층층이 얼린 과일, 소 간, 냉동 고등어…동물원의 여름 보양식

과천 서울대공원에서 유럽불곰이 수박을 두 손으로 들고 먹고 있다. 서울대공원 제공

푹푹 찌는 무더위에 동물들도 수박, 파파야 등 여름 특별식을 먹는다.

서울대공원은 3일 여름철 동물들이 면역력을 높이고, 더위 스트레스를 극복할 수 있도록 특별식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특별식은 수분과 영양이 풍부한 과일, 채소를 비롯해 활우럭, 소 간 등 고단백질 식품으로 구성됐다.

오타리아(남아메리카바다사자)와 물범 등이 지내는 해양관에는 활우럭과 얼음 고등어가 지급된다. 먹이활동을 통해 야생에서의 사냥 행동을 유도하고 활동성을 높여 동물의 건강을 관리한다는 취지다.

폭염이 이어지고 있는 3일 과천 서울대공원 동물원에서 하마가 여름 특별식으로 제공된 과일을 먹고 있다. 연합뉴스

사자와 표범, 유럽불곰은 단백질과 미네랄이 풍부한 소 목뼈, 소 간을 먹는다. 특히 반달가슴곰과 유럽불곰이 생활하는 곰사에서는 수박, 파파야 등을 물에 띄워 ‘행동풍부화’(사육 상태에 있는 동물을 대상으로 야생에서 보이는 자연스러운 행동이 나타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과정)를 유도할 계획이다. 특별식뿐만 아니라 기존 식단도 조정해 동물들의 영양 보강·균형을 챙긴다.

과천 서울대공원에서 미어캣이 과일 화채를 먹고 있다. 서울대공원 제공

다양한 연령대의 아시아코끼리 4마리가 사는 코끼리사에는 대형 얼음 과일과 수박 20여통이 제공된다. 초식동물인 만큼 파인애플과 코코넛, 초당옥수수 등 다양한 종류의 과일, 채소를 먹을 수 있게 했다. 코끼리에게 활력을 불어넣어 주기 위해 시원한 물이 뿜어져 나오는 샤워시설도 가동한다.

하마에게는 더위 스트레스로 부족하기 쉬운 비타민과 단백질, 지방 공급을 위한 과일 케이크를 준다. 케이크는 파파야 등 과일, 채소를 먹기 좋게 썰어 얼린 얼음 과일과 층층이 쌓은 형태다.

폭염이 이어지고 있는 3일 과천 서울대공원 동물원에서 코끼리가 여름 특별식으로 제공된 얼음 과일을 먹고 있다. 연합뉴스

김재용 서울대공원장은 “더위에 지친 동물들을 위한 먹이행동풍부화의 일환으로, 동물들이 무더위를 이겨내고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도록 준비했다”며 “앞으로도 동물원에서 지내는 동물들의 자연적인 행동을 유도하고 이들이 건강하게 지낼 수 있도록 더욱 신경 쓰겠다”고 말했다.

과천 서울대공원에서 오타리아가 활어를 먹고 있다. 서울대공원 제공

손지민 기자 sjm@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