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이렇게 더운데 누가 와"…손님 뚝 끊긴 대구 서문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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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만큼 장사가 잘 안된다. 이러다 곳 없어질 것 같다."
3일 오전 11시께 대구 중구 서문시장에서 과일가게를 운영하는 김모씨(60)는 "코로나19 이후 경제 형편이 어려운데다 날이 더워 장 보러 나오는 사람이 없어도 너무 없다"며 "예전만큼 장사가 잘 안된다"고 하소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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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러 재료 적게 준비…얼음 비용 만만치 않아
[대구=뉴시스] 이상제 기자 = "예전만큼 장사가 잘 안된다. 이러다 곳 없어질 것 같다."
3일 오전 11시께 대구 중구 서문시장에서 과일가게를 운영하는 김모씨(60)는 "코로나19 이후 경제 형편이 어려운데다 날이 더워 장 보러 나오는 사람이 없어도 너무 없다"며 "예전만큼 장사가 잘 안된다"고 하소연했다.
이날 대구의 최고기온은 36도를 기록했고 일주일째 폭염경보다. 이어지는 무더위 속 서문시장 오후는 장을 보러온 사람을 손에 꼽을 정도다.
과일·채소 가게를 운영하는 상인들 얼굴엔 근심이 가득했다. 특히 물건을 판매하는 전통시장 특성상 물건을 제때 팔지 못하면 폐기해야 하는 경우도 생겨 손해가 더 크다고 하소연한다.
40년째 채소가게를 운영하는 A(70·여)씨는 "더운 날씨 속 그날 장사를 위해 가져온 물건을 팔지 못하면 금방 상해 그대로 버려야 한다"며 "어제는 무 한 단을 그대로 버렸다"고 토로했다.
이어 "재래시장이 옛날에는 장사가 잘됐는데 요즘엔 잘 안된다. 이러다 곳 없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
상인들은 파라솔과 우산으로 그늘을 만들었고, 부채나 선풍기 등 각자의 방식으로 더위를 피했다.
생선을 파는 한 상인은 의자에 앉아 신고 있던 장화를 벗고 땀에 젖은 양말을 말리며 생선의 신선도를 유지하기 위해 준비한 얼음을 자기 몸에 갖다 대기도 했다.
오후가 돼도 손님은 보이지 않았다. 상인들은 연일 낮 최고기온이 35도에 육박하는 찜통더위에 흐르는 땀을 닦으며 언제 올지 모르는 손님을 그저 기다릴 뿐이었다.
폭염에 상하기 쉬운 물건을 취급하는 생선가게 상인들은 걱정이 더 깊다. 생선의 신선도를 유지하기 위해 얼음을 자주 갈아주자니 얼음 구매비용이 만만치 않다.
이어지는 불볕더위에 찾는 손님도 없어 전보다 판매 물량을 적게 준비한다는 상인도 있었다.
수십 년째 제수용 생선 장사를 하는 김서현(50·여)씨는 "코로나19부터 사람들이 안 모이기 시작하며 제사와 모임 등이 줄어든 상황에 날도 덥다 보니 장사가 잘 안된다"며 "재료를 전보다 일부러 적게 준비하고 있다"고 한탄했다.
반면 시원한 에어컨 바람을 쐴 수 있는 시장 내 고객 쉼터나 지하상가에는 인파가 몰렸다.
시장에서 만난 박민경(23·여)씨는 "SNS를 통해 보게 된 맛집에서 친구와 함께 점심을 먹기 위해 서문시장을 잠시 찾았다. 밥만 먹고 시원한 쇼핑몰이나 카페로 빨리 들어가고 싶다"며 발걸음을 재촉했다.
황선탁 서문시장상가연합회장은 "긴 장마와 폭염으로 채소 물가가 오른 데다 휴가철과 겹쳐 상인들이 더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kin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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