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과 생태 제2공항과 공존할 수 없어”…제주평화대행진 4년만에 재개

박미라 기자 2023. 8. 3.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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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23~26일 강정서 출발 성산으로
제2공항 건설 강행저지, 주민투표 촉구
2019년 진행된 평화대행진. 제주군사기지저지도민대책위 제공

코로나19 여파로 한동안 중단됐던 제주생명평화대행진이 4년만에 다시 열린다. 이번 대행진은 제주 제2공항 건설 강행을 저지하고 주민투표를 촉구하는 목소리를 모아내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제주 군사기지 저지와 평화의 섬 실현을 위한 범도민대책위원회, 제주제2공항성산읍반대대책위원회 등 7개 단체로 구성된 제주생명평화대행진 조직위원회는 3일 제주도의회 도민카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다시 평화야, 고치글라(같이 가자)’를 주제로 오는 23∼26일 나흘간 2023 제주생명평화대행진을 연다고 밝혔다.

제주생명평화대행진은 강정마을 해군기지 건설을 반대하고, 평화를 염원하기 위해 시작된 행진으로 2012년부터 8차례에 걸쳐 매해 진행돼왔다. 코로나19로 인해 2020년부터 잠시 중단됐다가 이번에 재개한 것이다.

올해 평화대행진은 제주 제2공항 건설 강행을 반대하는 목소리를 담을 예정이다. 23일 강정마을에서 출발해 제2공항 건설지인 성산을 거쳐 김녕, 조천을 경유해 마지막날인 26일 오후 6시 제주시청 광장에서의 평화문화제로 일정을 마무리한다.

이들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난개발과 환경파괴로 신음하는 제주 곳곳에서 평화와 생명, 생태를 기원하는 발걸음을 다시 시작하려 한다”면서 “제주의 지속가능한 환경과 생태는 제2공항과 공존할 수 없고, 제2공항을 추진한다면 제주는 생명의 섬이 될 수 없다”고 밝혔다.

이들은 “공론조사에서 다수 도민들이 제2공항 반대를 선택했지만 묵살됐고 주민투표 실시로 오랜 갈등을 매듭짓자고 제안했으나 이마저도 거부됐다”면서 “최소한의 민주주의마저 무시하는 제2공항 강행은 해군기지 건설과정의 폭력과 다르지 않다”고 밝혔다.

평화대행진 참가 신청은 온라인 홈페이지(https://bit.ly/2023대행진참가신청)에서 할 수 있다.

앞서 지난달 31일 제주도는 국토교통부의 제주 제2공항 기본계획(안)과 관련해 접수된 도민 의견 2만5000여건을 정리해 국토교통부에 넘겼다. 도민 의견은 대부분 주민투표 실시 또는 제2공항 추진 촉구, 건설 반대와 관련된 내용이다.

제주도는 항공수요 예측 적정성과 조류충돌 위험성, 숨골훼손 우려, 제2공항 부지 내 용암동굴 분포 가능성 등과 같은 쟁점 사안을 향후 환경영향평가 과정에서 철저히 검증하고, 개발이익이 도민에게 환원될수 있도록 공항운영권 참여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함께 전달했다.

다만 제2공항 건설 찬반 주민투표는 별도로 국토부에 요청하지 않았다. 오영훈 지사는 앞서 주민투표를 제주도 차원에서 실시한다 하더라도 법적 구속력이 없어 찬반 갈등만 심화시킬 수 있다고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한바 있다.

이에 제주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는 “오영훈 제주지사는 도민의 자기결정권을 가장 확실하게 보장할 수 있는 기회이자 가장 민주적으로 제2공항 갈등을 해소할 기회인 주민투표 요구를 던져버렸다”면서 반발하고 있다.

비상도민회의는 국토부에 대해서도 도민 절대 다수의 의견에 따라 제2공항 주민투표를 실시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제2공항 건설사업은 국책사업인 만큼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주민투표 필요성이 있다고 인정할 때 오영훈 지사에게 주민투표 실시를 요구할 수 있다.

박미라 기자 mr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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