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청 “7조8천억원대 ‘미니 이지스함’ 사업 특혜 주려 규정 삭제한 적 없다”

경찰, KDDX 사업 입찰 비리 의혹으로 방사청 고위관계자 수사

HD현대중공업이 개발 중인 미니 이지스함인 차세대 한국형 구축함(KDDX) 모형. 연합뉴스

방위사업청은 경찰이 ‘미니 이지스함’으로 불리는 7조8000억원대의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사업자 선정 과정을 수사하고 있는 것과 관련, 특정 업체에 특혜를 주기 위해 규정을 바꾼 적이 없다고 밝혔다.

현재 KDDX 사업 수주전을 둘러싸고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옛 대우조선해양) 간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가운데 각종 특혜 시비등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최경호 방사청 대변인은 3일 국방부 정례브리핑에서 일부 언론에서 ‘2020년 5월 한국형 차기 구축함 사업 기본설계 입찰 전 특정 업체에 특혜를 주기 위해 보안 감점 관련 규정을 삭제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것과 관련해 "삭제한 바가 없다"고 반박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중대범죄수사과는 HD현대중공업이 KDDX 사업자로 선정되는 과정에서 입찰 특혜를 준 혐의로 방사청 고위 관계자 A 씨를 입건해 수사 중이다.

당시 현대중공업은 경쟁업체인 대우조선해양을 0.056점 차이로 제치고 사업자로 선정됐는데 경찰은 A씨가 현대중공업에 유리하게 입찰 관련 규정을 바꾼 정황과 관련해 수사에 들어갔다. 보안 사고를 낸 업체에 감점을 주도록 한 규정을 삭제해 현대중공업에 특혜를 줬다는 것이다.

한화오션이 최근 선보인 차세대 한국형 구축함(KDDX) 모형. 연합뉴스

방사청은 2019년 9월9일 보도자료에서 "민관규제개선추진단의 제언을 받아들여 보안사고 감점을 축소(최대 -3점→ 최대 -1.5점)하고, 평가 대상 기간도 최근 2년에서 1년으로 완화했다"며 "과도한 진입장벽으로 작용하는 보안사고 배점을 축소해 보다 많은 경쟁력 있는 업체들이 입찰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2021년 3월과 12월, 2022년 12월 등 3차례 개정을 거치면서 지금처럼 감점이 적용혐의와 인원에 따라 커져 -1.8점으로 강화됐으며, 적용기간도 3년으로 늘어나는 등 처벌 강화 쪽으로 점차 바뀌었다.

최 대변인은 그동안 보안사고 감점 규정이 여러 차례 바뀌었다는 지적과 관련해 "한쪽에서는 처벌이 너무 강하다며 완화하자는 측면이 있고, 또 한쪽에서는 보안사고가 발생했을 때 엄벌해야 한다는 측면이 있다"며 국회 요구나 기관 권고에 따라 규정을 바꿔왔다고 설명했다.

정충신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