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식 훈련 좀 더 하고 온다”···염갈량의 성공한 마지막 카드, 이정용이 LG 마운드에 영양 주사를 놨다

김은진 기자 2023. 8. 3.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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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이정용이 2일 잠실 키움전에 선발 등판해 힘껏 투구하고 있다. 정지윤 선임기자



염경엽 LG 감독은 6월말, 불펜으로 뛰고 있던 이정용(27·LG)을 선발로 이동시키면서 “이번엔 꼭 성공해야 한다. 내 마지막 카드”라고 말했다. 개막 이후 국내 선발이 차례로 전부 자리를 비워 대체 선발을 줄줄이 투입했지만 딱히 자리잡은 투수가 나오지 않자 필승계투조였던 이정용이 선발로 이동했다.

한 달 여가 지나고 후반기, 연패에 빠졌던 LG는 연승으로 전환해 단독 1위 굳히기에 들어가려 하고 있다. 이 시점에 그 마지막 카드가 LG 마운드를 바꾸고 있다.

이정용은 지난 2일 잠실 키움전에서 6이닝 3피안타 무사사구 무실점의 완벽한 투구를 펼쳤다. 키움 에이스 안우진을 상대하면서 0-0의 팽팽한 대결을 만들고 불펜에 공을 넘겨 LG가 7회말 안우진을 공략하고 6연승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승리보다 큰 수확이 이정용의 호투다.

이날 이정용의 투구로 LG의 선발진 운용 계획은 조금 달라지게 됐다. 염경엽 감독은 “이정용이 좋으니 김윤식을 좀 더 천천히 오게 할 생각”이라고 했다.

LG는 최근 트레이드로 최원태를 영입하면서 임찬규와 이정용까지 국내 선발을 채워 가다 2군에서 재정비 중인 기존 선발 김윤식을 복귀시킬 계획이다. 김윤식이 복귀하면 5선발 이정용이 중간계투로 이동한다. 롱릴리프 가능한 이정용이 불펜으로 이동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염경엽 감독은 든든해 했다.

그러나 이정용이 선발로 빼어난 투구를 보여주자 조금 더 선발로 기용하면서 김윤식을 보다 충분히 준비시킬 수 있는 시간을 벌 수 있게 됐다. 염경엽 감독은 “김윤식을 다음주 금요일(11일)에 복귀시킬 계획이었다. 그걸 한 번 더 늦추려고 한다. 이정용이 저렇게 던졌으니 더 들어간다. 김윤식은 더 충분히 연습하고 올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현재 코로나19에 감염된 애덤 플럿코가 빠져 있어 5일에는 대체선발 이지강이 등판한다. 이후 플럿코가 다음 주중 3연전에서 복귀하면서, 2일 등판한 이정용은 일주일을 푹 쉬고 역시 다음 주중 KIA전에서 한 번 더 선발 등판한다. 이에 따라 김윤식의 복귀는 그 다음주로 미뤄질 전망이다.

김윤식은 지난 시즌 후반기 리그 최고의 투구를 펼쳐 올시즌 국내 1선발로 기대받고 출발했으나 부상과 부진 속에 오랫동안 자리를 비웠다. 6월초 이후 2군에서 두 달째 훈련 중인데 퓨처스리그 실전은 잦은 비가 겹쳐 2차례밖에 나가지 못했다. 김윤식의 복귀는 최약점이었던 LG 선발진의 완성으로 이어진다. 우승 목표를 달성하는 데 있어 돌아올 김윤식의 정상 투구가 매우 중요하기에 LG는 그 복귀 시기를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 5번의 선발 등판을 거치며 선발로서 모양새를 갖추고 이제 호투를 펼친 이정용을 통해 LG는 더 단단하게 마운드를 준비할 수 있게 됐다.

이정용은 지난 시즌을 마친 뒤 입대하려다 미루고 올시즌을 치르고 있다. LG의 우승 야망의 한 부분이다. 시즌 뒤 입대를 앞두고 동료들과 우승에 도전하면서 마무리로, 중간계투로, 이번에는 선발로, 그리도 또 다시 중간계투 이동을 준비하면서 보이지 않아도 큰 동력이 되고 있다.

이정용은 “올해 개인적으로는 싱숭생숭한 시즌이다. 즐기려고 하는데 생각대로 되지 않아서 아쉬움도 많다”며 “5번 선발 나갔는데 내가 못 던져도 그 중 4번은 우리 팀이 다 이겨서 긍정적인 생각하고 던졌다. (보직은) 아무 거나 해도 잘만 하면 좋겠다. 궂은 일은 다 내가 할테니 팀이 이기면 좋겠다”고 웃었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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