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서 만나는 걷기 좋은 숲길 5선
오늘은 산림청 주최 국토녹화 50주년 기념 '걷기 좋은 명품 숲길 경진대회'에서 선정된 제주의 5개의 숲길을 한번 걸어보려 하는데요. 무더운 여름에 걷는 숲길은 오히려 더위를 숲의 정기로 싸악 날려주기도 하니까요. 다 함께 제주의 아름다운 숲길로 떠나볼까요?
지난 3월 1차 경진대회에서는 전국 30개 숲길이 선정되었었죠. 제주에서는 '숫모르 편백 숲길'과 '사려니숲길'이 선정되었고요. 최근 2차 경진대회에서는 20개 숲길을 선정하였는데요. 그중 제주에서는 제주시 조천읍에 있는 '교래자연휴양림 곶자왈 숲길'과 한경면 청수리에 있는 '산양 큰엉곶자왈 숲길' 그리고 남원읍 한남리에 있는 '머체왓 숲길'까지 총 3개 숲길이 명품 숲길로 이름을 올렸습니다. 특히 교래자연휴양림 곶자왈 숲길은 20선 중 전국 2위에 선정되는 쾌거를 올렸고요.
먼저 탐방해 볼 숲길은 '숫모르 편백 숲길'입니다. '숫모르'는 제주어로 '숯능선'이라는 뜻인데요. 과거 이 부근에 숯을 굽는 터가 있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한라산 둘레길 구간에 속하는 숫모르 편백 숲길은 한라산 자락 해발 600∼700m에 위치해 있는데요. 한라생태숲-개오리오름-절물자연휴양림-노루생태관찰원-거친오름을 연결하는 편도 8㎞ 구간입니다. 오랜 세월 때 묻지 않은 제주 원시 식생을 관찰할 수 있는 곳이면서 야생화 집단 군락지, 편백나무림 등 제주만의 특색 있는 숲길입니다. 더불어 거친오름, 개오리오름, 견월악 등 오름군락과 제주마(馬)목장, 한라생태숲, 절물자연휴양림, 노루생태관찰원 등 주변 산림생태관광지와의 접근성이 우수한 점도 호평을 받는 숲길이기도 하고요.
사려니숲길은 워낙 유명한 숲이라 자세한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인데요. '사려니'라는 이름은 '신성한 숲' 또는 '실 따위를 흩어지지 않게 동그랗게 포개 감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비자림로와 물찻오름, 사려니오름을 이은 길이지요. 사려니숲길은 제주의 숨은 비경 31곳 중 하나로 다양한 수종과 식생이 어우러져 있어서 여행객들로부터 꾸준히 사랑받는 숲길이기도 합니다. 숲길을 걷다 보면 삼나무 향에 취하고 나무가 우거져 자연적으로 만들어진 그늘과 시원하고 청량한 바람은 여름철 무더위를 잊게 할 만큼 청량감을 전해주는데요. 숲 본연의 모습을 오롯이 간직하고 있어 트래킹을 좋아하는 여행객들로 항상 붐비는 숲길입니다.
교래자연휴양림 곶자왈 숲길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화산이 폭발하면서 형성된 곶자왈을 활용한 탐방길인데요. 곶자왈은 '화산 분출로 인한 용암으로 만들어진 지형으로 지하수 함양은 물론, 북방한계 식물과 남방한계 식물이 공존하는 세계 유일의 독특한 숲'을 말합니다. 교래자연휴양림 곶자왈 숲길은 지그리오름을 순환하는 오름 숲길과 아이들도 탐방 가능한 생태관찰로로 구분되는데요. 탐방길에서는 1940년대 산전터, 1970년대 숯가마터 등을 만날 수 있고 양치식물 등 원시림 식생을 품고 있는 천혜의 숲길을 걸을 수 있습니다. 또한 다듬어지지 않은 자연과 바위, 돌, 나무가 헝클어진 거친 느낌을 있는 그대로 살린 것이 특징이기도 하고요.
이제 한경면 청수리에 있는 '산양 큰엉곶자왈 숲길'로 가볼 차례입니다. 산양큰엉곶은 제주 4대 곶자왈 중 하나인 한경·안덕 곶자왈에 조성한 숲길입니다. 제주시 한경면 산양마을 소유 곶자왈 토지를 복원해 지역주민들이 만들었는데요. 숲길 양옆으로 노루 모양의 나뭇조각과 초승달 모양의 '앉아있는 토끼', 조릿대로 엮은 새들의 둥지, 다람쥐 바퀴 모양의 그네 등 자연과 어울리는 자연 친화적인 조형물들이 곶자왈 숲과 잘 어우러진 '원점 회귀 순환형' 숲길입니다. 경사가 완만해 휠체어, 유모차로도 탐방이 가능한 무장애 숲길도 조성되어 있어 가족 단위 탐방객들에게 인기가 높은 숲길이기도 합니다.
마지막으로 찾아갈 곳은 서귀포시 남원읍 한남리에 있는 '머체왓 숲길'입니다. 이곳은 서귀포시 서중천 계곡의 원시림과 편백나무, 삼나무, 동백나무 군락이 어우러진 곳으로 지난 2021년 제주 웰니스 관광지에, 2018년엔 산림청이 선정한 아름다운 숲에 선정된 바 있습니다. 제주어로 '머체'는 오름의 내부 용암(마그마)이 지하에서 굳어진 돌무더기 형태를 말하며 '왓'은 밭, 벌판을 의미합니다. 숲길은 야생화 숲길과 돌담쉼터, 전망대, 산림욕 숲길, 머체왓 집 터, 서중천 숲 터널, 방문객 지원센터 등이 조성돼 있는데요. 숲길을 걷다 보면 제주 중산간 지대의 드넓은 목장 초원과 구실잣밤나무 숲, 제주참꽃나무 군락, 동백나무 등 원시림과 목장 및 서중천 계곡, 편백 숲, 삼나무 숲이 있어 느낌이 다른 아름다운 숲길을 걸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한적하게 걸으며 사색을 즐길 수 있는 숲길부터 가족과 함께 오붓하게 걸을 수 있는 무장애 숲길과 제주 토박이들만 아는 제주 숲길까지. 올여름 제주의 숲길을 따라 걸으며 자연의 숨결을 느껴보면 어떨까요?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칼럼니스트 김재원은 작가이자 자유기고가다. 세계 100여 국을 배낭여행하며 세상을 향한 시선을 넓히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작가의 꿈을 키웠다. 삶의 대부분을 보낸 도시 생활을 마감하고, 제주에 사는 '이주민'이 되었다. 지금은 제주의 아름다움을 제주인의 시선으로 알리기 위해 글을 쓰고 사진을 찍으며 에세이 집필과 제주여행에 대한 콘텐츠를 생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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