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판 해리포터' 작가 "읽을 때마다 새로운 느낌 주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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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이 하나 있는데요. 마지막 장면에서 '폭풍우 치는 밤에'라는 대사가 정확히 등장했나요? 한국어라 정확히 알아듣지 못했습니다."
일본의 동화 작가 기무라 유이치(75)는 지난 2일 자신의 동화 '가부와 메이 이야기'를 각색한 뮤지컬 '폭풍우 치는 밤에'를 관람한 뒤 기자에게 작품의 완성도를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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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 각색한 뮤지컬 관람차 내한…"공연될 때마다 감동"
(서울=연합뉴스) 최주성 기자 = "질문이 하나 있는데요. 마지막 장면에서 '폭풍우 치는 밤에'라는 대사가 정확히 등장했나요? 한국어라 정확히 알아듣지 못했습니다."
일본의 동화 작가 기무라 유이치(75)는 지난 2일 자신의 동화 '가부와 메이 이야기'를 각색한 뮤지컬 '폭풍우 치는 밤에'를 관람한 뒤 기자에게 작품의 완성도를 확인했다.
해당 대사가 등장했다는 답변을 듣고 난 뒤 안도하는 모습에서 작품에 대한 애정이 느껴졌다.
동화 '가부와 메이 이야기' 시리즈는 작가를 상징하는 대표작이다. 1994년 출간된 뒤 일본에서 250만부의 판매고를 올린 베스트셀러로, 1995년 산케이 아동 출판 문화상 등을 받았다. 2000년에는 초등학교 4학년 일본어 교과서에 등재되는 등 필독서로 자리를 잡으며 '일본판 해리포터'라는 별명도 얻었다.
폭풍우를 피해 동굴로 몸을 숨긴 늑대 가부와 염소 메이가 비밀스러운 우정을 키워나가는 이야기를 7권에 걸쳐 그린다. 국내에서는 시리즈 중 1권의 제목인 '폭풍우 치는 밤에'로 처음 소개됐고 뮤지컬 역시 해당 제목을 사용했다.
공연장인 서울 성신여자대학교 운정그린캠퍼스에서 만난 기무라 작가는 "동화가 과거 연극이나 애니메이션으로 각색된 적은 있지만 뮤지컬로 무대에 오르는 것은 처음"이라며 "기대가 컸던 만큼 걱정이 많았던 것도 사실이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배우들이 나이가 어린데도 수준 높은 공연을 보여줘서 감사했다"며 "무대 장치와 영상 덕분에 배우가 등장하기 전부터 멋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기무라 작가는 자신의 동화가 무대에 오를 때마다 새로운 작품이 탄생한다는 느낌을 받는다고 한다. 외국어로 진행돼 대사를 알아듣지 못하는 경우에도 작품을 관람하고 있다.
그는 "이탈리아에서 '가부와 메이 이야기'를 1인극으로 연출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도 직접 가진 못했지만 작품을 찾아봤다"며 "동화가 무대에 오르는 것을 볼 때마다 항상 감동하고 울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고 말했다.
작가는 약 30년 전 발간된 책이 오랜 시간 사랑을 받는 이유에 대해 읽을 때마다 책에 대한 해석이 달라지기 때문이라고 평했다.
그는 "우리가 누군가와 만남을 이어갈수록 새로운 느낌을 받는 것처럼 책도 살아있다는 인상을 준다"며 "어릴 때 읽으면 단순히 염소와 늑대가 만나는 이야기라고 생각하지만, 어른이 읽으면 금지된 만남에 대한 이야기라고 생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보는 시각에 따라 인종 간의 갈등, 차별에 대한 이야기로도 읽을 수 있어 어른도 재밌게 읽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가부와 메이 이야기'는 우연한 계기로 한국에서도 인기를 끌었다. 2013년 소지섭과 공효진이 주연한 TV 드라마 '주군의 태양'에 동화책의 표지와 내용이 등장한 것을 계기로 국내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정작 작가는 책이 한국에서 사랑을 받는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다고 했다.
"어느 날 한국으로부터 책의 인세가 들어오길래 확인해보니 드라마에 나왔다고 하더라고요. 드라마의 중심이 되는 내용도 아니었는데 많은 분이 책을 찾아주셨다는 소식에 놀랐어요."
기무라 작가는 한국과의 인연을 이어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내년 '가부와 메이 이야기'의 출간 30주년을 기념해 새로운 동화를 출간할 예정이다.
그는 "가부와 메이가 모두 등장하는 이야기로 현재 원고를 완성한 상태"라며 "일본에서 책을 출판하고 나면 한국 출판사에서도 연락이 오지 않을까 싶다. 내년에도 한국 팬들을 만날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cj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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