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스타 싹쓸이'···빅리그 될까, 中의 길 갈까 [서재원의 축덕축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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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일머니를 앞세워 세계 골프계를 뒤흔들었던 사우디아라비아가 이제는 세계 축구의 거물급 스타들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이고 있다.
LIV 골프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를 사실상 굴복시킨 것처럼 사우디 프로페셔널 리그(SPL)도 목표했던 세계 10대 리그 진입에 성공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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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초 호날두 영입 세계 이목 집중
벤제마·헨더슨 등 줄줄이 데려와
"팬들 흥분···세계 10대 리그 목표"
임금 체불·종교·인권 등 문제 여전
'내실화 뒷전' 中도 10년만에 몰락
오일머니를 앞세워 세계 골프계를 뒤흔들었던 사우디아라비아가 이제는 세계 축구의 거물급 스타들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이고 있다. LIV 골프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를 사실상 굴복시킨 것처럼 사우디 프로페셔널 리그(SPL)도 목표했던 세계 10대 리그 진입에 성공할 수 있을까. 아니면 10년 전 중국 슈퍼 리그(CSL)가 그랬던 것처럼 ‘반짝’하고 사라질까.
축구에서 변방으로 평가받던 SPL은 올해 1월 세계 축구의 한 시대를 이끌었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8·알나스르)를 영입하면서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호날두는 시작에 불과했다. 2023~2024 시즌을 앞둔 SPL은 카림 벤제마, 은골로 캉테, 파비뉴(이상 알이티하드), 호베르투 피르미누, 리야드 마레즈(이상 알아흘리), 칼리두 쿨리발리(알힐랄), 조던 헨더슨(알에티파크), 사디오 마네(알나스르) 등 이름만 들어도 알 만한 선수를 줄줄이 데려와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하고 있다.
SPL의 목표는 확고하다. 중동 뉴스 전문 채널 알자지라는 “SPL은 2030년까지 수익을 4억 8000만 달러(약 6200억 원) 수준으로 늘리고 리그 가치 역시 21억 4000만 달러(약 2조 7800억 원)로 성장시키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야후파이낸스에 따르면 세계 4대 리그로 평가받는 이탈리아 세리에A의 가치인 14억 1000만 유로(약 2조 원)를 뛰어넘는 수치다. 사우디는 자국 리그 규모를 키워 2030년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을 유치하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잉글랜드 프리미어 리그(EPL)를 포함한 유럽 주요 리그에서만 볼 수 있는 선수들이 몰려들면서 사우디 현지의 축구 열기는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워졌다. 사우디 현지에서 활동 중인 에이전트 왈리드 알라시드 스포츠 디렉션 대표는 “우리는 현지에서 이런 선수들을 볼 수 있다는 사실에 대단히 흥분하고 있다”며 “세계 10대 리그가 되는 것을 목표로 하는 SPL은 앞으로도 외국인 선수를 늘릴 계획이다. 이제는 거물급 선수들이 오히려 SPL로 오고 싶어 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장밋빛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SPL은 과거에도 높은 연봉을 책정해왔지만 정당하지 않은 이유로 임금을 체불하는 등 고용이 불안하기로 악명이 높았다. 실제로 최근까지 SPL에서 뛴 한 외국인 선수는 기대했던 활약을 펼치지 못하자 알 수 없는 이유로 월급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관계자는 “SPL을 포함한 중동의 프로축구 리그 대다수가 막대한 자금으로 선수들을 유혹하고 있지만 리그 운영 및 선수 보호 등의 산업적 측면에서는 유럽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며 “종교·인권 문제에서 선수들의 자유를 침해하는 사례도 종종 발생한다”고 귀띔했다.
중국은 2011년 시진핑 국가주석이 내세운 ‘축구 굴기’에 따라 CSL에 막대한 투자를 했다. 브라질 국가대표 출신 헐크와 오스카르 등 스타 선수들을 불러들여 CSL의 가치를 높임과 동시에 중국 대표팀의 월드컵 본선 진출과 월드컵 유치를 꿈꿨다. 하지만 10여 년이 흐른 지금 중국 축구는 처참하게 몰락했다. 세계 경제 불황과 정부의 부동산 규제 강화 등의 영향으로 많은 구단이 임금 체불 등의 문제를 겪으며 파산 절차를 밟았다.
중국 축구의 몰락은 ‘돈이 전부가 아니다’라는 것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다. 세계적인 스타 선수들을 끌어모은다 해도 자국 축구 리그에 대한 내실을 다지지 않으면 SPL도 언제든 무너질 수 있다. SPL의 장기 프로젝트는 CSL과 다른 길을 걸을 수 있을까.
서재원 기자 jwseo@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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