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일본 BOJ, 통화완화 축소로 전환…캐리 트레이드 영향은 '미미'
[아이뉴스24 고종민 기자] 일본 중앙은행(BOJ)이 통화완화 축소로 정책방향을 틀고 있다. 하지만 시장에선 엔캐리 트레이드(낮은 금리의 엔화 자금을 차입해 높은 금리의 미국 등 해외시장 투자) 위축이 미미할 것으로 예상한다.
BOJ의 정책 금리 방향은 미국 금리 차이에 따라 엔케리 트레이드 자금의 큰 흐름에 영향을 주고, 이는 국내 증시에도 영향을 미치는 변수 중 하나다. 실제로 엔케리 트레이드 자금이 한국을 비롯해 미국을 중심으로 해외 채권을 사들이며, 금융 시장에 영향을 끼쳐왔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일본은행(BOJ)은 지난달 27∼28일 열린 통화정책회의에서 장단기 금리 목표를 단기금리 (당좌예금 잔액 정책금리) -0.1%, 장기금리(국채 10년 금리) 0%를 그대로 유지하기로 만장일치로 결정했다.
다만 10년 국채 금리 목표치를 ±0.5%로 유지하되, 금융시장 상황에 따라 이 목표를 일부 초과하더라도 용인하며 유연성을 부여하기로 했다. 국채 10년 매입금리가 0.5%에서 1.0%로 확대된 셈이며, 실질적인 국채 10년 금리 등락 범위 상단은 0.5%에서 1.0%로 상승했다.
또한 국채금리가 1%를 초과할 경우, BOJ가 시장에 개입할 것이라는 의지를 드러냈다.
이 같은 기조는 BOJ의 6월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부터 엿볼 수 있었다. 전일 BOJ가 공개한 6월 금융정책결정회의 요약본에 따르면 정책 심의 위원들은 현재의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유지해야 한다는 데 동의하면서도 7월 정책 변화 가능성을 시사했다. 특히 한 위원은 수익률곡선통제(YCC) 정책의 조속한 수정을 주장하면서 정책 변화 가능성을 주문했다.
시장의 해석은 금리 변동성을 키우더라도 급격한 충격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을 내리고 있다.
김지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BOJ의 긴축 행보는 향후 계속되겠으나 금리를 상승시키는 요인이라기보다 금리 하락 속도를 늦추는 요인 정도”라며 “남은 하반기에도 BOJ 의 긴축 속도는 매우 느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BOJ 의 결정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은 인플레이션을 제외한다면 엔화 약세”라며 “굳이 빠르게 조정을 거치지 않는 이유는 아마도 미국 긴축이 끝나가고 있기 때문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 시점에서 주목받는 포인트는 엔캐리 트레이드다. 금융시장은 엔캐리 트레이드 위축을 경계한다.
안재균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본의 해외 장기채권 투자 잔액은 2023년 1분기 약 2.2조달러에 달하며, 절반 이상이 미국에 집중됐다”며 “국가별 채권 잔액에서 일본 비중이 일부 아일랜드(15%), 호주(12%), 네덜란드(11%) 등에서 10% 를 넘어가 엔캐리 자금 이탈 시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일본 물가 상방 리스크가 작년말 대비 완화됐다”며 “또 역사적으로 엔캐리 트레이드 주요 변수는 해외 금리 흐름이며, 긴축 후반부 인식 속에 시장금리가 정점을 기록하면(2019년, 2023년) 내외 금리 차 축소에도 대외 채권투자는 유지된다”고 강조했다.
앞으로 주목할 점은 일본 통화 정책 정상화 속도와 미국 금리의 변화다. 일본 통화정책 변화는 장기간 누적된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 가능성으로 연결된다.
안 연구원은 “해외시장별로 엔캐리 자금 규모의 정확한 추정은 어려우나 미국 국채를 보유하고 있는 외국인 중 일본이 단일 국가 기준으로 가장 많다(약 15%)는 점에서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다”며 “일본 통화정책 정상화는 일본 국채 금리 상승뿐만 아니라 미국 중심으로 글로벌 국채 금리 상방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엔케리 트레이드는 통상 금리가 낮은 나라의 통화로 금리가 높은 나라의 채권, 주식을 사서 환차익을 얻으며, 두가지 요건이 충족해야 한다. 두가지 요건은 낮은 금리와 엔화 약세의 지속성이다.
대표적인 엔캐리 트레이드 활성화 시기는 지난 2005~2007년이다. 2007년 당시 일본 기준금리는 0.5% 였으며 유럽중앙은행 금리는 4%, 미국은 5.25%로 금리차이가 두드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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