잼버리 환경 논란 "딱딱한 바닥서 어떻게 자나" vs "호캉스 아니다"

유승훈 기자 이지선 기자 2023. 8. 3.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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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한 위생적으로 기본을 갖추고 야영시켜야"
"즐겁게 생활하는 아이 모습에 주변 부러워하기도"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대회에 참가한 대원들의 모습.2023.8.3/뉴스1

(부안=뉴스1) 유승훈 이지선 기자 = 12일 여정 중 3일차를 맞은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대회를 두고 운영 방식에 대한 불만이 곳곳에서 제기되고 있다. 주최 측의 편의 제공에 문제가 있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는 것이다. 왜 하필 이 더운 계절에 대회를 개최했느냐는 원초적 불만까지 나온다.

반면 일각에선 이른바 '스카우트 정신'을 강조하며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즐겁게 생활하는 대원들의 모습이 드러나지 않아 아쉽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3일 뉴스1 취재에 따르면 실제 중학생 아들을 잼버리에 보냈다는 학부모 A씨는 3일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요즘 애들이 얼마나 귀하게 자랐는데 아무리 잼버리 정신이라지만 최소한 위생적이고 깨끗하게 해주는 등 기본은 갖추고 야영을 시켜야 되지 않는가"라고 분노했다. 또 "팔레트가 딱딱해 애들이 어떻게 자느냐"고도 말했다.

이어 더위나 끊임없이 달려드는 모기 등 벌레, 행사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사전 정보가 없는 점, 잡초, 먹거리 부족, 화장실·샤워장 위생 불량 등 모두 문제투성이라고 주장했다.

현재 SNS 등에는 잼버리 운영과 관련한 각종 불만 및 문제 제기와 함께 대회 중단·축소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특히 2일 밤 개최된 개영식에서 140여명에 가까운 온열질환·부상자가 대거 발생하자 이들의 주장은 더 거세지고 있다.

페이스북 등에는 "아이들이 지금은 좋은 정신력으로 있는 것처럼 보이긴 하지만 내 아들의 꿈이 이런 악몽으로 변해버린 것에 마음이 상한다", "음식 제공이 지연되고 샤워 시설과 그늘이 부족하다", "수도 시설이나 와이파이가 열악하다"는 등의 불만이 올라오고 있다.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대회에 참가한 대원들이 수돗가에서 더위를 식히고 있는 모습.2023.8.3/뉴스1

반면 잼버리는 일반 여행이나 관광의 성격이 아닌 만큼 '스카우트 정신'에 입각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역대 치러진 잼버리대회에서도 이 정도 불편은 있어왔고, 잼버리대회가 지닌 정체성에 대한 이해와 존중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새만금 잼버리에 참석한 한 한국 스카우트 지도자는 "개영식 밤 날씨는 시원했고 모기도 별로 없었지만 VVIP가 참석한다고 검색을 강화하면서 입장 지연이 되며 지친 것"이라며 "인원 5만명이 밀집해 갑작스럽게 작은 도시가 생긴 건데 변수가 왜 없었겠느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장에서 대원들은 생각보다 잘 즐기고 버티고 있으니 외부에서 맥빠지게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힘든 걸 이겨내야 성장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 한국인 학부모는 "관광이나 호캉스 보낸 거 아니고 야영을 통해 스스로 성취하는 기쁨을 느끼도록 잼버리에 참가하게 된 것"이라며 "지내는 걸 보니 친구들과 잊지 못할 추억을 쌓으며 즐겁게 잘 지내고 있는데 이런 부분은 강조되지 않는 것 같아 아쉽다"고 전했다.

또다른 학부모 역시 "아이가 힘들긴 하지만 체험도 많고 너무 재미있다고 전화가 왔다"며 "주변에서 잼버리를 몰랐던 사람들이 오히려 다음번 잼버리에는 나도 아이를 보내고 싶다고 부러워하기도 한다"고 했다.

한 자원봉사자 대원은 "편의점이나 시설들이 텐트와 멀리 떨어져 있는 경우도 있고 가까운 경우도 있다"며 "전기 사용이나 더위 문제 등 크고 작은 불편 사항들이 있겠지만 현재까지는 대체로 함께 있는 대원들과 서로 도움을 주고 받으며 즐겁게 생활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다른 참가자는 "4만명 넘는 인원이 있다보니 앞서 열린 북미 잼버리나 일본, 스웨덴 잼버리 기간에도 온열질환자나 크고 작은 부상자가 많이 나왔었다"며 "늘 전세계 청소년들의 여름 방학 기간을 맞아 잼버리 대회가 열리기 때문에 피할 수 없는 부분이기도 하고 그만큼 대비도 잘 돼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세계스카우트 잼버리는 세계스카우트연맹이 4년마다 주최하는 지구촌 최대 청소년 야영 축제이자 문화 교류 행사다. 8월1일부터 12일까지 여의도 3배 면적(8.84㎢) 새만금 개활지에서 열린 전 세계 158개국 4만3225명이 참가한다.

letswin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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