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인보다 車가 좋아요”…내 마음 알아주는 ‘관심법 제왕’ 콘티넨탈 [왜몰랐을카]

최기성 매경닷컴 기자(gistar@mk.co.kr) 2023. 8. 3.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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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티넨탈, 운전자와 교감하는 車 개발
운전 심리 파악 위해 심리학자도 투입
운전자가 항상 중요한 정보를 놓치지 않도록 지능적으로 지원하는 디스플레이 솔루션 ‘샤이테크 디스플레이’ [사진출처=콘티넨탈]
“애인보다 낫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을 알아주고 대접해주는 사람에게 끌린다. 자동차도 마찬가지다. 자신을 알아주고 대접해주고 돋보이게 만들어주는 차에 기꺼이 돈을 지불한다.

자동차 브랜드들은 시각, 청각, 촉각 등 오감을 통해 감성 품질을 높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자동차 기술 발전으로 비슷한 가격대에서는 비슷한 성능을 보이자 소비자들이 성능보다 자신을 알아주고 돋보이게 만들어주는 감성 품질을 중요한 구매 기준으로 여기고 있기 때문이다.

운전할 필요가 없어 차가 바퀴달린 스마트폰·오피스·호텔이 되는 자율주행 시대에는 운전자를 돋보이게 만들어주는 수준을 넘어 운전자를 특별한 존재로 만들어주는 감성 품질이 중요해진다.

오감 만족을 넘어 육감(六感)도 충족시켜줘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운전자와의 ‘교감’이 선행돼야 한다. 운전자와 교감하려는 차를 만들려면 사람 심리를 알아야 한다.

운전자에게 필요한 것을 제공하는 수준을 넘어 운전자가 원하는 것과 원할 것을 미리 파악해야 하기 때문이다. 궁예 ‘관심법’(觀心法)의 ‘긍정적 계승’이 필요하다.

교통 심리학자들이 테스트를 진행한 인터랙티브 HMI [사진출처=콘티넨탈]
글로벌 기술기업인 콘티넨탈은 운전자와 차가 오감을 넘어 육감적으로 교감할 수 있도록 ‘관심법 기술’에 공들이고 있다.

휴먼 머신 인터페이스(HMI) 설계자와 인적 요소 연구자는 물론 심리학자까지 투입해 관심법 능력을 향상시키고 있다. 심리학은 운전자의 요구사항을 이해할 수 있는 지식과 방법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구이도 메이어-아렌트(Guido Meier-Arendt) 콘티넨탈 휴먼 머신 인터페이스(HMI) 수석 엔지니어는 “사람들이 5년에서 10년 후에 커뮤니케이션,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모빌리티 솔루션에서 무엇을 원하고 필요로 하며 기대할 것인지를 예측하는 것이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모든 개발의 첫 번째 단계는 사용자 요구를 이해하는 것”이라며 “콘티넨탈은 사람들이 스스로 설명할 수 없을지라도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를 파악하고 HMI 비전 개발에 활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오즈의 마법사’에 심리학자까지
콘티넨탈이 선보인 레이다 센서 [사진출처=콘티넨탈]
콘티넨탈 전문가들은 인기 있는 가전제품 및 비디오 게임 등을 통해 현재의 트렌드를 파악하고 문화적·사회학적·인구통계학적 요인을 분석한다.

이를 감안해 어떤 솔루션이 미래에 모바일 생활을 더 안전하고, 편리하며 효율적으로 만들 것인지에 대한 초기 아이디어를 얻고 있다.

심리학은 사용자 요구 및 기대를 분석하고 이해한 뒤 새로운 시스템을 개발하는 데 활용된다.

콘티넨탈의 개발자들은 새로운 제품의 효과에 대한 현실적인 피드백을 위해 사내 심리학자들과 협력, ‘오즈의 마법사’라 불리는 차량을 사용해 다양한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오즈의 마법사 조수석 커튼 뒤에는 오른손잡이 콘티넨탈 엔지니어가 차량을 운전하고 있지만, 테스트 대상자에게는 자율주행하는 차량을 운전하고 있다고 말한다.

사용자들의 행동은 믿을 수 없을 만큼 실제처럼 보이는 자율주행으로 테스트되고 기록된다.

시험 대상자들은 전화를 걸고, 문자 메시지를 타이핑하고 먹고 마시며 심지어 뒷좌석으로 몸을 돌리도록 지시를 받는다.

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모든 사용자 상태에 대해 지능형 모니터링 및 HMI 시스템에서 적합한 응답을 생성하도록 알고리즘을 훈련시켰다.

예를 들어 운전자의 머리가 뒤로 돌면 시트가 진동해 경고 디스플레이를 볼 수 있도록 주의를 끌거나 오디오 경고 신호가 재생된다.

집중 심리 면접에서는 어떤 상황에서 어떤 피드백이 가장 안전하고 편안하게 느껴지는지를 조사한다.

보행자 및 자전거 이용자와 자율주행차 및 배달 로봇과의 상호작용에 대한 실험도 진행한다.

콘티넨탈의 인적 요소 조사원이자 심리학자인 세바스찬 빠이서(Sebastian Weiss)와 그의 팀은 실험 대상자들에게 가상현실 안경을 쓰도록 지시한다.

인공적이지만 현실적인 거리 풍경에서 가상 차량에는 다양한 경고등 시스템이 장착됐다.

때때로 경고등이 후드에서 녹색 또는 빨간색으로 빛나고, 때로는 차량 주위에 조명이 부착되거나 또 다른 경우에는 조명이 전혀 사용되지 않는다.

콘티넨탈은 이를 통해 사람들은 자율주행차량과 어떻게 상호 작용하는지, 어떤 신호가 사람들이 길을 건너도록 부추기거나 멈추게 하는지, 트럭에 가려진 자전거 탑승자도 인지할 수 있는지? 배달 로봇과 같은 다른 모빌리티 솔루션에도 적용될 수 있는지 등에 대한 해답을 찾는다.

사람과 육감적으로 교감하는 차량 기술
콘트넨탈은 사람과 공감할 수 있는 기술 을 개발하기 위해 심리학까지 동원한다. [사진출처=콘티넨탈]
콘티넨탈은 사람과 오감을 넘어 육감적으로 교감하는 차량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다양한 테스트와 심리조사를 실시한다. 그 결과는 새로운 HMI 솔루션 설계에 반영한다.

이 단계에서 콘티넨탈의 사용자 경험 및 인터랙션 디자인 수석인 요첸 묄러(Jochen Möller)와 같은 전문가가 참여한다.

묄러 수석은 “콘티넨탈의 목표는 사용자에게 실질적인 가치를 창출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능형 디스플레이를 통해 차 내부에서 결제를 하는 기술은 실용적일 수 있다”면서도 “긍정적인 사용자 경험을 위해서는 인테리어 마감이나 버튼 등을 통해 사용자의 기분을 좋게 만들어주는 감정적인 부가가치 창출도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묄러 팀이 개발한 기술은 사용자 테스트를 통해 평가받는다. 심리학자들은 테스트에 참여한 사용자들의 관심도를 파악한다. 관심도는 개발 성공 가능성을 나타내는 지표가 된다.

콘티넨탈은 개발 성공 가능성을 파악하기 위해 기술관련 어워드에도 참여한다. 콘티넨탈이 최근 개발한 운전자 식별 디스플레이는 ‘차량 기술 및 차량 고도화’ 부문에서 CES 혁신상을 수상했다.

세계 최초의 차량 내부용 자동차 디스플레이로 비접촉식 보안 사용자 인증을 가능하게 하고 자동차의 편의성을 향상시킨다는 평가를 받았다.

심리학을 적용해 개발한 콘티넨탈의 디스플레이 솔루션과 곡선형 울트라 와이드 디스플레이는 독일에서 열린 디자인 어워드에서 인정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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