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노인회 "내려 놓으라" 요구에 野 김은경 "그건 다른 문제"
김은경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이 3일 대한노인회를 찾아 '어르신 폄하 발언' 논란에 휩싸인데 대해 공식 사과했다. 현장에서 혁신위원장직을 내려놓으라는 요구가 나온 데 대해 김 위원장은 "그건 다른 문제"라고 선그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10시40분쯤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대한노인회를 찾았다. 김 위원장은 김호일 대한노인회장, 이형술 대한노인회 부회장, 최창환 대한노인회 부회장, 김종진 대한노인회 상임이사 등을 만나 공식 사과했다. 김 위원장은 "제가 많이 서툴러서 (잘못)했던 것이라 말씀드렸다. 사과 드린다"며 "오늘 정례회의가 오전 10시부터인데 멈추고 서둘러 왔다. 마음 상하게 해드린 것 죄송스럽게 생각하고 마음 푸셨으면 좋겠다는 말씀 드린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30일 서울 성동구에서 열린 청년 좌담회 도중 "왜 미래가 짧은 분들이 (젊은 사람들과) 1대1 표대결하느냐"는 아들의 중학생 시절 질문을 소개하며 "되게 합리적"이라고 해 어르신 비하 논란이 일었다. 김 위원장은 당시 "평균 연령을 얼마라고 봤을 때 '자기 나이로부터 여명', '엄마 나이부터 여명'에 따라 비례적으로 투표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해당 질문은) 합리적이지만 민주주의 국가에서 1인 1표 선거권이 있어 (그렇게) 할 수 없다고 (아들에게)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논란이 촉발된지 나흘 만인 이날 오전 10시에 서울 민주당 당사 앞에서 공식 사과 입장을 밝힌 뒤 곧바로 대한노인회를 찾았다.
지난 2일 대한노인회는 "950만 노인세대들은 더불어민주당 김은경 혁신위원장의 '평균 잔여 수명까지 비례적으로 투표해야 한다'는 즉 '죽을 때가 다 된 노인에게 투표권을 제한하자'는 헌법에 보장된 참정권을 무시한 노인폄하 발언에 경악을 금치 못하고 분노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내고 당사자의 직접 사과를 요청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대한노인회를 찾아 사과한 뒤 발언의 배경에 대해 해명했다.
김 위원장은 "(질책에 대해)뼈 아프게 생각한다"며 "2006년 1월 남편과 사별하고 13살, 3살난 아들을 키웠다. 아이들이 기 안 죽게 하려고 이야기 하면 '그래, 그 말도 맞겠구나' 하는 식으로 대화를 유도했다. 그렇게 키워서 말을 열어놓고 대화하는 편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머니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셨다. 어머니께서 48세에, 아버지는 68세에 돌아가시고 시댁 어른들은 남편 사후 18년을 모셨고 지금까지 살아왔다"며 "(발언의) 마음은 순수했는데, 설명의 과정에서 제 딴에는 설명을 잘했다고 한 건데, 이렇게 퍼져 나가서 부족한 점이 있었다. 어르신에 대해 공경하지 않는 마음으로 살아본 적이 없다"고 밝혔다.
또 "부모님 모시는 것, 비굴하지 않게 살면서 부모님 모시면서 지난해, 재작년, 선산에 다 묻어드렸다"며 "얼마 안 지났다. 제 인생의 어깨도 무겁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면담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앞으로 다시는 이렇게 가벼운 언사를 하지 않도록 조심하겠다"며 고개 숙였다.
이날 김 위원장을 만남 김호일 대한노인회장은 "이미지 개선을 위해서 (민주당이) 혁신위원장을 모셨지 않나"라며 "내년 4월이 선거면 혁신위원장이 도움이 돼야지, 노인이 1000만 유권자인데 폄하 발언하면 그게 당에 도움이 되나"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노인이 어떤 사람인가, 1950~60년대 우리나라가 폐허일때 서독 광부, 간호사로도 가고 중동에 가서 수로공사를 하고, 월남전때는 목숨을 바쳐가면서 전쟁하고 벌어온 달러로 경부고속도로 건설하고 포항제철 건설하고 한강의 기적을 이룬 주인공이 바로 노인들"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 이후 민주당은 노인 폄하 발언을 계속해서 역대(지난 18대) 대통령 선거 때 500만표 이상 차이 났다"며 "이번 사건 수습 안되면 내년 민주당은 국회의원 하나도 당선 안 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우리나라 천만 노인을 대표해 내가 보고, 내가 볼때기라도 때려야 우리 노인 분이 풀리는데 손찌검 하는 것 안되니 사진이라도 뺨 때리겠다"며 김 위원장 사진을 치며 "정신차려"라고 외쳤다.
또 "진정성 갖고 사과도 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이 노인들이 이 나라 위해 고생했으니 대우하고 대접하는 발언을 해 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날 대한노인회에서는 김 위원장의 사퇴 요구도 나왔다. 최 부회장은 "어젯 밤에 잠이 안 왔다"며 "이 자리(혁신위원장)를 내려놓을 생각이 없나"라고 말했다.
이에 김 위원장은 "그건 다른 문제"라고 선 그었다.
최 부회장은 이후로도 "사퇴는 당에서 알아서 하시고 이재명이 큰 꿈 가지고 발전하려면 큰 결단이 필요할 것"이라며 "막말하고 이런 식으로 해서 민주당에 무슨 도움이 되나. 어떻게 하시려고 하느냐. 그래서 말씀드린다. 개인 문제가 아니라 그냥 내려놓으시라고 하는 것이다. 내려놓으시면 노인회에서 960만 노인들 가슴이 시원할 것이다. 오죽하면 그러겠나"라고 했다.
김 회장도 "위원장 사퇴가 상책이라는 것을 제안했으니 심사숙고하시라"고 했다.
한편 이날 김 위원장과 동행한 황희 의원은 거듭되는 사퇴요구에 "백 번 잘못하고 죄송하다고 찾아왔다"며 "민주당은 이번을 계기로 더욱 어르신과 선배들에 대해 고민하고 신경쓰게 되지 않겠나. 정말로 민주당에서는, 오해로 생긴일이지만 너무나 반성하고 죄송하고 어르신을 위한 정책들을 만들 때 더욱 조심스럽고 정성이 들어가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은 기자 gttsw@mt.co.kr 박상곤 기자 gone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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