수들. 왼쪽부터 고영표, 윌리엄 쿠에바스, 웨스 벤자민, 엄상백. 스포츠경향DB



KT 고영표는 3일까지 118.2이닝 동안 볼넷 9개만 내줬다. 9이닝당 볼넷(BB/9)이 0.68이다. 한 경기 전체를 던져도 볼넷 1개 허용하는 경우가 좀처럼 없다는 얘기다.

1982년 KBO 원년 이래 규정이닝 기준 0점대 BB/9은 단 1차례도 없었다. 2015년 당시 LG 우규민이 152.2이닝 동안 17볼넷으로 딱 1.00을 기록했다.

고영표의 기록이 워낙 독보적이지만 그뿐 만은 아니다. 최근 KT 선발 투수들의 기록지에서 볼넷이 사라졌다. 지난달 28일 NC전부터 2일 SSG전까지 5연승을 달리는 동안 KT 선발 투수가 내준 볼넷은 딱 2개다. 29일 배제성과 30일 웨스 벤자민이 각각 6.1이닝과 6이닝을 던지며 볼넷 1개씩을 기록했다. 엄상백과 고영표, 윌리엄 쿠에바스는 모두 6이닝 이상 던지면서도 단 1차례 볼넷을 내주지 않았다. 28일 NC전에서 엄상백이 6이닝 2실점을 기록했고, 1일 고영표와 2일 쿠에바스는 SSG를 상대로 각각 8이닝과 7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올 시즌 KT 선발진의 BB/9은 2.37, 리그 최저다. 고영표(0.68)를 필두로 쿠에바스(1.94), 엄상백(2.41), 벤자민(2.78)까지 4명이 리그 선발 평균선(3.11) 아래다.

7월 들어서는 기록이 더 좋아졌다. 고영표가 7월부터 35.2이닝 무볼넷을 이어가고 있고, 벤자민과 엄상백도 BB/9을 2개 이하로 떨어뜨렸다. 벤자민이 27이닝 동안 3볼넷으로 1.00, 엄상백이 19.2이닝 동안 4볼넷으로 1.83이다. 이 구간 선발진 평균 BB/9은 1.78이다.

7월 이후 KT 선발진 투구 지표 (스포츠투아이)



볼넷으로 인한 ‘공짜 출루’가 없으니 투구 효율은 자연히 올라간다. 7월 이후 KT 선발의 이닝당 투구 수가 14.9개다. 리그 평균(16.9개)과 비교하면 한 이닝에 2개씩 공을 덜 던졌다. 한 경기로 환산하면 다른 팀 투수들보다 평균 20개 가까이 공을 덜 던지고 있는 셈이다.

볼넷을 안 주려고 억지로 존 안에 공을 집어넣다 장타를 허용하는 게 드문 일은 아니지만, KT와는 관계가 없다. 7월 이후 KT 선발의 피장타율이 0.299로 압도적인 리그 1위다. 이 구간 리그 평균이 0.372다. 2번째로 기록이 좋은 키움도 0.351이다.

선발들이 거의 매일 볼넷 없이 완벽한 피칭을 하니 불펜 부담은 줄고, 야수 집중력은 올라간다. 선순환이다. 7월 이후 15승 6패로 승률 0.714, KT 대폭주의 원동력은 ‘클래스가 다른’ 선발진의 힘이다.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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