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폭염에 긴팔 입고 훈련해요?…괜히 20년차 '3할 유격수'겠어요
[스포티비뉴스=대전, 김민경 기자] "이렇게 더운데 왜 긴팔 옷을 입고 훈련해요?"
두산 베어스 베테랑 유격수 김재호(38)가 한여름에도 훈련 시간에 긴팔 옷을 입는 모습은 꽤 자주 볼 수 있다. 경기 전 훈련은 보통 해가 가장 뜨거운 오후 2시에서 5시 사이에 진행한다. 훈련 때는 자유로운 복장이 허용되니 보통은 민소매 옷을 입거나 반팔 옷의 소매를 접어 올리고 있기도 한다. 그래서 긴팔 옷을 입은 김재호가 눈에 띈다. 최고 기온 영상 30도를 웃돌아 폭염 경보가 일상인 요즘도 예외는 없다.
김재호는 "매일은 아니지만, 주로 긴팔을 입는 편이다. 팔에 햇빛을 직접 맞으면 (오히려) 몸 전반적으로 온도가 올라가는 느낌이다. 긴팔이 덥긴 하지만, 그래도 옷이 막아주는 느낌이다. 또 무더운 여름을 이열치열로 버티겠다는 의미도 있다"고 이야기했다.
프로 의식이 깔린 행동이기도 하다. 김재호는 나이 30대 후반이 된 2021년부터는 컨디션을 조절하며 경기에 나서고 있다. 전성기에 주전으로 나설 때는 한 시즌에 480~490타석까지도 나섰지만, 2021년 251타석, 2022년 264타석을 기록했다. 타석에 설 기회가 절반 정도 줄었으니 절반을 채울 노력이 필요했다.
김재호는 여름 들어 개인적으로 경기 전 훈련을 더 길게 하는 것과 관련해서도 "경기에 자주 나갈 수 없으니 준비를 더 많이 해둬야 한다. 그래야 수비할 때 몸이 굳은 동작이 나오지 않을 수 있다. 이렇게 몸에 열을 미리 내지 않으면 몸이 붕 뜨는 느낌이 든다"고 설명했다.
이승엽 두산 감독은 그런 김재호를 지켜보며 "베테랑으로서 경기를 매일 나가지 않는데도 준비를 잘하고 있는 것 같다. 어린 선수들은 몇 경기 안 나가면 몸이 무뎌져서 2군에 내려가는 선수도 있다. 경기 감각 면에서 자신을 제어할 능력과 경험이 부족해서 그렇다. 김재호는 어떻게 보면 급하게 나가도 수비와 공격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준다. 베테랑의 능력이 나오는 것 같다"고 했다.
땀은 배신하지 않는 법이다. 김재호는 7월 이후 팀 내에서 포수 양의지(0.373) 다음으로 높은 타율을 기록하고 있다. 12경기에서 타율 0.342(38타수 13안타)를 기록하며 7타점을 올렸다. OPS는 0.800이다. 덕분에 시즌 타율을 0.307(101타수 31안타)까지 끌어올렸다. 규정타석을 채우진 못했지만, 과거 괜히 '3할 치는 유격수'로 불린 게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는 요즘이다.
김재호는 KBO리그 최정상급 수비력을 갖춘 유격수기도 하지만, 타석에서 투수와 수 싸움에 능한 타자기도 하다. 과거 두산을 이끈 김태형 전 감독이 "김재호는 요즘 야구를 알고 하는 몇 안 되는 선수"라고 극찬했을 정도다. 그러니 적은 기회 속에서도 베테랑답게 성과를 내고 있는 것이다.
김재호는 2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에서도 연장 12회 혈투를 끝내는 발판을 마련했다. 12회초 선두타자로 나서 한화 투수 김범수의 초구 체인지업을 공략해 좌중간 안타를 쳤다. 무승부를 피하기 위해 꼭 필요했던 선두타자 출루였다. 김재호가 물꼬를 트자 줄줄이 안타를 치기 시작했다. 정수빈과 양석환, 양의지가 1타점씩 올리면서 4-1 승리와 함께 2연승을 달렸다.
김재호는 "노림수가 주효했다. 투수는 타자 9명을 상대하지만, 타자는 투수 한 명을 만나지 않나. 짧은 순간 집중력을 얼마나 발휘하느냐의 싸움이라고 생각한다. 날씨 때문에 집중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 최대한 출루에만 신경 쓴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지는 것 같다"고 덤덤하게 말했다.
두산이 다시 연승 흐름을 타기 위해서는 김재호가 버텨주는 게 중요하다. 빼어난 장타 생산력으로 눈도장을 찍었던 박준영이 종아리 근육통으로 이탈해 있고, 지금 유격수로 김재호와 부담을 나눌 선수는 박계범뿐이다.
김재호는 "연승 후 연패가 이어져 베테랑으로서 반성했는데, 다시 2연승으로 분위기를 어느 정도 바꾼 것 같다. 후배들과 함께 이 분위기를 이어 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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