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직자가 신앙과 멀어져"…교황, 교회 성학대 피해자 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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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이 포르투갈에서 성직자가 벌인 성 학대 피해자를 만나 자성의 목소리를 냈다.
2일(현지시간) AP에 따르면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날 포르투갈 수도 리스본 소재 바티칸 대사관에서 성직자 성 학대 생존자 13명을 만나 한 시간가량 대화했다.
포르투갈 주교회의의 의장인 조제 오르넬라스 주교는 교황을 향한 연설에서 "아동 복지와 모든 종류의 학대로부터 아이를 보호하는 일에 특별한 관심을 기울이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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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성직자·수녀, 소명 수행하는 데 지쳤다
"우리는 겸손하고 지속적으로 정화해야 한다"
[서울=뉴시스] 이명동 기자 = 프란치스코 교황이 포르투갈에서 성직자가 벌인 성 학대 피해자를 만나 자성의 목소리를 냈다.
2일(현지시간) AP에 따르면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날 포르투갈 수도 리스본 소재 바티칸 대사관에서 성직자 성 학대 생존자 13명을 만나 한 시간가량 대화했다. 교황은 대체로 피해자의 말을 듣는 데 집중한 것으로 전해졌다.
교황은 가톨릭교회가 오랫동안 방치한 성 학대를 상기하면서 교계 인사의 대응을 비난했다. 그러면서 많은 나라에서 가톨릭 성직자와 수녀가 자신의 소명을 수행하는 데 지치고, 신앙과 멀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지난 2월 포르투갈 주교 주도로 시행된 전문가 조사 결과 1950년 뒤로 아동 최소 4815명이 사제와 다른 교회 관계자에게 성 학대를 당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보고서 발간 전 포르투갈 가톨릭교회 관계자는 성 학대 사건이 소수 아동 사례로 한정된다고 규모를 축소했다.
포르투갈 주교는 해당 보고서를 받은 뒤 논란을 키웠다. 주교는 성 학대자로 지명된 사제를 사역에서 제외하지 않겠다고 했다. 또 피해자 보상도 법원의 사법적 판단이 나와야만 하겠다고 선을 그었다.
교황은 "일부 사람이 교회를 바라보면서 갖는 실망과 분노는 때때로 우리의 부실한 증거와 얼굴을 더럽힌 추문으로 인해 더욱 강조된다"며 "항상 수용하고 귀 기울여야 하는 피해자의 고뇌에 찬 외침에서 시작해 우리에게 겸손하고 지속적인 정화를 요구한다"고 말했다.
포르투갈 주교회의의 의장인 조제 오르넬라스 주교는 교황을 향한 연설에서 "아동 복지와 모든 종류의 학대로부터 아이를 보호하는 일에 특별한 관심을 기울이겠다"고 약속했다. 이후 주교회의는 교황이 학대 생존자와 만난 일을 두고 "이 지역에서 포르투갈 교회가 그동안 걸어온 화해의 길의 증거"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피해자를 최우선으로 하고 피해자와 함께 배상과 회복에 관해 함께 노력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포르투갈 교회는 세간의 비판을 받아왔다. 포르투갈 가톨릭교회는 지난 3월 세계청년의 날에 희생자 추모비 건립을 약속했지만, 주최 측은 몇 주 전 이를 백지화했다.
그 때문에 피해자를 옹호하는 측은 캠페인을 시작했다. 교황이 도착하기 몇 시간 전 리스본 중심부에 "포르투갈 가톨릭교회에 의해 학대받는 4800명이 넘는 어린이"라는 광고판을 세웠다.
이날 포르투갈 리스본을 방문한 교황은 제37회 가톨릭 세계청년대회(World Youth Day) 참석차 5일 동안 포르투갈 일정을 소화한다. 이번 대회는 코로나19 팬데믹 뒤 처음으로 열린다. 전 세계에서 100만 명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ddingdon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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