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호 태풍 카눈 한국으로 향하나···관건은 이동 속도
북진 속도 느릴수록 한반도 가깝게 ‘턴’
8월 하순까지는 폭염 대비 계속해야
제6호 태풍 카눈의 변동성이 워낙 커 한반도로 올 가능성이 아직 남아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러 기상 모델 중 다수는 일본행을 예측하고 있지만 일부 모델은 한반도 근처로 향할 수도 있다고 봤다. 오는 6일쯤은 되어야 정확한 경로가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3일 수시브리핑에서 “제6호 태풍 카눈은 3일 동중국해 상에서 정체하다가 4일부터 전향해 동북동진하기 시작하겠다”라고 예보했다. 이날 오전 10시에 발표된 태풍 정보를 보면 카눈은 ‘매우 강’급 규모를 유지한 채 일본 오키나와 서쪽 약 320㎞ 부근 해상에서 시속 7㎞ 속도로 매우 느리게 북진하고 있다. 중심기압은 940hPa, 최대 풍속은 시속 169㎞에 달하고, 강풍 반경은 약 400㎞다.
한반도 주변 기압계를 살펴보면, 카눈의 경로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기단은 태풍 북서쪽의 티베트 고기압, 동쪽의 북태평양 고기압, 남쪽의 적도 고기압이다. 3일 현재 카눈 왼쪽은 벽 같은 ‘기압능’으로 막혀 있어 남쪽의 적도 고기압에서 불어오는 남서풍 영향으로 북동진하겠다.
문제는 카눈이 일본 규슈 남쪽 해상까지 진출할 것으로 예상되는 오는 7일이다. 카눈의 이동 속도에 따라, 카눈이 ‘북진’을 시작하는 위치가 크게 달라진다. 현재 카눈의 영향권이 약 400㎞ 정도인데, 예상위치간 격차는 500㎞다.
카눈은 오는 8일 오전 9시쯤 일본 가고시마 동남동쪽 약 310㎞ 부근 해상까지 진출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때도 ‘강’급 규모는 유지한다. ‘강’급 태풍은 기차가 탈선할 수 있는 정도의 위력을 가진다.
카눈이 ‘느림보’가 되면 한반도로 향할가능성이 생긴다. 북진을 시작할 시점에 상대적으로 한반도에 가까이 있기 때문이다. 기상 모델 다수는 카눈이 일본으로 향할 것으로 예상하는데 일부 모델은 한반도 근처로 향할 가능성을 제시했다.
카눈이 어디로 향할지 알려면 오는 6~7일까지는 계속 관측·분석해봐야 한다. 박정민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카눈이 전향하는 3~4일과 카눈이 규슈 남쪽 해상에 진출하는 6~7일, 두 번의 ‘터닝포인트’가 있다”라며 “태풍의 위치 변동성이 매우 큰 상태라 5일 새벽 태풍 정보와 7일 이후의 태풍 정보를 계속 살펴달라”라고 당부했다.
8월 하순까지는 폭염 주의 계속해야
한반도의 ‘무더위’는 당분간 이어지겠다. 3일 기압계를 살펴보면, 티베트 고기압과 북태평양 고기압이 한반도를 덮고 있다. 고기압의 영향권에 있으면 날씨가 맑고 일사 효과로 기온은 더 크게 오른다.
3일 오후 3시 기준 특보 현황을 보면,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 경보’가 발효돼 있다. 이날 낮 최고기온은 최고 38도까지도 오를 것으로 예보됐다. 기상청 자동기상관측장비를 살펴보면 이날 오후 1시10분 기준 강원 강릉시 기온은 37.9도, 대구는 37.6도에 달하는 등 무더위가 이어지고 있다.
기상청은 오는 7일 최고기온이 36도 내외를 기록한 뒤 오는 10일 정도에는 33도쯤으로 내려갈 것으로 봤다. 이는 기온만 고려한 값으로 습도가 더 높아지면서 ‘체감 온도’ 하락 폭은 ‘1도’ 내외일 수도 있다. 박 예보분석관은 “이번 주말이 ‘더위의 절정’이라고 볼 수 없다”라며 “다음 주도 체감 기온은 유사한 수준일 것”이라고 말했다.
통상 북태평양고기압과 티베트고기압의 영향권에서 벗어나는 것은 8월 하순쯤이다. 무더위가 이어질 ‘기본 조건’은 그 때까지 유지된다. 우진규 기상청 통보관은 “무더위가 계속 이어지리라는 것은 아니지만, 예년의 상황을 고려했을 때 폭염에 대한 대비는 8월 하순까지 계속돼야 한다”라고 말했다.
강한들 기자 handl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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