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사 ‘툭하면 횡령’… 올해만 600억 달해 ‘역대 두번째’

경남은행 포함 11개사·33건
“내부통제, 형식에 그쳐” 비판

BNK경남은행에서 562억 원에 달하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횡령 사고가 발생해 검찰과 금융당국이 수사·검사에 착수한 가운데 올해 은행 등 금융사 임직원들의 횡령액이 역대 두 번째 규모인 600억 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은 금융사에 강력한 내부 통제를 지도하고 있지만, 일선에서는 감독과 이행이 형식에 그치고 있다는 비판을 하고 있다.

3일 금융감독원이 국회 정무위원회 양정숙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들어 7월까지 금융사 임직원의 횡령 사건은 경남은행을 포함해 11개사, 33건으로 횡령액은 총 592억7300만 원이었다. 이 중 562억 원의 대출 횡령 사고가 발생한 경남은행이 압도적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신한은행(7억1700만 원), 농협조합(6억1300만 원), 신협조합(4억3900만 원), 기업은행(3억2200만 원), 오케이저축은행(2억5100만 원), KB국민은행(2억2300만 원), NH농협은행(1억8500만 원), 코레이트자산운용(1억6000만 원), 우리은행(9100만 원), 하나은행(7200만 원) 순으로 나타났다.

금융사 임직원의 횡령액은 2017년 144억7500만 원, 2018년 112억8400만 원, 2019년 131억6300만 원, 2020년 177억3800만 원을 기록한 뒤 2021년 34억800만 원으로 급감했다. 하지만 우리은행 직원의 횡령으로 지난해 1010억7200만 원이라는 역대 최다 횡령액을 기록한 뒤, 금감원은 지난해 11월 국내 은행 내부통제 혁신 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금감원은 전 은행에 PF 자금 관리와 관련한 긴급점검을 지시한 데 이어 순환근무와 명령 휴가제 등 내부통제 혁신 방안이 제대로 운영되는지 파악할 예정이다.

박정경 기자 verit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