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양평고속도로 국토부 원안 즉시 추진해야”
서울~양평 고속도로의 노선 변경이 이례적이라며 김동연 경기지사가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다.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한 원안을 즉시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 지사는 3일 경기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토교통부가 지난달 23일 공개한 이 사업 관련 자료를 토대로 조목조목 반박했다.
김 지사는 우선 예비타당성 조사후 시·종점이 변경된 고속도로 사업이 14건이나 된다는 국토부 해명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국토부는 서울~양평 고속도로 변경안 노선이 원안과 55% 바뀐데 대해 이전 14건의 변경 사례를 언급한 바 있다.
김 지사는 “경기도 조사에 따르면 14건 중 2건은 아예 예비타당성 조사가 면제된 사업이고 12건 중 11건은 2012년 기획재정부 ‘총사업비 관리지침’ 신설 이전 사업”이라며 “지침은 ‘예비타당성 조사후 노선의 3분의 1 이상이 변경될 경우 기재부와 반드시 협의해야 한다는 규정”이라고 밝혔다.
2012년 이후 1건의 사례는 계양-강화 고속도로 사업으로 종점이 변경됐는데 노선은 5%만 바뀌었다.
김 지사는 “지침 이후 노선의 3분의 1 이상이 변경된 최초 사례가 서울~양평 고속도로이고 기재부 협의도 거치지 않은 채 ‘최적안’으로 확정됐다”며 “국토부가 주장하는 노선변경 이유와 과정을 그대로 받아들이기엔 지나치게 비정상적이고 이례적”이라고 주장했다.
김 지사는 용역업체가 노선변경을 주도했다는 국토부 해명도 비상식적이라고 했다.
그는 “타당성 조사 용역을 맡은 민간회사가 착수보고서에서 변경안을 제안했다는 것은 오랜 공직을 경험한 제 식견으로 이해하기 어렵다”며 “용역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 착수보고서에서 국토부와 기재부가 2년 넘게 검토해 확정한 예타안에 대해 55%나 변경되는 대안을 검토하겠다고 제안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외압 의혹을 제기했다.
국토부가 노선 결정 과정에서 경기도를 배제한 점도 문제 삼았다. 김 지사는 “2022년 7월 1차 관계기관 협의에 경기도가 필수 협의 대상이었지만 배제됐다”며 “당시 협의에 참여한 하남시도 ‘경기도와 협의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국토부에 제안했지만 묵살됐다”고 했다.
서울~양평 고속도로 대안 노선들이 송파~하남선 도시철도, 국지도 88호선, 지방도 324호선 등 경기도가 관리하는 도시철도나 도로를 연결·통과하거나 간섭해 경기도는 협의 대상에 당연히 포함돼야 한다는 것이 김 지사 설명이다.
김 지사는 서울~양양 고속도로와의 연결 가능성에 대해서도 짚어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국토부는 서울~양양 고속도로 연결 가능성은 검토 대상이 아니었다고 주장하지만 대안 노선 검토 보고서상에 원안은 장래 노선축 연장계획 고려, 변경안은 장래 노선축 연장계획 미고려로 명시돼 있다”고 했다.
김 지사는 화이트보드에 서울~양양 고속도로와 원안, 변경안 노선을 그린 뒤 원안이 변경안에 비해 서울~양양 고속도로와 가깝다는 점을 부각하기도 했다.
김 지사는 “서울~양평 고속도로에 대한 가장 현실적인 해법은 불필요한 논쟁과 국론 분열을 일으키는 의혹으로부터 자유롭고 수도권 교통난 해소라는 애초의 목적에 부합하며 당장 신속하게 추진할 수 있어야 한다는 조건에 맞아야 한다”며 “기재부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한 국토부 원안이 해법으로, 즉시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김 지사는 지난달 12일 기자회견에서 서울~양평 고속도로 백지화를 선언한 원희룡 국토부 장관에 대해 “명백한 직권남용으로 제가 부총리였다면 대통령에게 해임을 건의했을 정도로 비상식적인 일”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국토부는 이날 보도참고자료를 내고 “타당성 조사 진행 과정에서 서울-양평 고속도로 사업의 대안 노선에 대해 기재부 협의를 거칠 필요는 없다”고 설명했다. 국토부가 노선 결정 과정에서 경기도를 배제했다는 주장도 사실이 아니라고 말했다.
최인진 기자 ijcho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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