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키 파울러가 4년 만에 우승할 수 있었던 이유 5가지

노현주 골프포위민 기자(roh11@mk.co.kr) 2023. 8. 3.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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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렌지 보이’ 리키 파울러가 돌아왔다. 무릎 부상을 겪은 데다 근육맨들 사이에 끼어 우승 경쟁에서 뒤처졌던 그가 감행한 5가지 시도를 분석해 봤다.

사진 : 코브라
리키 파울러는 2010년대 PGA투어를 이끈 스타 플레이어다. 수려한 외모와 화려한 패션, 이따금씩 표적을 노려보며 맹수의 눈빛을 발산하는 그는 ‘섹시 스포츠 스타 1위’로 꼽히기도 했다. 2010년에는 PGA투어에서 생애 한 번뿐인 신인왕을 차지하고 2012년 웰스 파고 챔피언십부터 2019년 피닉스 오픈까지 통산 5승을 거뒀다. 당시 마지막 날 오렌지색 계열의 옷을 입고 나온다고 해서 ‘오렌지 보이’라는 별명을 얻었는데 골프팬들은 그런 그에게 열광했다.

그러나 2019년 2월 피닉스 오픈 우승 이후 그는 극심한 슬럼프를 겪었다. 무릎 부상에 이어 13년을 함께한 캐디 조 스코브론과도 헤어졌다. 2022시즌에는 세계랭킹이 185위까지 추락 했다. 프로 데뷔 이후 가장 낮은 최악의 순위를 경험한 것이다. 파울러는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사람들은 자신의 슬럼프가 짧기를 바라지만 때로는 생각보다 훨씬 길어지곤 한다. 나 역시 재기를 확신하기 어려웠다”고 털어놨다.

지독했던 우승 가뭄, 4년 5개월 만에 끝내다 그러던 그가 침묵을 깼다. 지난 7월, 미국 미시간주 디트로이트GC에서 열린 PGA투어 로켓 모기지 클래식에서 여섯 번째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건재함을 알렸다. 우승 상금은 158만 4000달러(약 20억8000만 원). 두 살 딸 마야를 품에 안고 인터뷰에 나선 그는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기쁘다. 올해는 분명히 정말 좋은 골프를 하고 있었다”는 소감을 밝혔다. 그의 부활은 예고됐다. 개막 초반부터 예전의의샷 감각을 뽐내면서 6차례 톱10에 오른 바 있다.

US오픈에서도 3라운드까지 선두를 달렸지만마마지막 날 5타를 잃어 우승 트로피를 놓쳤다.

전문가들은 그가 수많은 시도를 감행했다고 입을 모았다. 먼저 트레이드 마크와 같았던 스윙을 바꿨고, 오랜 기간 합을 맞춘 스윙 코치와 캐디, 퍼터 등에도 변화를 줬다. 세계 최고 무대를 접수하기 위한 일념으로 어떤 시도를 감행했는지 분석해 봤다.

01 SWING ‘백스윙 시 보잉(Bowing) 동작을 버리다’
파울러는 키 175cm, 몸무게 68kg으로 체구가 작은 편에 속한다. KPGA 임보형 프로에 따르면 그는 어린 시절 독학으로 골프를 배웠지만 뛰어난 손 감각으로 역동적인 스윙을 구사하던 선수였다. 최근 부진으로 인해 스윙 동작을 많이 개선했는데 그중 하나가 보잉(백스윙 톱에서 왼쪽 손목이 손바닥 쪽으로 꺾이는 것)을 없앤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윙 궤도를 심플한 원플레인 스윙으로 교정하면서 전성기의 모션을 유지하되 일관적인 구질을 구사하도록 훈련한 흔적이 느껴진다는 것이 임 프로의 설명이다.

심플한 원플레인 스윙은 그의 탁월했던 볼 스트라이킹 능력과 시너지를 내 시속 176마일의 볼 스피드를 유지하면서 비거리를 앞세운 근육맨들을 제치는 원동력으로 작용 했다는 분석이다.

02 CADDIE ‘13년을 함께한 캐디를 바꾸다’
파울러는 13년을 함께한 캐디 조 스코브론과 결별했다. 캐디는 선수와 시간을 가장 많이 보내는 파트너에 속한다. 그는 형제와도 같은 스코브론과 헤어지는 게 쉬운 결정이 아니었지만 변화가 필요했다고 회상 했다. 그리고 2022~23시즌 개막전부터 새 캐디인 리키 로마노와 함께했다. 로마노는 대학 때까지 골프 선수를 했다. 휴스턴대에서 골프 선수로 활약했으며 캐디로 전향한 후 네이트 레슬리와 스콧 피어시의 백을 멨다. 임 프로는 “대학 시절 최고의 성적을 냈던 파트너와 함께 투어를 다닌다는 것은 예전의 감각을 키우는 데 한몫했을 것”이라며 선수의 입장에서 캐디 교체를 감행한 이유를 설명했다.
03 PUTTER ‘일자형에서 말렛형으로 퍼터를 바꾸다’
전성기 당시 그는 일자 형태의 블레이드 퍼터를 사용했다. 그런 그가 이번 시즌에는 말렛 형태의 오디세이 버사 제일버드 380 퍼터를 들고 나타났다. 이 퍼터는 단종된 모델이다. 그의 캐디가 사용하던 모델인데 제조사에 요청해 다시 주문할 수 있었다고 한다. 임 프로는 “전성기 시절 사용했던 퍼터를 과감하게 교체한 것이 신의 한 수였다. 특히 일반 퍼터보다 긴 길이의 퍼터를 사용하면서 터치 감각에 의존하지 않고 견고한 손목 움직임으로 일관성을 높이는 훈련을 한 흔적이 보인다”고 했다.

버사 제일버드 380 퍼터는 흑백 대비 얼라인먼트 기술인 ‘버사 기술’이 핵심이다. 버사 얼라인먼트는를 점검할 수 있고, 시각적으로 페이스 앵글을 부 어드레스 시 목표 방향에 정확히 조준하고 있는지 부각시켜 집중력을 높이는 데 도움을 줘 많은 골퍼의 사랑을 받고 있다.

04 COACH ‘타이거 우즈 스승 부치 하먼을 찾아가다’
파울러는 과거의 예리한 샷을 찾기 위해 스윙 코치였던 존 티렐리와도 계약을 종료했다. 그러고는 타이거 우즈의 스승 부치 하먼을 찾았다. 외신에 따르면 하먼은 올해 두 차례나 파울러를 만나기 위해 플로리다를 방문 했다. 좀체 움직이지 않는 하먼은 대회장에 와달라는 우즈의 요청을 거절해 결별한 바 있다. 그런 전적이 있는 그가 움직였다는 것은 파울러의 재기를 위해 큰 공을 들인 것으로 보인다. 임 프로는 하먼의 지도로 파울러의 스윙이 한결 심플해졌고 아이언샷이 조금 더 예리해졌다고 분석했다.
05 MENTAL ‘아내와 함께 투어를 다니며 안정을 찾다’
많은 투어 프로는 결혼 이후 가정을 꾸리며 안정을 찾고 경기력에 긍정적인 변화를 경험 하곤 한다. 파울러도 아내와 함께 투어를 다니면서 도움을 받고 있다. 골프 선수에게 멘털은 스윙 기술만큼이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에 우승을을견인하는 충분한 요소로 작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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