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신 계열 “전진당 뺀 연정 구성하겠다”…군부와 연합 현실화

조기원 2023. 8. 3.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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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신 친나왓 전 총리 계열인 '타이공헌당'(푸아타이당)이 제1당인 급진 성향 '전진당'을 배제하고 새 정부 구성에 착수한다.

이후 전진당과 타이공헌당 등 8개 야당은 연합을 구성해 피타 림짜른랏(42) 전진당 대표를 총리 후보로 내세웠다.

2006년 쿠데타로 실각한 뒤 17년 가량 국외를 떠돌던 탁신 전 총리가 이달 10일 귀국한다는 발표가 나오자, 타이공헌당과 군이 모종의 합의를 한 것 아니냐는 추측도 끊이지 않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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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 연정으로 방향 전환
타이공헌(푸아타이)당이 2일 방콕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전진당 중심 정당 연합에서 탈퇴하겠다고 선언하자 이에 반대하는 시민들이 타이공헌당 당사 앞에서 항의 시위를 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탁신 친나왓 전 총리 계열인 ‘타이공헌당’(푸아타이당)이 제1당인 급진 성향 ‘전진당’을 배제하고 새 정부 구성에 착수한다. 타이 정치계는 20여년 동안 탁신 계열과 군부 및 보수파의 대립이 지배해왔다. 탁신 계열과 군부의 연합이 현실화되고 있다.

촌난 스리깨우 타이공헌당 대표는 2일 방콕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전진당을 중심으로 한 8개 정당 연합에서 탈퇴하고 새 연정 파트너를 찾겠다고 밝혔다고 타이 방콕포스트 등이 전했다. 촌난 대표는 보수파가 전진당이 내건 왕실모독죄(형법 112조) 개정 공약 같은 진보적 정책에 대해 강한 거부감을 보였다며 새 정부 구성에서 전진당은 배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일부 정당들은 전진당이 있으면 정부 구성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했다”면서 전진당과 합의한 개혁안 가운데 새 헌법 제정, 군부 개혁 등은 계속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타이 젊은이들의 핵심 요구사항인 왕실모독죄 폐지는 추진하지 않겠다고 못 박았다. 또 총리 후보로는 탁신 전 총리의 막내 딸인 패통탄(36)이 아니라 부동산 재벌 출신 스레타 타위신(60)을 내겠다고 밝혔다.

전진당은 지난 5월 총선에서 왕실 모독죄와 징병제 폐지라는 급진적 공약을 내걸고 하원 500석 중 151석을 획득해 1당에 올랐다. 타이공헌당은 141석을 얻어 2위였다. 이후 전진당과 타이공헌당 등 8개 야당은 연합을 구성해 피타 림짜른랏(42) 전진당 대표를 총리 후보로 내세웠다. 하지만, 지난달 13일 열린 상하원 합동 1차 투표에서 과반을 얻지 못해 총리 선출에 실패했다. 지난달 19일 2차 투표가 열릴 예정이었으나 헌법재판소가 같은 날 선거법 위반 혐의를 이유로 피타 대표의 의원 자격을 정지하며 투표 자체가 무산됐다. 타이 군부는 2014년 쿠데타 뒤 헌법 개정을 통해 총리를 하원 의원 500명과 상원 의원 250명(군부 임명) 합동 투표로 뽑게 했다. 총선에서 이겨도 군의 뜻을 거슬러 집권하기 어렵게 만든 것이다.

이후 타이공헌당이 군부 등과 손 잡고 새 정부 구성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이어져 왔다. 2006년 쿠데타로 실각한 뒤 17년 가량 국외를 떠돌던 탁신 전 총리가 이달 10일 귀국한다는 발표가 나오자, 타이공헌당과 군이 모종의 합의를 한 것 아니냐는 추측도 끊이지 않는 상황이다.

2014년 5월 쿠데타 이후 군부 정권의 집권이 이어지고 있는 타이에선 지난 2020년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대규모 민주화 요구 시위가 벌어졌다. 타이 젊은이들은 사회의 ‘금기’인 군주제 개혁까지 요구해 파문이 일었다. 최고 징역 15년형에 처할 수 있게 규정한 왕실모독죄를 폐지해 군주제에 대한 비판을 허용해달라고 요구한 것이다. 그런 의미에 타이공헌당이 왕실모독죄를 유지하겠다고 한 것은 타이 젊은이들의 핵심 개혁 요구를 포기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차이타왓 툴라톤 전진당 사무총장은 2일 “최근 일어난 일은 타이 정치의 왜곡의 증거다. 최고 권력이 국민에게 있지 않다”고 비판했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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