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경, '노인 폄훼' 나흘 만에 사과…당 내외 사퇴 요구(종합)

노인회 찾아 "발언 신중히 할 것" 사과…노인회장, 사진 때리며 질타
국힘 "김은경 사퇴하고 이재명이 답해야"…김 "혁신의지 그대로" 일축

김호일 대한노인회장이 3일 서울 용산구 대한노인회 중앙회에서 노인 비하 발언 논란으로 사과 방문한 김은경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에게 사과를 받고 면담을 하는 중 김 위원장의 사진을 손으로 때리며 노인 분노를 표현하고 있다. 2023.8.3/뉴스1 ⓒ News1 국회사진취재단

(서울=뉴스1) 전민 김경민 기자 = 김은경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이 3일 '노인 폄훼' 논란에 대해 고개 숙여 사과했다. 다만 당 내외에서 비판과 사퇴 요구는 계속됐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10시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 앞에서 입장 발표를 통해 "제 발언에 대한 여러 비판과 논란에 대해 사과 말씀을 드린다"며 "어르신들의 마음을 상하게 한 점에 대해서는 더욱 정중히 사과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지난달 30일 청년좌담회에서 "왜 미래가 짧은 분들이 (젊은 사람들과) 1 대 1 표결해야 하느냐"고 발언해 논란이 된 지 나흘 만에 공식 사과한 것이다.

그는 "어르신들의 헌신과 격려를 존중해야 한다는 말씀을 새겨듣겠다. 그런 생각에 한 치 차이도 없음을 말씀드린다"며 "앞으로 이런 상황을 일으키지 않도록 더욱 신중히 발언할 것이며, 지난 며칠 동안 저를 질책해 준 모두 분들께 사과와 감사의 말씀을 함께 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김 위원장은 비판 성명을 냈던 대한노인회를 찾아 재차 고개를 숙였다. 서울 용산구 대한노인회 사무실을 찾아 김호일 노인회장 등을 만나 김 위원장은 "어설프게 말씀드린 것과 마음 상하게 한 것을 매우 죄송스럽게 생각하고, 마음을 푸셨으면 좋겠다"며 재차 고개를 숙였다.

김 회장은 "천만 노인을 대표해 본인을 보고 볼을 때려야 노인들의 분이 풀릴 거 같은데 손찌검을 해서는 안 되니까 사진이라도 때리겠다"며 김 위원장의 사진을 들고 "정신 차려"라며 수차례 때리며 질타했다.

박광온 민주당 원내대표도 김 위원장에 이어 노인회를 찾아 "가끔 이렇게 뜻하지 않게 상처 주는 발언들이 나와서 저희들로서도 당황스럽기도 하고 안타깝다"며 "앞으로 세대간 갈등을 조장하거나 특정 세대에 상처주는 언행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은경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이 3일 서울 용산구 대한노인회 중앙회에서 김호일 대한노인회장과 면담을 마친 뒤 나서고 있다. 2023.8.3/뉴스1 ⓒ News1 국회사진취재단

국민의힘을 비롯해 야권 일각에서는 사퇴 요구가 빗발쳤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김 위원장의 사퇴가 불가피해 보인다"며 "김 위원장은 혁신을 통해 민주당을 살리기는커녕 잇단 실언과 망언으로 민주당을 오히려 죽이고 있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김병민 국민의힘 최고위원도 "민주당이 패륜 정당이라는 오명에서 벗어나고 싶다면 즉각 김은경 혁신위를 해체하고 이재명 대표가 직접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할 것"이라며 "이 대표와 지도부가 어르신 비하 막말에 대해 즉각 조치하지 않으니 양이원영 의원 망언 등 어르신을 향한 2차 가해가 계속되는 것 아니겠느냐"고 지적했다.

야권 원로인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저렇게 설화가 생겼으니 빨리 해체하는 게 (좋겠다)"라며 "철없는 사람들이 그따위 짓을 자꾸 해봐야 뭘 하겠느냐"고 꼬집었다.

안민석 민주당 의원은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인터뷰에서 당내 김 위원장의 사퇴론에 대해 "분위기는 사실 갈수록 안 좋은 것 같다"며 "이번 설화를 계기로 이제는 더 이상의 실수가 용납되지 않는다. 앞으로 감 위원장이 실수하면 나부터 나서서 사퇴하라고 이야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당 내외 사퇴 요구에 대해 김 위원장은 입장 발표에서 "혁신의 의지는 그대로 간다"고 일축했다. 사과 방문을 받은 노인회 측에서 사퇴를 촉구했을 때도 김 위원장은 "그건 다른 문제"라고 답했다.

min78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