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살아파트' 무량판 구조는 안전…철근 배치 설계 감독 소홀이 문제"

박정연 기자 2023. 8. 3.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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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무량판 구조로 지어진 아파트에 대한 안전성 조사를 확대하기로 하면서 이 구조로 지어진 아파트 거주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무량판 구조 자체는 안전성이 검증됐다고 강조한다.

1995년 붕괴 사고가 난 삼풍백화점도 무량판 구조였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구조 자체의 안전성이 도마 위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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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강공사 중인 경기도 한 철근 누락 아파트 지하주차장. 연합뉴스 제공

정부가 무량판 구조로 지어진 아파트에 대한 안전성 조사를 확대하기로 하면서 이 구조로 지어진 아파트 거주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무량판 구조 자체는 안전성이 검증됐다고 강조한다. 무량판 구조로 지어진 지하주차장 붕괴사고와 같이 이 구조로 지어진 건축물에서 사고가 일어나는 원인은 공법을 제대로 지키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2일 서울주택도시공사(SH)에 따르면 그간 준공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무량판 구조를 적용한 모든 아파트에 대한 전수조사가 실시된다. 부산시와 대구시 등 각 지자체도 자체 조사에 나섰다. 국토교통부는 조만간 무량판 구조가 적용된 민간 아파트에 대한 조사계획을 밝힐 방침이다.

이른바 '순살 아파트'라고 불리는 무량판 구조 아파트에 대한 집중 조사는 4월 붕괴사고가 발생한 검단 신도시의 아파트 지하주차장이 이 구조로 지어졌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촉발됐다. 지난해 1월 공사 중 붕괴해 7명이 죽거나 다친 광주 화정동 아파트도 이 구조였다. 1995년 붕괴 사고가 난 삼풍백화점도 무량판 구조였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구조 자체의 안전성이 도마 위에 올랐다.

무량판 구조는 건축물의 뼈대를 구성하는 방식의 하나다. 하중을 지탱하는 보가 없이 기둥과 슬래브로만 구성됐다. 보를 설치하기 위한 공간을 별도로 확보하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이 있다. 시공이 간단하며 준공 후 층간소음이 적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무량판 구조 자체는 검증된 방식이라고 입을 모은다. 구조 자체의 문제가 아닌 설계, 시공, 감리 과정에서 부실이 발생했을 때 사고가 일어나게 된다고 말했다.

김광현 서울대 건축공학과 명예교수는 "보를 사용하지 않는 무량판 구조는 건축물을 지탱하는 철근을 슬래브에 직접 붙이면서 안쪽으로 집어넣어야 하고, 철근을 배치하는 방법도 구조물에 적절하게 설계해야 하기 때문에 다소 까다롭다"면서 "하지만 건축과정을 충실히 감독하면 문제가 생길 일은 없다"고 설명했다.

무량판 구조로 건축물을 짓는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대표적인 문제는 슬래브 보강을 소홀히 하는 것이다. 철근콘크리트구조의 바닥인 슬래브는 보가 없는 무량판 구조에서 하중부담이 늘어난다. 대부분 무량판 구조 건축물에서 발생한 사고는 설계나 시공 과정에서 슬래브 보강을 누락했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슬래브 보강 미흡은 공사 과정에서도 잡아낼 수 있지만 인건비 문제로 전문가의 도움을 받지 않는 사례가 빈번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 교수는 "건축과정의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선 구조기술사의 관리가 필요한데 비용 문제로 충분한 인력을 사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고 지적했다.

[박정연 기자 hess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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