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고개 숙인 날, 국민의힘 "전국 경로당에 냉방비 10만 원 지원"

조성은 2023. 8. 3.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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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어르신 노력이 지금의 대한민국 만들어"...민주당 "마음 아프게 해드려 죄송"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3일 서울 종로구 동원경로당 무더위쉼터를 방문해 폭염 대비 간담회 전 어르신들과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

[더팩트ㅣ국회=조성은 기자] 국민의힘이 3일 전국 6만 8000여 경로당에 냉방비를 10만 원씩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노인 폄하 발언 논란에 휩싸인 김은경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은 대한노인회를 찾아 사과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서울 종로구 숭인동의 동원경로당을 찾아 "어르신들 불편한 거 없는지 챙길 거 없는지 듣기 위해 위문차 왔다. 정부에서 어르신들을 비롯해 사회 복지 분야에 사각지대가 생기지 않도록 관심을 가져야겠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윤 원내대표는 "올여름 유난히 덥지 않나"라며 "전국 경로당 6만 8000여 곳에 전기료, 냉방비를 마음대로 쓰고 필요한 폭염 대책에 쓰시라고 10만 원씩 지원을 특별히 하기로 정부와 협의했다"고 말했다.

그는 "충분하지 않다는 것을 저희도 잘 알지만, 폭염과 관련해서 지원하려는 것"이라며 "또 말씀해 주신 것들은 내년도 예산에 담을 수 있는 건 담고 어르신들이 쾌적하게 불편 없이 지낼 수 있는 방법을 찾는 데 더 고민하고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윤 원내대표는 "김기현 대표께서도 내년 예산과 관련해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 데 돈을 아끼지 말라고 예산 편성을 챙겨주셨다"며 "경로당 어르신들을 비롯해 폭염과 관련해 취약한 분들을 대상으로 더 지원할 것이 없는지 챙기라고 늘 당부한다"고 했다.

이어 "국민의힘은 어르신 여러분들이 대한민국이 여기까지 오는 데 많은 수고를 하셨다고 생각한다"며 "국민의힘은 어르신들의 희생과 노력이 지금의 대한민국을 만들었다는 생각을 염두에 두고 최선을 다해 잘 모시도록, 불편함이 없도록 잘 챙기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대통령도 내년 예산 관련해서 돈을 아끼지 말라고 지침 주셨고 어르신들 폭염 관련해 지원할 게 없는지 챙기라고 하셨다"고 강조했다.

윤 원내대표는 이후 취재진과 만나 "이참에 기획재정부, 보건복지부 등과 의견 청취를 했고 가용할 예산을 찾겠다"며 "올여름은 특별한 더위 아닌가. 사실 폭염도 재난으로 다 분류하고 있어서 예산 지원이 가능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원 방식이라든지 시기 등은 정부에서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혁신위원장이 이날 대한노인회를 방문해 사과한 것에 대해서는 "늦었지만 다행이다. 당연히 해야 할 사과"라며 "그나마 진정성 있는 사과를 했다면 다행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 실언에 정치적 의미를 가진 방문이냐"는 질문에 "그런 것을 염두에 두고 방문한 건 아니다"라며 "워낙 날씨가 더운데 어르신들 건강과 안전을 챙겨봐야겠다는 생각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날 윤 원내대표를 비롯해 서울 종로를 지역구로 둔 최재형 국민의힘 의원, 오세훈 서울시장, 정문헌 종로구청장 등은 노인들로부터 무더위로 인한 고충 등을 들었다. 동원경로당은 종로구에서 가장 큰 경로당으로 어르신 무더위 쉼터로 지정되어 서울시와 종로구가 냉·난방비 등 운영비를 지원하고 있다.

이날 국민의힘의 발표는 김 혁신위원장의 발언으로 불거진 '민주당 노인 폄훼 논란'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윤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김 혁신위원장의 사퇴가 불가피해 보인다"며 "노인 폄훼로 여론이 악화하고 있고 원로까지 나서서 질타했다"고 지적했다.

김민수 국민의힘 대변인도 이날 논평에서 김 혁신위원장의 사과에 대해 "김 혁신위원장이 어르신 비하 막말 이후 여러 비판에도 한마디 사과도 없이 버티더니, 여론이 악화하자 나흘이 지나서야 뒤늦게 고개를 숙였다"며 "나흘이 지나서야 고작 몇 줄짜리 사과문을 읽어 내려간 자리보전용 사과에 누가 진정성을 느낄 수 있겠느냐"고 비판했다.

한편 이날 김 혁신위원장은 황희·김남희·윤형중 민주당 최고위원들과 함께 서울 용산구의 대한노인회를 방문해 김호일 회장을 만나 사과했다. 논란이 빚어진 지 나흘 만이다.

김 혁신위원장은 "어르신들의 마음을 상하게 한 점에 더 정중히 사과드린다"며 "전국의 노인분들께 마음을 아프게 해드린 것 죄송스럽고 사죄드린다"고 거듭 사과했다. 그러면서 "어르신들의 헌신과 경륜을 존중해야 한다는 말씀을 새겨듣겠다"며 그러한 생각에 한 치의 차이도 없음을 말씀드린다"고 강조했다.

p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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