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웅산 수지 아들 “어머니 감형은 의미없어···군부 프로파간다일 뿐”
미얀마 군부가 최근 아웅산 수지 전 국가고문의 형량을 징역 33년에서 27년으로 줄인 것을 두고 수지 전 고문의 아들이 “아무 의미도 없는 조치”라고 비판했다.
아웅산 수지 전 고문의 둘째아들 킴 아리스(44)는 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인터뷰에서 “전혀 충분하지 않다. 미얀마 군부가 스스로의 이미지를 더 좋아보이게 하기 위해 프로파간다를 하고 있다는 걸 전 세계가 안다”며 이 같이 말했다.
앞서 미얀마 군부는 수지 전 고문이 19개 혐의 중 5개에 대한 유죄 판결에서 받은 징역 33년형을 6년 감형했다. 감형을 앞두고는 그를 교도소 수감이 아닌 가택연금으로 전환했다.
아리스는 “그들이 어머니의 형량을 몇 년 줄였다는 사실은 전혀 의미가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2021년 군부 쿠데타 이전부터 자신이 어머니와 접촉하지 않았으며 현재 그가 처한 상황을 모른다고 전했다. 또한 수지 전 고문이 교도소를 나오게 됐다는 소식 역시 믿을 근거가 없다고 봤다.
아리스는 미얀마 사태를 널리 알리기 위해 자신이 미얀마 망명정부인 국민통합정부(NUG) 및 반군부 세력과 협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수지 전 고문의 사면에 있어선 대화가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현 상황이 대화로 귀결될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 가까운 미래에는 아니다”라고 전망했다.
킴 아리스는 수지 전 고문이 작고한 남편 마이클 아리스와의 사이에서 얻은 2남 중 둘째다. 영국인 아버지를 따라 영국 국적을 얻었다.
그와 그의 형 알렉산더는 1988년 이후부턴 대부분 어머니와 떨어져 지내야 했다. 수지 전 고문이 미얀마 군부에 의해 1989년부터 10년 이상 가택연금에 놓였기 때문이다. 아리스 형제는 1991년 수지 전 고문을 대신해 노벨평화상을 대리 수상하기도 했다.
아리스는 지난 6월 BBC 인터뷰에서도 “어머니가 감옥에서 고통스럽게 있는 걸 내버려 둘 수 없다”며 국제사회에 미얀마 국민들을 위한 지원 및 적극적인 관심을 촉구했다. 당시 그는 “어머니는 내가 정치에 발을 담그는 걸 절대 원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젠 어머니가 실제로 선고받았고, 군부는 이성적이지가 않다. 내가 말을 할 수 있는 시점이 됐다”고 밝혔다.
김서영 기자 westze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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