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469억원 파이어볼러 감격시대…ML 5년만에 10승 예약, 사라진 볼볼볼볼 ‘먹튀 사절’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먹튀 논란은 끝인가.
기쿠치 유세이(32, 토론토 블루제이스)가 메이저리그 데뷔 5년만에 처음으로 10승 달성을 눈 앞에 뒀다. 3일(이하 한국시각)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 로저스센터에서 열린 2023 메이저리그 볼티모어 오리올스와의 홈 경기에 선발 등판, 6이닝 6피안타 3탈삼진 1볼넷 1실점으로 시즌 9승(3패)을 따냈다.
기쿠치는 2019년 데뷔 후 한 번도 시즌 10승을 하지 못했다. 시애틀 매리너스 시절이던 2021년 7승이 한 시즌 최다승이었다. 이미 7승을 넘어 9승을 달성했고, 10승이 눈 앞이다. 선발투수의 10승이 뉴스라고 보긴 어렵지만, 데뷔 후 줄곧 제구 기복과 싸워온 기쿠치에겐 남다른 의미로 다가온다.
3년 3600만달러(약 469억원) 계약의 두 번째 시즌. 기쿠치는 올 시즌을 준비하면서 투구 매커닉을 조정했다. 그 결과 예년보다 볼넷 비율이 줄어들었다. 피안타율이 작년 0.243서 올해 0.255로 올라가긴 했으나 큰 문제는 아니다. 데뷔 후 한번도 3점대 평균자책점을 찍은 적이 없었으나 3.67로 안정적이다.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1위 볼티모어 타선을 효율적으로 요리했다. 전날 류현진이 복귀전서 5이닝 4실점으로 고전했지만, 기쿠치는 하루 뒤에 더 좋은 투구를 했다. 1회 2사 2루서 오스틴 헤이즈를 커브로 1루수 땅볼로 처리했고, 2회에는 95마일 안팎의 빠른 공과 슬라이더, 커브 조합으로 삼자범퇴를 잡았다.
3회 2사 후 안타와 볼넷으로 위기에 처했으나 앤서니 산탄데르를 커브로 3루수 땅볼로 요리했다. 4회 헤이즈, 거너 헨더슨, 조던 웨스트버그를 삼자범퇴로 처리하면서 슬라이더를 주무기로 사용했다. 헤이즈의 타구를 수비하다 어깨에 불편함을 호소했지만, 큰 이상 없이 투구를 이어갔다.
5회 2사 2루서 러치맨에게 96마일 포심을 구사하다 2루수 방면 1타점 적시타를 맞은 게 유일한 실점. 그러나 2사 1,3루서 산탄데르를 96마일 포심으로 중견수 라인드라이브로 요리했다. 6회에도 2사 1루서 제임스 맥캔을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 처리했다.
확실히 토론토에서 첫 시즌이던 작년에 비해 스스로 무너지는 경기가 적다. 소위 말하는 ‘볼볼볼볼’이 없다. 실점을 해도 승부를 하다 얻어맞는다. 기본적으로 포심에 위력이 있다. 때문에 다른 구종을 활용하는 효과도 있다. 팔 높이도 스리쿼터에 가깝다. 굳이 보더라인 승부를 하지 않아도 변화구를 적극 구사하며 이닝을 먹는다.
여전히 기쿠치의 성적이 대단한 건 아니다. 기복이 완전히 사라진 것도 아니다. 그러나 적어도 류현진이 돌아왔다고 해서 자동으로 자리를 내줘야 할 이유는 전혀 없다는 걸 입증했다. 그 결과 5년만에 감격의 10승이 눈 앞에 다가왔다.
[기쿠치. 사진 = 게티이미지코리아]-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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