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색무취’ 수소 폭발 위험, 색 변화로 미리 감지한다

KIST-고려대, 팔라듐 기반 수소 감지 센서 개발
팔라듐-수소 반응 이용해 색 변화 일으켜
“좁고 복잡한 시설에서 적용 가능”

박유신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센서시스템연구센터 선임연구원 연구팀이 개발한 수소 가스 감지 센서./KIST

국내 연구진이 산소와 만나면 폭발 위험이 큰 수소 가스의 누출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무색무취의 수소를 색이 변하는 유리로 감지해 수소 기술의 안전성을 대폭 향상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박유신 센서시스템연구센터 선임연구원과 유용상 고려대 바이오의공학과 교수 공동연구팀이 상온·상압·고습의 환경에서 수소 가스가 누출된 지점을 색상 변화를 통해 쉽고 빠르게 확인할 수 있는 가스 감응형 변색 기술을 개발했다고 3일 밝혔다.

수소는 친환경 에너지원으로 주목받지만, 산소와 만나면 폭발할 위험이 크다는 문제가 있다. 수소 경제를 실현하기 위해선 수소 가스 누출을 감지하는 센서가 필수적인데, 현재 주로 사용되는 저항식·전기화학식 센서는 부피가 크고 전력 소모량이 많아 수소 플랜트나 연료전지 시스템에 적용하기 어렵다. 또 정량적인 농도 정보만 제공해 가스 누출 지점을 빠르게 확인하는 게 불가능하다.

연구팀은 수고 감지 센서 소재로 팔라듐을 이용했다. 팔라듐은 기존 센서에서도 수소를 흡수해 전기화학적 특성 변화를 일으키는 소재로 활용된다. 연구팀은 수소와 산소만 선택적으로 투과할 수 있는 고분자 박막을 팔라듐 박막으로 감쌌다. 팔라듐은 표면에 흡착된 수소와 산소 촉매 반응으로 물을 생성하고, 물은 센서의 빛 공명과 반사에 영향을 미쳐 색상 변화를 유도한다. 반대로 수소 누출이 없을 경우에는 물이 서서히 증발해 원래 색을 유지한다.

새로 개발한 센서는 염료 없이도 나노구조의 규격을 조절해 원하는 색상을 쉽게 구현할 수 있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유리와 플라스틱에 적용할 수 있고, 소모 전력 없이 작은 크기로 제작할 수 있어 좁고 복잡한 수소 시설에 적합하다. 수소 가스를 선택적으로 흡수하는 고분자 박막을 활용해 온도와 습도 영향도 받지 않아 상용화 가능성이 크다.

박유신 선임연구원은 “이번 연구 성과는 기존 저항식·전기화학식 수소 센서 기술의 난제인 수소 흡수에 의한 선명한 색상 변화를 구현할 수 있는 새로운 기술”이라며 “후속 연구에서는 더 낮은 수소 농도에서도 빠르게 동작하는 고성능 변색 센서 기술을 확보하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중견연구자지원사업과 KIST ‘K-DARPA 파급혁신형사업’, 고려대 교내과제의 지원을 받았다. 연구 성과는 광학 분야 국제학술지 ‘포트닉스(PhotoniX)’에 올해 6월 26일 게재됐다.

참고자료

PhotoniX, DOI: https://doi.org/10.1186/s43074-023-0009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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