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인스타그램을 떠나지 못하는 이유 [지브라도의 #트렌드로그]
수학 일타강사 J모 씨가 저출산의 원인이 SNS '보여주기식' 문화와 관련이 있다고 언급한 적이 있죠, 저출산과 인스타그램의 상관관계를 명확히 밝힐 수는 없지만, 인스타그램이 우리의 행복, 불행 등 감정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만큼은 확실해 보여요.
한국인의 인스타그램 사용량이 높아졌어요
한국인 스마트폰 사용자(Android + iOS)를 표본 조사한 결과, 2023년 4월 기준으로 인스타그램 앱 사용자 수는 2167만 명으로 역대 최대라고 해요. 한국인 스마트폰 사용자 5120만 명의 42%가 인스타그램 앱을 사용하고 있어요. 인스타그램 피드에 광고가 너무 많고, 팔로우하고 있는 이웃이 하루 아침에 82피플이 되어 버렸다고 불평하면서도 우리는 꾸준히 계속해서 인스타그램에 접속해요.
한국은 자영업, 프리랜서, 창업비율, 대졸자 비율이 높아요
OECD 데이터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우리나라 자영업 비율은 24.6%로 OECD 내 6등이에요. 콜롬비아(51.3%), 그리스(31.9%), 멕시코(30.5%), 터키(30.2%), 코스타리카(26.6%) 뒤에 한국이 있죠. 반면 일본의 자영업 비율은 10%, 미국이 6.3%에요.
OECD 데이터에 따르면 비정규직 근로자를 계산하면 한국의 비정규직 비율은 2021년 기준 28.3%에요. 2017년에 비해 7.2%포인트 높아졌어요. 일본(15.0%), 독일(11.4%), 영국(5.6%) 등과 비교해도 월등히 높죠.
OECD 교육 지표에 따르면 2022년을 기준으로 한국의 25~34세 청년 중 대학 졸업자 비율이 69.3%로 OECD 회원 38국 중 1위예요. OECD 평균(46.9%)보다 무려 22.4%포인트 높아요. 그리고 점점 더 높아지고 있어요. 2000년부터 2021년까지 OECD 국가들은 청년 대졸자가 평균 21%포인트 늘었는데 한국은 32%포인트 증가했어요.
2020년 기준 한국의 창업률은 15.5%로 프랑스(11.3%), 스페인(7.4%), 독일(7.2%), 이탈리아(6.5%) 등에 비해 높은 편이에요. 하지만 한국은 기업의 소멸률이 높고 따라서 생존율(폐업하지 않고 계속 활동하는 신생기업 비율)도 낮은 편이에요.
한국의 중소기업 고용 비율은 86.1% 예요. 이는 2018년을 기준으로 OECD 국가 중 가장 높아요.
대졸자 고용 비율, 대기업 비율 낮아요
한국의 전체기업 중 대기업 비중은 0.09%에 불과해요. 미국이 0.99, 독일이 0.44인 것에 비해 현저히 낮아요.
2021년 한국 대졸(대학원 포함) 청년들 고용률은 76%로 OECD 38국 가운데 35위였어요. 한국보다 고용률이 낮은 곳은 튀르키예(71%), 이탈리아(70%), 그리스(69%) 등 3국뿐이었어요.
인스타그램은 생존의 수단
이런 지표들로 미루어볼 때 한국의 고용안정성은 낮아요. 현재 회사에 재직 중이더라도 언제 회사가 폐업할지, 언제 해고를 당할지 확실할 수 없는 경우도 많죠. 결국 우리는 자영업자로, 인플루언서로, 프리랜서로, 개인사업자로 살아남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해요. 인스타그램은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에 효율적인 광고 집행을 하게 하고 팔로워를 모아 창업 및 개업을 위한 마케팅 기반을 마련하게 해요. 자본이 한정적인 초기창업자 자영업자에게 인스타그램은 필수적인 광고수단이 됐어요.
한국 소득 불평등 악화 속도 높아요
세계불평등연구소(World Inequality Lab)에서 발표하는 국가별 소득 불평등 데이터에 따르면 2007년부터 2021년까지 우리나라 소득 최상위 1%가 전체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3%포인트(p) 증가한 11.7%를 기록했어요. OECD 국가 중 멕시코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증가 폭을 기록했어요. 이런 변화는 평온하거나 소박한 삶, 지나치게 욕심부리고 싶지 않은 사람조차 불안하게 만들어요. 나만 멈춰 있는 것이 아닐까, 나만 이 자리에 머물다가 언젠가 다른 사람들과 너무 많은 격차가 생겨버리는 것은 아닐까. 이대로 괜찮을까? 그런 불안이 미라클모닝, 갓생살기, ㅇㅇ로 1억 만드는 법 등의 트렌드를 만들고 이 모든 콘텐츠가 인스타그램에 차곡차곡 쌓이고 있어요.
불행하고 싶지는 않지만 생존은 해야 해요. 낮은 고용안정성과 높은 물가상승률 앞에서 우리는 또 다른 생존 방안을 찾아야만 해요. 인스타그램 안에 그 방법이 있을 것 같기도 해요.
룩말 에디터 lookmal@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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