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OECD 병상수 1위… "너무 많아, 의료비 폭발적 증가할 것"
한국의 병상 수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게 과다한 병상 수는 과잉 의료를 부추겨 의료비 급증을 불러올 수 있다는 지적이다. 현재 수도권에 9개의 대학병원 분원 설립이 추진되고 있는데 이 경우 6600개의 병상이 생겨나고 연간 2조4810억원의 의료비가 추가로 발생할 것이란 전망이다. 수도권 의료 쏠림 현상도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 차원의 병상 총량 관리 체계가 도입돼야 한다는 제언이다.
3일 이종성 국민의힘 의원이 국회도서관에서 개최한 '병상자원의 적정한 관리방안 마련 및 수도권 대학병원 분원 설립 문제 대응을 위한 국회 토론회'에서 우봉식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원장이 '지속 불가능한 병상수급정책 현황과 대안'을 주제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0년 기준 한국의 병상 수는 인구 1000명당 12.7개로 OECD 국가 중 1위다. OECD 평균 4.3개 대비 약 3배다. 한국과 의료 체계가 비슷한 일본의 병상 수 12.6개보다도 많다.
우봉식 원장은 "노인 인구 비율이 18.5%인 한국이 29%인 일본을 추월했다는 거는 굉장히 큰 심각성을 갖고 봐야 한다"며 "건강보험정책에서 자원의 핵심은 병상인데 이 계획이 없었다는 것을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미 과다한 병상으로 의료비 지출이 늘어난 상태라는 설명이다. 우 원장은 "병상 자원 관리가 안 된 효과가 지표로 나타난다"며 "국내총생산(GDP) 대비 경상의료비가 OECD 평균은 2010년 8.7%에서 2019년 8.8%로 유사한데 한국은 5.9%에서 8.2%로 급증해 건보 재정의 위기를 부추기고 있다"고 했다. 이어 "일본은 노인인구비율이 25.1%인 2013년 GDP 대비 의료비 비율이 10.8%인데 한국은 노인비율이 20.3%인 2025년에는 10.8%, 25.0%가 되는 2030년에는 14.2%로 급증할 것으로 추산된다"고 덧붙였다.
우 원장은 "특히 2015~2020년 상급종합병원의 요양급여비용이 166.1%, 종합병원은 168.2% 급증했다"며 "2017년 건보 보장성 강화 정책, 일명 '문재인 케어' 시행 이후 요양급여비가 급증했다"고 봤다.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은 현재도 과잉 공급 상태라는 판단이다. 일본의 상급종합병원·종합병원 병상수 비율은 2015년 기준 15.48%이고 2025년 목표치가 10.92%인데 2019년 한국은 21.36%로 과다하다는 것이다. 상급종합병원·종합병원 진료비 점유율도 한국이 43.6%로 2015년 일본이 24.4%였던 것 대비 과도하게 높다고 했다.
그런데 최근 수도권에 추가로 9개의 대학병원 분원 설립이 추진되고 있어 과잉 의료와 지역 쏠림 현상을 가속화할 것으로 우려했다. 우 원장은 "상급종합병원의 1병상당 연간 매출은 3억7500만원, 종합병원은 1억5000만원인데 수도권에 대학병원 분원이 설립되면 6600병상이 증설된다"며 "이 경우 2조4810억원의 요양급여비가 발생하게 되고 지역 중소병원은 몰락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에 일본처럼 질환 시기에 따른 기능 중심의 병상총량제로 의료이용체계를 개편해야 한다고 했다. 우 원장은 "일본은 기능에 따라 병상을 관리하고 기능에 맞지 않으면 병상 인허가를 내주지 않고 있는데, 한국은 병상 계획이 없다"며 "병상총량제를 즉시 시행하고 6600병상 신설을 당장 중지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일차의료 중심으로 의료 돌봄체계를 확립해야 한다"며 "다양한 의료기관이 지역 노인을 떠받치는 구조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곧 제3기 병상수급 기본시책을 시행하고 지자체와 함께 병상 자원 관리와 지역의료체계의 개선을 위해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라며 "병상 관리 체계구축을 위한 법·제도 개선 및 정책적 노력도 신속히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미주 기자 beyon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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