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도변 지하 2m 송유관 구멍 뚫어 석유 21억원 어치 ‘야금야금’
송유관에 구멍을 뚫어 21억원 상당의 석유를 훔친 절도범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북경찰청은 송유관 안전관리법 위반 등의 혐의로 총책 이모(56)씨와 장물업자 김모(71)씨 등 8명을 검거해 이 중 이씨 등 5명을 구속하고 3명은 불구속 입건했다고 3일 밝혔다.
장물업자 2명을 제외한 이씨 등 6명은 2022년 7월부터 지난 4월까지 경북 소재 주유소의 유류저장소를 빌렸다. 이들은 이곳에서 약 300m 떨어진 국도변 지하 2m에 매설된 송유관에 구멍을 뚫어 고압 호스를 연결하는 수법으로 석유 121만 리터(21억원 상당)를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 등 장물업자는 송유관에서 훔친 석유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대구·경북과 대전·충남 등지의 주유소에 유통한 혐의다. 장물업자들은 이씨 등이 훔친 석유를 시중가 보다 40% 싸게 공급 받아 주유업자들에게 유통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총책, 시설물 설치 기술자, 석유 절도 작업자, 장물 유통업자 등 역할을 분담한 뒤 총책이 각자의 신분을 알지 못하게 하는 등 치밀하게 조직을 구성해 절도 행각을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이씨로부터 범죄수익금 5000여 만원을 압수하고 현장 단속 과정에서 이들이 유류저장소에 보관 중인 석유 12만5000리터(2억원 상당)를 대한송유관공사에 넘겼다.
경찰 관계자는 “최근 출소한 송유관 전문 절도범들이 같은 범행을 계속하고 있다는 첩보를 입수한 후 수사를 계속 진행해 왔다”며 “유사 범죄 방지를 위해 범행 장소를 특정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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