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도 학생도 ‘강약약강’ 풍조… 교사에게 악쓰다 변호사 개입하면 얌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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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에게도, 학생에게도 '강약약강(강자에게 약하고, 약자에게 강한)' 문화가 만연한 것이 지금의 학교입니다. 둘 사이에서 교사는 언제나 '약자'이죠."
지난 2020년부터 다수 학교에서 교권보호위원회 위촉 변호사로 활동해온 강대규(사진) 변호사는 '교권 붕괴' 현장을 이렇게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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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는 약자…대처방법 없어”
“학부모에게도, 학생에게도 ‘강약약강(강자에게 약하고, 약자에게 강한)’ 문화가 만연한 것이 지금의 학교입니다. 둘 사이에서 교사는 언제나 ‘약자’이죠.”
지난 2020년부터 다수 학교에서 교권보호위원회 위촉 변호사로 활동해온 강대규(사진) 변호사는 ‘교권 붕괴’ 현장을 이렇게 진단했다. 강 변호사는 3일 문화일보와 인터뷰에서 “교권보호위원회의 진행 과정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교무부장에게 소리 지르고, 어머니회 회장한테 오라 가라 하던 ‘악성 학부모’들도 변호사가 개입하면 얌전해진다”며 “아이의 잘못이 형법 몇 조에 해당한다고 읊어주면 그때부턴 말을 듣기 시작한다”고 말했다. 그는 “악성 학부모들은 변호사, 경찰 같은 ‘강자’ 앞에서는 목소리를 낮추지만 ‘약자’인 교사들은 얕잡아보는 경향이 있다”며 “학교 구성원들이 악성 학부모를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이 사실상 없다”고 전했다.
학생들도 마찬가지다. 학교에서의 처벌을 두려워하지 않으면서 교사의 지도가 의미 없는 지경까지 이르렀다는 진단이다. 강 변호사는 “교권보호위원회나 선도보호위원회까지 올라오는 학생들은 애초에 징계를 두려워하지 않는 학생들”이라며 “학생기록부에 징계 이력이 적히거나 교내봉사 처분을 받거나 하는 행위를 일종의 ‘훈장’처럼 여기는 학생도 많다”고 말했다.
강 변호사의 설명처럼 교권 침해 행위는 학생과 학부모를 가리지 않고 날로 심각해지고 있다. 강 변호사에 따르면 한 중학교에서는 등교 시간에 학교 주차금지 구역에서 차에서 내린 학생을 교사가 교칙에 따라 지도하려고 하자, 흥분한 보호자가 다짜고짜 폭언을 하며 교사의 멱살을 잡고 흔드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 고등학교에서는 조는 학생을 깨우자 갑자기 의자를 들어 교사를 향해 내던지기도 했다. 교육부에까지 보고가 올라온 사건들은 ‘빙산의 일각’이라는 게 강 변호사의 설명이다. 그는 “알려진 사례보다 정도가 심한 교권 침해가 학교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강 변호사는 학교 내에서 운영되는 각종 위원회를 경찰·변호사 등의 전문기관으로 권한을 넘겨 학교 밖으로 빼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교권보호위나 선도위와 같은 학내 위원회들은 교사들의 행정업무 부담을 늘려 정작 본업인 ‘교육’에 집중하지 못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또 학부모회 회장, 교감 등 학교 구성원들로 구성된 위원회의 위원들이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다. 같은 지역사회에서 한 다리만 건너도 모두 ‘아는 얼굴’이다 보니 엄정하게 절차를 밟지 못하고 흐지부지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강 변호사는 “최근 대안으로 ‘분쟁조정위원회’가 제시됐지만, 위원회만 자꾸 늘리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라며 “교권 회복을 위해서는 교사들이 진정 필요로 하는 지점에 도움을 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전수한 기자 haniha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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