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르포]“K-POP에 대해서 잘 몰라”...2년 후 어떻게 달라졌을까[김현덕 기자 in 포르투갈 WYD ]

김현덕 2023. 8. 3.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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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세계청년대회’(WYD) 속에 녹아든 K-POP
외국인 청년, 뉴진스 뮤비 촬영지서 “너무 행복해”
K-POP 위상, 사회적 캠페인에도 영향 미쳐
‘2023 리스본 세계청년대회(WYD)’. 사진|WYD


[스포츠서울 | 리스본(포르투갈)=김현덕기자] “난 K-POP에 대해 잘 몰라.”

기자가 프랑스 파리와 스위스를 여행하면서 현지인들과 만나며 “너 K-POP 알아?”라고 던진 질문에 돌아온 대답이다. 불과 2년 전 일이다.

급하게 결정된 ‘2023 리스본 세계청년대회’(WYD) 취재 출장으로 포르투갈 리스본으로 향하게 되면서 과연 어떤 기사를 작성해야 할까 고민하다 문득 “얼마나 달라졌을까?”라는 단순한 호기심에 이끌렸다.

음향 장비도 없이 노트북만 들고 태어나서 처음 방문한 리스본 거리를 걸었다. 적당히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곳에 자리를 잡고 그룹 방탄소년단의 ‘다이너마이트’(Dynamite) AR을 크게 틀고 노래를 흥얼거렸다.

방탄소년단과 뉴진스, 블랙핑크, 르세라핌, 에이티즈, 아이브, 스트레이 키즈 등 K-POP 그룹들이 활약하며 빌보드 차트에 이름을 올리는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어 이유없는 자신감이 생기기도 했다.

길을 지나가던 사람들의 냉담한 반응, 차가운 시선을 예상했지만, 생각과는 달랐다. “나 이 노래 알아!”라는 반응을 보이기도 하고 사진을 촬영하는 관객까지 생겼다.

‘2023 리스본 세계청년대회(WYD)’. 사진|김현덕 기자


눈에 띄게 즐거워하는 어린이부터 침착하게 노래를 듣는 중년층까지, 길을 걷는 사람들은 각기 다른 방식으로 반응했다. 어떤 이는 미소를 지으며 노래를 따라 부르기 시작했고, 어떤 이는 걸음을 멈추고 눈을 감은 채 음악에 귀를 기울였다.

한 청년은 기자에게 다가와 “이 노래는 BTS의 ‘Dynamite’이지? 나도 좋아해!”라며 즐거운 표정을 지었다. 또 다른 여성은 놀란 표정으로 “우리 딸이 이 노래를 자주 들어요!”라고 웃으며 말하기도 했다.

생각보다 뜨거운 반응을 얻어 창피한 마음에 도망치듯 빠져나오면서 “방탄소년단 노래이기 때문에 가능한 반응이었을까?”라는 의문이 들었고 이 의문은 새로운 목적지로 발걸음을 돌리게 했다. 목적지는 토렐 전망대였다.

토렐 정원 전망대는 그룹 뉴진스의 미니 2집 ‘겟 업’(Get Up)의 타이틀곡 중 하나인 ‘슈퍼 샤이’(Super Shy)의 뮤직비디오 촬영지이기도 하다. 뉴진스의 ‘슈퍼 샤이’는 지난달 7일 선공개된 후 일주일 만에 빌보드 ‘글로벌’(미국 제외), ‘글로벌 200’ 모두 2위로 진입하며 뉴진스의 자체 최고 기록을 경신하기도 했다.

점심시간이라 토렐 전망대 자체에 사람이 많지는 않았지만 뉴진스의 뮤직비디오 촬영지를 보기 위해 온 외국인 청년을 쉽게 만날 수 있었다.

태국에 거주하는 Offey(25)는 “평소에도 K-POP 노래를 즐겨 듣는다. 뉴진스의 팬으로서 최근 공개된 ‘슈퍼 샤이’ 뮤직비디오를 보고 리스본에 와 이 공간을 방문해서 너무 행복하다. 토렐 전망대뿐만 아니라 다른 뮤비 촬영지인 주제 사라마구 광장과 벤피카 시장도 다녀왔다”고 수줍게 웃었다.

‘슈퍼 샤이 (Super Shy)’ 뮤직비디오. 사진|유튜브


‘2023 리스본 세계청년대회(WYD)’. 사진|박경호 기자.


그는 뉴진스 팬임을 증명하기 위해 ‘슈퍼 샤이’ 뮤직비디오 촬영지에서 ‘슈퍼 샤이’ 노래에 맞춰 춤을 추기도 했다.

단순히 K-POP 가수의 노래를 사랑해 관광지까지 찾아오는 외국인을 보며, K-POP의 위상이 달라졌음을 실감하는 순간이었다.

더욱 의미있는 점은, K-POP의 위상이 사회적인 캠페인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사실이다.

‘2023 리스본 세계청년대회’(WYD)에서 진행된 종전 평화 캠페인은 K-POP의 세계적인 위상이 사회 캠페인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의정부교구 이종원 신부가 함께한 이 캠페인은 한반도 평화 선언에 대한 전 세계의 서명과 각계의 지지 선언을 모으고 연결해, 한국전쟁을 끝내고 한반도 평화를 이루는 것을 목표로 한다. 기쁨의 도시에 위치한 캠페인에는 수백명이 몰려 서명을 진행했다.

이러한 캠페인에 외국인들이 높은 관심을 가지게 된 건 K-POP의 글로벌 성장 덕분에 가능해진 것이다.

‘2023 리스본 세계청년대회(WYD)’. 사진|박경호 기자


특히, BTS의 군입대와 관련된 소식이 세계적으로 알려지면서, 한국의 휴전 상태와 징병제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졌다. 이는 K-POP이 단순히 엔터테인먼트 산업을 넘어, 한국의 역사와 사회 구조에 대한 국제적인 이해를 높이는 매개체가 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종원 신부는 “과거 세계청년대회에서 서명을 진행하면 ‘한국이 어디지?’라는 반응이 많았다. 하지만 K-POP의 위상이 올라가며 다양한 외국인들이 자연스럽게 관심을 가지게 됐다. 특히 방탄소년단의 군입대 소식에 우리나라가 아직 휴전 중이라는 사실이 많이 알려졌다. 징병제라는 단어를 모르는 외국인도 많았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현상은 K-POP의 진정한 가치와 세계적인 위상을 대표하며, 음악과 문화가 세계인의 소통과 이해의 다리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이는 앞으로 K-POP의 더욱 활발한 성장과 그 영향력이 확장될 것을 기대하게 한다.



khd998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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