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집은 울상인데 가스집은 미소?” SK가스·E1 계속 잘 나가는 이유는 [비즈360]

2023. 8. 3.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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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가스·E1, 1분기 이어 2분기도 호실적 행진
LPG 가격 경쟁력↑…산업용 수요 오르고 트레이딩도 성과
신재생에너지·수소·암모니아 등 사업다각화 속도
경기 과천시에 위치한 E1의 LPG 복합 수소충전소의 모습 [E1 제공]

[헤럴드경제=양대근 기자] 국내 액화석유가스(LPG)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SK가스와 E1이 경기침체 속에서도 LPG 수요 증가로 호실적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기름집’으로 통하는 정유업계가 실적 부진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는 것과 대조적인 상황이다.

여기에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중간 단계 에너지’로 꼽히는 LPG가 에너지 업계에서 다시 주목을 받으면서 두 회사의 친환경·탈탄소 관련 신사업에도 한층 힘이 실릴 것으로 관측된다

3일 업계에 따르면 SK가스는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1조4941억원, 668억원에 달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1.6%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17.2% 증가한 수치다. E1 역시 2분기 매출은 전년 대비 감소할 전망이지만 영업이익은 1000억원을 돌파하며 작년 2분기(596억원) 대비 80% 이상 급증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지난 1분기에도 SK가스는 역대 최대 영업이익인 2078억원을 기록했고, E1 역시 해외 트레이딩 사업 등을 바탕으로 호실적을 올렸다. 두 회사 모두 역대 최대 실적을 거뒀던 지난해보다 올해 영업이익이 더 높아질 것으로 점쳐진다.

이처럼 양호한 실적이 기대되는 배경에는 LPG 가격 하락세에도 불구하고 액화천연가스(LNG) 대비 가격경쟁력이 더 높아진 데 있다. 가정용보다 수익성이 높은 산업용을 중심으로 LPG 판매가 급증했고, 지난해 LNG 가격 급등으로 인한 반대급부로 LPG 대체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여기에 LPG 시황 변동을 활용한 트레이딩 수익 증가도 실적 향상에 기여한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의 실적 안정을 기반으로 양사는 신사업 확장과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SK가스가 세계 최초로 짓고 있는 LNG·LPG 듀얼발전소 ‘울산GPS’는 내년 10월께 시운전에 돌입한다. 약 1조4000억원이 투입된 GPS는 LNG나 LPG 중 시황에 따라 저렴한 가스를 선택해 투입할 수 있어 경제성이 높다.

울산 남구에 지어지고 있는 세계 최초 LNG·LPG 듀얼발전소인 ‘울산GPS’의 공사 현장 모습 [SK가스 제공]

증권가에서는 오는 2025년부터 GPS가 순조롭게 가동될 경우 SK가스의 연간 영업이익이 1000억원 가량 더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수소·암모니아 등 탈탄소 생태계 구축도 주목할 대목이다. 지난 2021년 파이낸셜스토리 발표에서 윤병석 SK가스 사장은 “LPG는 석탄보다 탄소가 적게 배출되나 여전히 탄소가 나오는 에너지”라면서 “그때까지 LNG를 (사업으로) 추가해 수소와 암모니아로 가는 중간 매개체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SK가스는 오는 2024년까지 LNG 탱크를 6기 건설하고 오일탱크와 암모니아탱크, 액화수소탱크 등을 구축해 동북아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LNG 터미널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E1 역시 기존 LPG 충전소를 기반으로 수소·전기충전소를 확대하고 있고, 태양광·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분야 등에서 사업 다각화를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E1은 지난 3월 국내 주요 금융기관과 함께 사업개발 초기 단계의 해상풍력·태양광 등에 투자하는 신재생 개발펀드 투자계약을 체결했다. 아울러 캐나다 블루 암모니아 생산 프로젝트 초기 사업 개발에 1000만 캐나다 달러(약 100억원)를 투자하고, 연간 100만t 규모의 블루 암모니아를 도입하기로 했다.

E1 관계자는 “향후 혼소 발전용 수소 공급을 위한 청정수소(암모니아) 공급기지 구축, 수소출하센터 및 연료전지 발전사업 등 다양한 수소 관련 사업 추진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중장기적으로 수소경제의 업스트림에서 다운스트림까지 전 밸류체인에 걸쳐 사업을 확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오는 2024년 ‘대기관리권역법’ 개정안 시행으로 통학차량 및 택배차량을 중심으로 LPG 차량에 대한 수요 증가가 예상되는 점도 두 회사에 호재로 꼽힌다.

한편 LPG 업계와 대조적으로 국내 정유사들은 글로벌 수요 침체로 정제마진 약세가 계속되면서 부진한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의 2분기 정유부문의 영업손실은 4011억원에 달했으며, S-OIL 역시 정유부문에서 2921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HD현대오일뱅크 영업이익은 361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97%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최근 정제마진이 다시 상승하고 글로벌 여행수요가 회복되는 등 2분기를 바닥으로 하반기 실적 반등이 가능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최근 정제마진이 9달러에 육박하면서 과거 평균을 상회 중”이라면서 “3분기 이후 중기적으로 정유업체들의 뚜렷한 실적 회복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bigroo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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