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테슬라 반도체 만든 천재...삼성·현대차와 손잡았다

‘반도체 전설’ 짐 켈러 회사에 1억달러 공동투자
자율주행 필수 기술인 AI반도체 역량강화 포석

김흥수 현대차그룹 GSO 담당 부사장(사진 오른쪽)과 짐 켈러 텐스토렌트 최고경영자(CEO)가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에서 만나 투자 계약서에 서명한 뒤 기념 촬영을 했다. [현대차그룹]

마코 치사리 삼성전자 부사장 겸 삼성 반도체혁신센터장(사진 오른쪽)과 짐 켈러 텐스토렌트 최고경영자(CEO)가 투자 계약서에 서명한 뒤 기념 촬영을 했다. [텐스토렌트]

“애플 아이폰 프로세서 A칩, AMD CPU 라이젠, 테슬라 자율주행 반도체…”

세상을 뒤흔든 ‘게임체인저’ 반도체마다 그의 손이 닿지 않은 곳이 없다. 반도체 설계의 전설이라 불리는 짐 켈러 이야기다.

AMD, 브로드컴, 애플, 테슬라, 인텔 등을 거쳐 2020년 인공지능(AI) 반도체 스타트업 텐스토렌트에 합류한 짐 켈러 최고경영자(CEO)가 현대차, 삼성전자 등 국내 대기업과 손을 잡았다.

국내 기업들이 자율주행과 AI 핵심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양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과 삼성전자 산하 삼성전략혁신센터(SSIC)가 운용하는 삼성캐털리스트펀드가 최근 텐스토렌트가 모집한 1억 달러 규모 투자 유지에 주도적으로 참여했다.

현대차그룹이 가장 많은 액수를 투자했다. 현대차그룹은 1억 달러의 절반에 해당하는 5000만 달러(한화 약 642억원)를 투자했다고 밝혔다. 현대차가 3000만 달러, 기아는 2000만 달러를 각각 투자했다.

삼성캐털리스트펀드는 구체적인 액수를 밝히지 않았지만 수백억원 규모로 투자에 참여한 것으로 예측된다. 이번 투자에는 피델리티 벤처스, 이클립스 벤처스, 에픽 캐피탈, 매버릭 캐피탈 등도 참여했다.

2016년 설립돼 캐나다 토론토가 본사인 텐스토렌트는 반도체 설계 거장인 짐 켈러 CEO로 더 유명하다. 텐스토렌트는 자체 개발한 AI 관련 지재산권을 다수 확보하고 있다.

이번 투자로 현대차그룹과 삼성은 미래 모빌리티에 최적화한 반도체 역량을 확보하는 데 큰 힘을 얻을 것으로 전망된다.

자율주행 기술을 실생활에서 활용하려면 사람처럼 생각하는 신경망처리장치(NPU) 기반 AI 반도체가 핵심이다.

입력 순서대로 데이터를 처리하는 중앙처리장치(CPU)보다 한층 진화한 형태를 말한다. 텐스토렌트는 데이터 여러 개를 동시에 처리하는 병렬 연산을 수행하며 사람 뇌처럼 인지, 판단하는 NPU 핵심 개발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반도체 개발실을 신설하고 외부 업체와 협업을 강화하는 현대차그룹은 텐스토렌트와 차량용, 로보틱스, 미래항공모빌리티(AAM)용 반도체를 공동 개발할 방침이다.

삼성전자도 텐스토렌트와 모빌리티, 로봇, 인공지능 분야에서 전략적으로 협업할 것으로 관측된다.

짐 켈러 CEO는 “첨단 기술을 적극 수용하며 글로벌 3위 자동차 제조사로 올라선 현대차, 오랫동안 전자업계를 선도한 삼성 모두 상당히 인상적인 기업”이라면서 “이번 투자 라운드에 주도적으로 참여해준 두 기업에 무한한 신뢰와 감사를 표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